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다섯 번, 아침 6시20분부터 섬마을 공영버스가 시계처럼 비금도와 도초도를 오고 간다. 비가 와도, 파도가 높아 배가 뜨지 않아도, 길이 좁아 다니기 힘들어도 구석구석을 다닌다. 젊은 사람들은 자가용을 타고 어디든 움직이니 버스를 타는 건 주로 마을 어르신들이다. 그분들은 이젠 마음 편히 옆 마을도 놀러가고, 수요일·목요일이면 면에 나가 목욕도 하고 머리도 볶고 수다도 떠신단다. 단지 버스가 규칙적으로 꼬박꼬박 움직여줬을 뿐인데 섬마을에 활기가 돈다. 물론 이전에도 버스는 다녔다. 하지만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던 것이라 날씨가 안 좋으면 운행하지 않거나 지금처럼 마을 곳곳을 다니지도 않았다. 종종 택시를 이용하지만 비용이 큰 부담이었다.
전남 신안군은 2013년 전국에선 처음으로 전면 버스공영제를 시행했다. 2007년 임자도에서 시작해 지난해 압해도를 끝으로 6년 만에 14개 모든 읍·면에서 전면 시행하게 된 것이다. 65살 이상 노인과 국가유공자, 기초생활대상자, 6살 미만 아동은 무료이고, 일반인은 1천원의 이용료를 받는다. 신안군 인구 4만4천여 명 대비 고령 인구는 35% 정도, 하지만 버스 이용객 중 70% 이상이 무료 이용객이라 교통약자였던 대부분의 이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상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작은 변화만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복지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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