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25년 6월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박근혜 정부 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로 징계받은 당시 문체부 관료를 산하 법인 대표에 앉힌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유 장관은 2025년 6월23일 관련 보도가 나오자 사의를 밝히고 국회 상임위원회에도 출석하지 않았으나, 6월26일 이재명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에는 모습을 드러냈다.
문체부가 국립문화예술시설을 운영·관리할 국립문화공간재단 초대 대표에 우상일(65) 전 문체부 예술국장을 임명한 건 2025년 5월9일이었다.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때여서 ‘알박기 인사’란 지적이 나온다.
우 대표는 2017년 조윤선 당시 문체부 장관에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보고한 당사자다. 이 때문에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 앞서 2014년에 국정농단 의혹을 두고 열린 국회 상임위에서 김종 문체부 제2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라고 쓴 쪽지를 건네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2023년에는 보수 성향 단체인 ‘문화자유행동’ 초대 사무총장을 맡았다. 이 단체는 유 장관이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2018년 6월27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는 이명박 정권 초기와 세월호 참사 후 박근혜 정권 시절에 블랙리스트 관리 명단 규모가 2만1362명에 달했으며, 사찰·검열·지원배제 등 실제 피해를 본 개인이나 단체는 총 9273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공연예술인노동조합, 문화연대, 한국작가회의, 한국독립영화협회 등 24개 문화예술단체는 6월25일 문체부 파행 행정의 진상조사와 블랙리스트 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내어 “윤석열 내란 세력들을 몰아내고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문체부 관료 카르텔의 악행은 거의 막장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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