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민심이 돌변한 걸까.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는 서울 25개구 전부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당선자는 부산 16개구 모두에서 승리했다. 41 대 0이다. 1년 전 더불어민주당에 180석의 국회 의석을 몰아줬던 민심이 돌변한 건가.
그렇지 않다. ‘착시’가 있다. 2020년 4·15 총선 때 지역구 총 253석 중 더불어민주당은 163석을, 국민의힘은 84석을 획득했다. 79석(31.2%포인트) 차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역구 득표율 49.9%(1434만5425표)였고, 국민의힘은 41.5%(1191만5277표)를 획득해 득표율 차이는 8.4%포인트였다. 이를 의석수로 환산해보면 22석에 해당한다. 한 표라도 더 많으면 승리하는 ‘승자독식 선거제도’ 때문에 ‘현실의 결과’는 네 배 가까이 많은 79석 차이로 나타난다. 국회의원선거 때마다 일어나는 현상이다.
착시는 착각으로 이어졌다. 민심은 민주당에 8.4%포인트(22석) 더 많은 지지를 보냈는데, 민주당은 31.2%포인트(79석)만큼 많은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 결과가 이번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에 쏟아진 ‘오만’ ‘독선’ ‘내로남불’ ‘위선’ 등의 단어다. 이렇게 보면 민심이 1년 만에 ‘돌변’했다고 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비호감’을 털어내지 못한 상황에서도 이번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민주당이 총선 민심을 과대 해석한 대가다. ‘승자의 저주’다.
대선 ‘전초전’인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이 2022년 3월9일 대선 경쟁에서 유리할까. 쓰라린 패배에 따라 강제로 쇄신과 재정비의 기회를 맞은 민주당이 유리할까. 어느 쪽이든 민심을 있는 그대로 읽고 수용하는 정당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것은 분명하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1358호 표지이야기 - 4·7 재보궐선거 분석
1년 만에 돌아선 민심, 1년 만에 돌아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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