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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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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퀘어] 한땀 한땀 집을 짓다

한 달 만에 3.6평 집 완성한 풋내기 목수들
등록 2020-07-11 07:12 수정 2020-07-14 02:07
3.6평(11.9㎡)짜리 나무집 짓기에 나선 초보 목수들이 6월7일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추동리 ‘카바농 목조주택 건축학교’ 작업장에서 통나무집 벽을 세우고 있다. 수강생들은 비록 작더라도 직접 지은 집에서 사는 꿈을 꾼다.

3.6평(11.9㎡)짜리 나무집 짓기에 나선 초보 목수들이 6월7일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추동리 ‘카바농 목조주택 건축학교’ 작업장에서 통나무집 벽을 세우고 있다. 수강생들은 비록 작더라도 직접 지은 집에서 사는 꿈을 꾼다.

못 박는 일도 서툴던 사람들이 집짓기를 배우느라 구슬땀을 흘린다. ‘카바농 목조주택 건축학교’ 작업장이 있는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추동리 들판이 전기톱에 나무가 잘려나가는 소리로 소란스럽다. 풋내기 목수 8명이 5월30일부터 4주 동안 주말을 이용해 나무집 짓기 도전에 나섰다.

20대부터 60대까지, 법대 휴학생부터 자선사업가까지 수강생들의 나이와 직업이 다양하다. 집짓기를 배우는 이유도 “내가 살 집은 내 손으로 짓겠다”는 자급자족형부터 “필리핀 산골마을에 집을 지어주겠다”는 봉사형까지 다채롭다. 김대식(52) 건축학교 교장은 대기업 사원, 기자, 목수, 바리스타, 농부 등 여러 일을 거쳐 집짓기 강사로 안착했다.

‘작은 집 큰 행복’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 학교의 지향은 ‘카바농’(Cabanon)이라는 이름에 담겨 있다. 프랑스어로 ‘오두막’을 뜻하는 카바농은 현대건축의 위대한 거장으로 불리는 르코르뷔지에가 지은 4평(13.2㎡)짜리 통나무집의 이름이다. 그는 아내 생일을 맞아 직접 설계한 4평짜리 소박한 나무집을 선물하고, 이곳에서 말년을 보냈다. 이 오두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100평(330.6㎡) 넘는 대형 전원주택을 짓고, 넘치는 공간이 힘에 부쳤던 김 교장은 카바농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는 1층에 거실과 부엌 그리고 욕실을 겸한 화장실을 배치하고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다락방을 갖춘 3.6평(11.9㎡)의 작은 집을 설계했다. 이제는 내 손으로 집을 짓고 싶은 이들과 땀과 꿈을 나눈다.

허리춤에 연장을 두른 수강생이 나무 자재를 작업장으로 옮기고 있다.

허리춤에 연장을 두른 수강생이 나무 자재를 작업장으로 옮기고 있다.


벽을 조립하고 있다.

벽을 조립하고 있다.


한 수강생이 바닥 덮개에 못 박을 위치를 잡고 있다.

한 수강생이 바닥 덮개에 못 박을 위치를 잡고 있다.


톱질을 마친 수강생의 등에 톱밥이 하얗게 쌓였다.

톱질을 마친 수강생의 등에 톱밥이 하얗게 쌓였다.


다락방 구조목을 설치하고 있다.

다락방 구조목을 설치하고 있다.


거실 바닥에 난방용 필름을 붙이고 있다.

거실 바닥에 난방용 필름을 붙이고 있다.


포천=사진·글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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