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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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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1반 3번 할머니입니다

강원도 평창군 방림초 1학년 세 할머니,

증손주뻘 동급생들과 이루는 만학의 꿈
등록 2018-11-16 02:44 수정 2020-05-03 07:17
강원도 평창군 방림초등학교 1학년 교실 아침 독서 시간.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김형우, 차예서, 전일옥, 박경순, 박고이 학생이 책을 읽으며 수업이 시작되기를 기다린다.

강원도 평창군 방림초등학교 1학년 교실 아침 독서 시간.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김형우, 차예서, 전일옥, 박경순, 박고이 학생이 책을 읽으며 수업이 시작되기를 기다린다.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젓가락 두 짝이 똑같아요.”

강원도 평창군 방림초등학교 1학년 국어 시간. 1학년 전체 학생은 다섯 명. 올해 7살인 차예서와 김형우 어린이, 뒷줄에 앉은 할머니들이 한목소리로 노래 부르고 율동을 한다. 방림5리에 사는 전일옥(78), 박고이(73), 박경순(65) 할머니다. 세 할머니는 학교버스를 타고 등교한다. 학교에 오면 먼저 60~70년 차이 나는 동급생들과 함께 건강달리기를 한다. 쉬는 시간에는 좋아하는 동화책을 읽기도 한다. 수업 시간에는 글을 배우고 노래를 부르고 ‘석고 방향제’도 만들어본다.

농사짓고 소도 키우면서 공부하느라 할머니들은 여러 걱정이 많지만, 선생님과 가족의 응원에 힘을 얻는다. 이제 막 한글을 깨친 할머니 삼총사는 공부에 재미를 붙여간다. 할머니들이 입학한 배경에는 학교의 도움이 컸다. 어려서 학교에 다니지 못한 어르신 중 글을 배우고 싶은 분을 찾아, 어린이들과 함께 초등학교 1학년 한 학급을 꾸렸다. 입학생이 적어 학급 유지가 어려웠던 상황을 이겨내고, 할머니들의 만학 열기로 교실이 달아오르고 있다.

(왼쪽부터) 박고이 할머니. 전일옥 할머니. 박경순 할머니.

(왼쪽부터) 박고이 할머니. 전일옥 할머니. 박경순 할머니.

박고이 할머니가 쓴 방학 생활 그림일기.

박고이 할머니가 쓴 방학 생활 그림일기.

전일옥 할머니가 공책에 연필로 한글을 쓰고 있다. 카메라 때문에 긴장해 평소보다 글자가 커져버렸다.

전일옥 할머니가 공책에 연필로 한글을 쓰고 있다. 카메라 때문에 긴장해 평소보다 글자가 커져버렸다.

전일옥 할머니가 같은 반 김형우 어린이와 아침 건강달리기를 하려고 손을 잡는다.

전일옥 할머니가 같은 반 김형우 어린이와 아침 건강달리기를 하려고 손을 잡는다.

평창=사진·글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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