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안식처 잃고 유랑하는 사람들짐을 가득 챙긴 한 베네수엘라 남성이 아파트 창틈 사이로 숨죽인 채 밖을 살핀다. 미국 이민국(ICE) 요원들이 이주민을 연행하기 위해 들이닥치기 시작한 뒤다. 낯선 나라에서 겨우 일궈낸 한 뼘의 공간도 언제든 해체될 수 있는 임시거처에 불과하다. 2025년 1월30일...2025-12-29 13:57
어머니, 사랑합니다… 보랏빛 어머니들과 다시 부른 노래‘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어머니와 참석자들이 함께 부르자 공연장에는 종이가 꽃가루처럼 흩날렸고, 하늘에선 눈꽃이 흩날렸다.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창립 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헌정공연 ‘어머니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이 2025년 12월13일 서울 성동구 ...2025-12-21 17:19
고단한 저항으로 일궈낸 펜의 자유“언론이 바로 서야 민주주의도 바로 설 수 있다.”이 오래된 명제는 한국 현대사의 굴곡진 여정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했지만, 한국 언론은 때로 칼보다 무뎌진 펜으로 독재 권력의 앞잡이 역할을 해왔다. 일제강점기의 관제 언론에서 군사독재 정권하의...2025-12-13 17:55
응원봉의 밤이 모여 무사한 민주주의여 약속이라도 한 듯 2025년 12월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다시 사람들이 모였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뚫고 모인 시민들이 손에 쥔 ‘응원봉’은 형형색색 빛을 뿜어내며 겨울 밤하늘을 수놓았다.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 참석자...2025-12-06 16:20
동해 최북단, 겨울 바다의 진객2025년 11월22일 오전 동해 최북단인 강원도 고성 대진항에서 낚싯배에 올랐다. 배를 탄 이유는 겨울 바다의 주역들과 만나기 위해서다. 육지에서 쌍안경으로는 볼 수 없고, 오직 파도와 눈높이를 맞춰야만 비로소 보이는 세상으로 들어갔다. 힘찬 엔진 소리와 함께 항구를...2025-12-03 17:56
145m 개발 욕망에 사라져가는 청계천 사람들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서울 종묘 앞에 서울시가 최고 145m 높이의 초고층 건물 건설을 허용하는 재개발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뜨거운 논쟁의 한복판에 선 곳은 1년대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으로 불리던 세운상가다. 이미 건물이 낡아 20여 년 전부터 재개발이 추진됐...2025-11-27 21:07
을사늑약 120년…한규설의 불끈 쥔 두 주먹을 아시나요‘광명이 계속 이어져 그치지 않는다’는 뜻의 중명전의 본래 이름은 수옥현이다. 1897년 황실 도서관으로 지어진 전각이다. 경운궁(현재 덕수궁)에 딸린 서양식 건물로 1904년 경운궁에 대화재가 나 주요 전각이 소실되면서, 고종이 이곳으로 거처를 옮겨 편전과 침전으로 ...2025-11-17 11:35
나그네새들의 충전소…서해 갯벌이 좁디 좁다올가을에도 충남 서천 유부도 갯벌은 생존을 위한 긴 여정에 나선 도요물떼새들로 분주했다. 갯벌에 흩어져 먹이를 찾던 도요물떼새 수만 마리는 밀물 수위가 높아지자 좁은 곳에 몸을 비집고 들어서 빽빽하게 뒤엉켰다. 장거리 비행으로 깃털에 윤기마저 잃은 채 좀체 다른 곳으로...2025-11-12 11:31
“의사 김재규 장군 묘라 적어주오” 1980년 5월24일 오전, 서울구치소 사형장에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가 남긴 마지막 한마디는 “나는 국민을 위해 할 일을 하고 갑니다”였다. 박정희 대통령 피살 사건 발생 7개월 만의 일이었다. 김 전 부장은 내란목적 살인 ...2025-11-02 12:09
서귀포시, 60년 역사 품은 관광극장 벽체 일부 기습 철거… 깊은 흉터 남은 근대유산주위가 어두워지자 제주 서귀포시 도심의 낡은 건물 외벽이 화려한 색으로 변신했다. 1963년 서귀포 최초의 극장으로 문을 연 ‘서귀포관광극장’이다. 건물을 감싼 어둠 위로 한국 근대미술의 거장 이중섭의 그림이 미디어파사드(건축물 벽에 영상·이미지를 투사해 시각적 효과와...2025-10-27 17:58
나락에 영근 간절함, 평화길은 막히고 끊겼다. 한반도 중앙을 관통하는 3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달리면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네거리에서 멈춘다. 그 너머는 민간인출입통제구역이다. 그 안으로 금강산로와 평화로가 이어지며 북녘을 향한다. 길목에는 철원군청사 터, 강원도립철원의원, 철원공립보통학...2025-10-17 19:50
피로 물든 땅, 내던져진 생명… 사진으로 본 가자 2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피란길에 올랐다가 겨우 돌아온 삶의 터전에서 다시금 내쫓기고 있다.2023년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발발한 가자 전쟁의 참극이 두 해를 맞았다. 이후의 상황은 전쟁이라기보다는 이스라엘군에 의한 일...2025-10-20 11:47
김포공항 품은 두 개의 시장, 두 갈래 풍경 김포공항 옆, 오래된 간판과 찢긴 천막이 바람에 흔들린다. 서울 강서구 공항시장의 골목은 낮에도 한산하다. 문을 닫은 점포들이 줄지어 서 있고, 몇 남지 않은 상인들이 가게 앞에 앉아 먼 하늘을 바라본다.1~1980년대, 이곳은 공항 노동자와 여행객, 동네 ...2025-10-08 09:25
고난과 희망의 민주화 과정, 빛의 순간으로 포착하다‘격변의 역사’.한국 현대사를 이야기할 때 이보다 더 적확한 표현이 있을까.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우리는 아홉 차례의 헌법 개정을 거치며 ‘자유’와 ‘민주’를 향한 항로를 스스로 열어왔다. 현행 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2025-09-23 18:09
끔찍한 나치 학살 이후 83년…가자에서 또 여전히 죽음의 행렬1942년 6월10일 이른 아침, 체코 프라하에서 서쪽으로 24㎞ 떨어진 작은 농촌 마을 리디체가 독일 나치군에 불태워지고 파괴됐다. 나치 친위대(SS)는 마을 남성 173명을 즉결 처형했고, 여성 184명은 독일 라벤스브뤼크 강제수용소로 끌고 갔다.더 참혹한 것은 아...2025-10-20 1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