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바쁘다 바빠 어미새의 육아

한국에서 지친 날개를 쉬고 알타이에서 번식기를 보내는 나그네새들의 새끼 먹이기… 천적 막으려 배설물 멀리 갖다버리고 둥지 노리는 땅다람쥐 공격하는 분주한 일상
등록 2015-08-13 18:33 수정 2020-05-03 07:17
알타이 초원에서 먹이를 문 쇠밭종다리 어미새가 둥지를 노리는 땅다람쥐를 공격하고 있다.

알타이 초원에서 먹이를 문 쇠밭종다리 어미새가 둥지를 노리는 땅다람쥐를 공격하고 있다.

노랑머리할미새, 진홍가슴, 흰눈썹울새는 우리나라 북쪽에서 번식하고 남쪽으로 이동해 겨울을 난다. 국내에서는 봄·가을 이동 시기에 드물게 볼 수 있는 나그네새다. 국내에서 번식하는 모습은 찾기 어렵지만, 여름이 짧은 시베리아에서 어린 새를 키우고 있었다.

노랑머리할미새는 암수가 교대로 먹이를 물어와 새끼 네 마리를 먹이느라 분주했다. 이 새는 1999년 제주 하도리 양식장에서 발견돼 국내 조류학계에 처음 보고된 바 있다.

노랑머리할미새 둥지의 새끼들이 동시에 입을 벌려 먹이를 달라고 보채고 있다. 암컷의 머리에는 회색이 많이 보이지만 수컷은 머리 전체가 노랑색이다.

노랑머리할미새 둥지의 새끼들이 동시에 입을 벌려 먹이를 달라고 보채고 있다. 암컷의 머리에는 회색이 많이 보이지만 수컷은 머리 전체가 노랑색이다.

진홍가슴과 흰눈썹울새도 덤불 안팎을 들락거리며 벌레를 물어왔다. 한국에서는 지친 날개를 잠시 쉬러 내려앉는 흑산도나 서해 외연도를 찾아야만 볼 수 있는 진객이다.

2000년 설악산 대청봉에서 번식하는 것이 관찰됐던 진홍가슴.

2000년 설악산 대청봉에서 번식하는 것이 관찰됐던 진홍가슴.

멱과 가슴에 파랑·빨강·검정의 화려한 장식을 한 흰눈썹울새. 부리에 한가득 먹이를 물고 있다.

멱과 가슴에 파랑·빨강·검정의 화려한 장식을 한 흰눈썹울새. 부리에 한가득 먹이를 물고 있다.

같은 솔딱샛과 새인 북방검은머리쑥새의 둥지는 흰눈썹울새와 아주 가까이 붙어 있어 이웃사촌이다. 국내에선 겨울철에 주로 풀씨를 먹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지만, 알타이 초원에서는 어린 새에게 줄 작은 벌레를 입안 가득 물고 있었다.

북방검은머리쑥새 암컷이 둥지에서 어린 새의 배설물을 물어나르고 있다. 작은 새들은 천적의 접근을 막기 위해 배설물을 새끼가 있는 둥지에서 먼 곳으로 옮겨 처리한다.

북방검은머리쑥새 암컷이 둥지에서 어린 새의 배설물을 물어나르고 있다. 작은 새들은 천적의 접근을 막기 위해 배설물을 새끼가 있는 둥지에서 먼 곳으로 옮겨 처리한다.

북방검은머리쑥새의 수컷. 평소 풀씨를 먹지만 번식기엔 어린 새에게 벌레를 잡아 먹인다.

북방검은머리쑥새의 수컷. 평소 풀씨를 먹지만 번식기엔 어린 새에게 벌레를 잡아 먹인다.

설악산 대청봉 근처 눈잣나무 군락에서 볼 수 있던 잣까마귀도 이 초원에선 솔방울 씨앗 빼먹기에 바빴다.

알타이공화국(러시아)=<font color="#008ABD">사진ㆍ글</font>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