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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노인 등 교통약자에게 무료 혜택 주는 전면 버스공영제 시행…

구석구석 다니는 버스 생기자 섬마을에 활기가
등록 2014-05-21 16:51 수정 2020-05-03 04:27
전남 신안군 비금면 읍동리에서 일을 마친 어르신들이 공영버스가 오자 탈 준비를 하고 있다.

전남 신안군 비금면 읍동리에서 일을 마친 어르신들이 공영버스가 오자 탈 준비를 하고 있다.

하루 다섯 번, 아침 6시20분부터 섬마을 공영버스가 시계처럼 비금도와 도초도를 오고 간다. 비가 와도, 파도가 높아 배가 뜨지 않아도, 길이 좁아 다니기 힘들어도 구석구석을 다닌다. 젊은 사람들은 자가용을 타고 어디든 움직이니 버스를 타는 건 주로 마을 어르신들이다. 그분들은 이젠 마음 편히 옆 마을도 놀러가고, 수요일·목요일이면 면에 나가 목욕도 하고 머리도 볶고 수다도 떠신단다. 단지 버스가 규칙적으로 꼬박꼬박 움직여줬을 뿐인데 섬마을에 활기가 돈다. 물론 이전에도 버스는 다녔다. 하지만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던 것이라 날씨가 안 좋으면 운행하지 않거나 지금처럼 마을 곳곳을 다니지도 않았다. 종종 택시를 이용하지만 비용이 큰 부담이었다.

전남 신안군은 2013년 전국에선 처음으로 전면 버스공영제를 시행했다. 2007년 임자도에서 시작해 지난해 압해도를 끝으로 6년 만에 14개 모든 읍·면에서 전면 시행하게 된 것이다. 65살 이상 노인과 국가유공자, 기초생활대상자, 6살 미만 아동은 무료이고, 일반인은 1천원의 이용료를 받는다. 신안군 인구 4만4천여 명 대비 고령 인구는 35% 정도, 하지만 버스 이용객 중 70% 이상이 무료 이용객이라 교통약자였던 대부분의 이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상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작은 변화만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복지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버스가 배 시간에 맞춰 선착장을 들른 뒤 해안도로를 따라 운행하고 있다.

버스가 배 시간에 맞춰 선착장을 들른 뒤 해안도로를 따라 운행하고 있다.

할머니들이 계단에 앉아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할머니들이 계단에 앉아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노부부가 버스를 타기 위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노부부가 버스를 타기 위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한가득 장을 본 할머니가 즐거운 모습으로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한가득 장을 본 할머니가 즐거운 모습으로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신안(전남)=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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