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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버스 타러 가요

독자 10문10답
등록 2011-06-29 02:31 수정 2020-05-02 19:26
독자 이종걸씨

독자 이종걸씨

‘희망의 버스’ 준비로 바쁘다. 영화 홍보로 더 바쁘다. 그래도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이종걸씨의 귀한 시간을 빌렸다. 바빠도 홍보는 잊지 않는다. “성소수자 여러분 친구사이로 연락주세요. 전화는 02-745-7942.” 친구사이 사무실은 종로에 있다. 커피는 공짜다.

1. 성소수자들이 타는 희망의 버스, ‘퀴어 버스’를 준비한다고.
다른 성소수자 활동가에게서 부산에 다녀온 이야기를 들었다. 마침 제2차 희망의 버스가 7월9일 출발한다더라. 성소수자도 일하는 사람들이니 우리의 희망이 한진중공업 김진숙씨의 희망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성소수자들의 발랄함과 섹시함으로 꾸민 희망의 버스로 새바람을 일으키자, 의견을 모았다.

2. 커밍아웃한 게이인 황의건씨가 김여진씨를 “9시 뉴스에 매일 나오는 그 밥집 아줌마” 등으로 비하했고, 다른 성소수자들의 반박이 있었다.
물론 보수적 관점으로 기득권 세력을 지지하고 옹호하는 게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르더라. 황의건씨 발언에 문제가 많았으니까. 오히려 “당신이 차별받을 때, 함께 싸워드리겠다“는 김여진씨의 대응에 많은 게이들이 감동했다. 차별의 언어를 사랑과 존중의 언어로 바꾸었으니까.

3. 본론으로 돌아가서, 기억에 남는 기사는.
‘인권 OTL’ 연재로 얘기를 많이 나누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한 이슈를 알게 됐고, 인권 교육 자료로 쓰면 좋겠다 싶었다.

4. 즐겨 보는 지면은.
인권 뉴스와 레드 기사를 즐겨 본다. 기사, 특히 사진이 좋았다. 자주 가는 종로 게이바의 좁다란 통로에서 밝게 웃고 있는 감독님과 배우의 모습이 당당한 우리 모습을 보여줬다.

5. 아쉬웠던 기사는.
2009년 말 ‘올해의 판결’ 기사에서 그해의 판결 중 트랜스젠더를 성폭행한 사람에 대해 최초로 강간죄를 인정한 판결이 포함되지 않았다. 역사적인 판결이었는데.

6. 성소수자 기사는 충분한가.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성소수자 이슈는 부각되지 않는 듯하다. 기획을 하면 적극 돕겠다. 전신 노출도 가능…하다.

7. 재미있게 읽은 연재 꼭지는.
김소희 기자의 ‘오마이섹스’가 기억에 남는다. 기자와 만나 얘기 나누고 싶다. 지금도.

8. 기사를 읽다가 ‘게이다’(게이+레이다)를 작동해 저 사람 퀴어 같다 느낄 때도 있나.
아주아주 많다. 게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나 남들에게 말하지 못한 고민이 은연중에 글 속에서 나온다. 특히 유명 남성 배우나 스포츠 스타에 대해 이야기할 때. 글을 통해 커밍아웃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 그대에게 벽장에서 나오라고 권유하고 싶다.

9. 좀 고쳤으면 하는 점은.
디자인이 너무 시사주간지답다.

10. 어떻게 바꿀까.
좀더 ‘섹쉬한’ 잡지로 ㅎㅎㅎ.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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