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주요 면세점 가운데 삼성동 롯데코엑스면세점(옛 AK코엑스면세점)의 상품 가격이 가장 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홍재 아주대 교수(경영학)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낸 ‘롯데면세점-AK면세점 기업결합 심사 관련 가격지수 산정 및 비교’ 보고서에서 롯데호텔이 운영하는 소공면세점, 잠실면세점, 코엑스면세점과 신라호텔의 신라서울점 등 면세점 4곳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코엑스점이 가장 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잠실점, 신라서울점, 소공점 순이었다.
고가품일수록 가격차 커면세점 4곳의 전체 상품 가격지수는 코엑스점을 100으로 할 경우 잠실점 101.36, 신라서울점 101.82, 소공점 102.48로 1~2% 정도의 차이만 보였지만, 시계·보석류와 가죽제품류는 많게는 30%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고가 제품일수록 면세점별 가격차가 컸다.
이번 조사는 2007년 8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매달 소비자 구매가를 기준으로 4곳에서 공통으로 판매되는 856~1973개의 품목을 비교한 것이다. 정부가 면세점별 가격 차이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품목별로는 값비싼 제품이 많은 보석·시계류가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이들 제품의 코엑스점 가격을 100으로 할 경우 조사 기간 평균 가격지수가 잠실점은 109.57, 소공점은 111.88, 신라서울점은 110.92로, 약 10%의 차이를 보였다. 특정 기간에는 30%가 넘는 차이를 보인 적도 있다.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1월 코엑스점 가격지수가 100일 때 소공점은 131.9로 가장 비쌌고, 잠실점이 127.5, 신라서울점이 123.7을 보였다. 같은 시계를 코엑스점에서 100만원에 살 수 있다면, 소공점에서는 131만9천원, 잠실점에서는 127만5천원, 신라서울점에서는 123만7천원을 치러야 했던 셈이다.
가방이나 핸드백 등 가죽제품 역시 10%가 넘는 가격차를 보였다. 코엑스점을 100으로 할 경우 평균 가격지수가 소공점은 110.58로 가장 큰 차이를 보였고, 신라서울점 109.85, 잠실점 107.68 등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2008년 12월 신라서울점(127.33)이었고, 같은 기간 소공점은 125.72, 잠실점은 122.98이었다.
반면 잡화·선물이나 화장품, 부티크(에르메스·구치 등 단일 브랜드로 의류·신발·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 전문 제품) 등의 품목에서는 가격 차이가 작았다. 잡화·선물류는 코엑스점이 100일 때 신라서울점 103.77, 잠실점 103.08, 소공점 102.93 등으로 나타났다. 또 화장품은 코엑스점 100, 잠실점 101.83, 신라서울점 103.28, 소공점 104.08 등이었으며, 부티크 역시 코엑스점(100), 잠실점(100.29), 신라서울점(101.08), 소공점(101.43) 등의 순으로 쌌다. 의류·토산품 등은 공통 판매 품목이 적어 비교하기 힘들었다.
이같은 가격 차이에 대해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같은 브랜드에서 같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해 가격차가 없다”면서도 “코엑스점이 기존 애경그룹이 운영할 당시 매출이 작아 잦은 할인 행사나 카드 할인 등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 5월 롯데호텔의 AK코엑스면세점 인수를 승인한 바 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코엑스점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선택일 수 있다. 이홍재 교수는 “롯데호텔이 AK코엑스면세점을 인수하기는 했지만, 당분간 기존 가격을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제품 구매만을 고려하면 코엑스점이 여전히 가장 저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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