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착한 누이를 위하여

[독자와 함께] 독자 10문10답/
등록 2011-02-23 16:01 수정 2020-05-03 04:26

설 퀴즈큰잔치의 네 번째 고개 가형 선물인 신형 엑센트는 경남 거제의 박은정(39) 독자를 주인으로 맞았다. 최고 경품이 경차에서 소형차로 한 단계 업그레이된 까닭에 유독 탐내는 이가 많았을 이번 퀴즈큰잔치. 행운의 여신은 아픈 동생을 간병하며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착한 누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정작 그 착한 누이는 기쁨에 겨워하면서도, 이 행운이 동생의 쾌유를 더디게 할 호사다마가 되진 않을지 걱정할 만큼 속이 깊었다.








박은정(39) 독자 가족

박은정(39) 독자 가족

1. 축하드린다.

진짜 떨린다. 청심환이라도 하나 먹고 인터뷰해야겠다. (웃음)

2. 설날 돼지꿈이라도 꿨나.

음…, 그러고 보니 섣달 그믐이랑 새해 첫날은 좋은 꿈을 꾼 것 같다. 무슨 꿈인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평소 나쁜 꿈만 꾸는데 그땐 좋은 꿈이어서 기억하고 있다.

3. 무슨 일을 하나.

동생이 아파서 간병하고 있다. 병원에 계속 입원해 있다가 지금 집에 있다. 동생이 교통사고를 당한 지 5년째인데, 그동안 집안에 웃을 일이 별로 없었다. 꿈만 같다. 사실 정말 기쁘지만, 이 일로 동생이 안 낫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된다.

4. 좋은 누나라서 복을 받은 것 같다.

그런가. 동생이 낫는 게 첫 번째 새해 소망이었다. 그다음이 퀴즈큰잔치 당첨이었다. 이제 첫 번째 소망도 이뤄지리라 믿는다.

5. 사연란에 써낸 ‘한겨레이십일’ 6행시가 인상적이다.

설 연휴 때 동생을 휠체어에 태워놓은 채, 가족들이 한 고개씩 합심해서 풀었다. 그러고는 각자 한마디씩 적게 했다. 즐겁게 풀었다.

6. 은 언제부터 봤나.

예전에는 사 보다 집에서 동생을 간병하다 보니 매번 사 보기 번거로워 2008년 6월께부터 정기구독을 하게 됐다.

7. 퀴즈큰잔치 응모는 몇 번째인가.

처음이다.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1단계 상품인 박민규의 책 이라도 되면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런 행운이 오다니.

8. 기억나는 기사가 있다면.

아무래도 아픈 가족이 있다 보니 ‘생명 OTL’을 인상 깊게 봤다. 가슴이 아파서 혼났다. 만이 쓸 수 있는 기사였다.

9. 아쉬운 점은 없나.

배달이 목요일에 되는데 그게 아쉽다. 수요일에만 와도 기분 좋은 일주일이다.

10. 선물은 어디에 쓸 생각인가.

나는 운전을 싫어하고, 언니 차가 낡았으니 줄까 한다. 언니한테 “추석에 올 때 엑센트 타고 오게 해줄게”라고 장담했는데 정말 현실이 됐다. 상품이 책이었으면 안 줬을 거다. (웃음)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