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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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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등록 2018-12-15 04:13 수정 2020-05-02 19:29
일러스트레이션 조승연

일러스트레이션 조승연

장은 소장의 말이 믿기지 않았다. 다음 주 월요일이면 삼 일 후였다. 그만 나가보라는 소장의 손짓에 얼떨떨한 표정으로 사무실을 나와 곧장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오랜 신호음이 울려도 받지 않았다. 시간을 보니 한창 손님이 몰려 바쁠 때였다. 소식을 들으면 제일 먼저 기뻐할 아내가 연락이 되지 않자 장은 못내 아쉬웠다. 그러나 지금 장이 느끼는 기쁨은 그보다 훨씬 큰 것이어서 그런 감정은 잠깐이었다. 하긴 지금보다 저녁에 깜짝 선언을 하면 더 좋아하겠지, 삼겹살이라도 사서 파티를 해야겠어. 혼잣말을 하며 장은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음을 서둘렀다.

장은 버스 뒷좌석에 앉아 차창 밖을 내다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삼 일 후면 저 거대한 아파트를 지키고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자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런 감정은 실로 오랜만이어서 누구라도 말을 건네온다면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옆자리는 비어 있었고 휴대폰도 울리지 않았다. 형제들과 장모와 처남, 처제들을 떠올렸지만 오랫동안 연락 없이 지내온 터라 아무래도 내키지 않았다. 몇 안 되는 친구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행여 난처한 부탁이라도 할까 전화를 받길 주저하거나 갚지 않은 돈을 재촉할 것 같았다. 돈이 원수지. 한숨처럼 뱉어내며 장은 그러한 모든 것이 결국 돈 때문에 생겨났고 해결 방법도 돈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지금 장이 우선적으로 해결할 일은 아내였다. 방에만 틀어박혀 얼굴 본 지 오래인 아들과 집을 나가 발길을 끊은 딸은 나중 문제였다. 그런 생각을 하자 장은 술 생각이 간절해졌다. 오늘 같은 날 소주 한 잔쯤은 괜찮겠지 하는 마음이 잠깐 들었지만 생수 한 모금으로 떨쳐냈다.

장은 이동통신사 번호인 010만 눌렀다 지우길 반복했다. 하루에 몇 번이나 걸려오던 통신사와 보험회사의 끈질긴 권유 전화도 웬일인지 오늘은 잠잠하다. 지금이라면 기쁘게 응대해줄 수 있을 텐데, 라고 생각하며 장은 바짝 마른 입술을 혀로 축였다.

버스는 신도시를 벗어나고 있었다. 저게 모두 몇 층이야. 목을 주무르며 장은 멀어지는 고층 아파트들을 올려다봤다. 대충 눈어림으로 세어봐도 오십 층 이상은 되어 보였다.

장은 자신이 살고 있는 반지하 빌라를 떠올리며 높아도 너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론 저렇게 높은 건물을 지키고 관리하는 일이야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에 가슴 한켠이 뿌듯했다. 장은 환승역을 알아보기 위해 노선도를 찾아 버스 안을 두리번거렸다. 그때 장의 눈에 건너편에 앉아 있는 중년 여자가 들어왔다. 굵은 허벅지를 벌리고 앉아 가방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먹고 있었다. 장은 여자의 통통한 손가락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장의 시선을 느낀 여자가 불쾌한 얼굴로 가방을 추슬렀다. 과자 부스러기인지 떡고물인지 모를 가루가 불룩하게 나온 상의에 묻어 있었다. 장은 여자를 보며 밥상 앞에 다리를 벌리고 앉아 힘들어하며 밥을 먹는 아내를 떠올렸다. 뱃살 때문에 아내는 언제나 국과 밥을 들고 먹었다. 조심한다고 해도 아내의 앞섶 옷자락에는 늘 반찬 자국이 남아 있었다. 장은 첫 월급을 받으면 제일 먼저 식탁을 사야겠다 생각했다. 좁은 부엌을 탓하며 반대하겠지만 서로 마주 앉아 밥 먹는 모습을 상상하자 입가에 절로 웃음이 번졌다. 생각만으로 흐뭇한 풍경이었다.

그래, 강 사장. 강 사장이 있었지, 한번 부탁을 해봐야겠어. 식탁을 떠올리며 장은 강 사장의 번호를 찾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 신호가 울리고 한참 뒤에 강 사장이 전화를 받았다. 몇 달 만에 듣는 강 사장의 목소리가 장은 무척 반가웠다.

강 사장님, 저 장주석입니다. 그동안 안녕하셨지요. 아, 예. 물론 저도 사장님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시는 사업은 잘되시고. 아, 무슨 일로 전화를 했냐고요? 무슨 일은요, 그냥 오랫동안 안부 인사를 드리지 못한 것 같아 겸사겸사, 부탁드릴 것도 좀 있고, 지금 잠깐 통화 괜찮습니까? 한 3~4분 정도면 되는데. 아, 지금 좀 어렵다고요. 그럼 언제쯤 다시 걸까요, 20분쯤 후면 괜찮겠습니까? 아, 그쪽에서 하신다고요. 급한 일 마무리 짓는 대로, 곧.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전화 주십시오. 기다리겠습니다.

휴대폰에 대고 당부하는 장의 목소리가 버스 안을 울렸다. 몇몇 승객이 찌푸린 얼굴로 돌아보았다. 건너편에 앉은 여자 역시 장을 향해 얼굴을 찡그렸다. 여자와 눈이 마주친 장이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자세히 보니 퉁퉁한 볼에 파묻힌 낮은 코와 목이 파인 라운드티를 입은 모습이 아내와 사뭇 닮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그것도 돈이 있어야 하지. 돈이 없는데 뭘로 매일 비싼 채소와 과일을 사 먹어! 운동을 하라고? 팔자 좋은 소리 하고 있네, 돈 버느라 잠잘 시간도 없는데 운동할 시간이 어디 있어! 살 좀 빼라는 말을 꺼냈다 화살처럼 쏘아대는 아내의 돈타령에 장은 두 번 다시 다이어트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래도 살을 조금만 뺐으면 했다. 장의 시선이 불편했는지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앞쪽으로 옮겨갔다.

장은 용건도 꺼내지 못하고 끊어버린 강 사장의 전화가 아쉬웠다. 그래도 식탁은 강 사장에게 부탁하는 편이 낫겠지 싶었다. 옛정을 생각하면 원가는 당연하고 잘만 하면 재고 물건을 거저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다 연락이 닿으면 곧 문 닫을 것처럼 힘들어했는데 제대로 통화하지 못할 만큼 바쁜 걸 보니 요즘 가구공장 일이 그럭저럭 돌아가는 것 같았다. 전화를 달라고 말미에 다짐을 주었으니 궁금해할 것이고 곧 연락이 올 것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장은 강 사장의 전화를 기다렸다.

곧 하겠다던 강 사장의 전화는 20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장은 다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역시 받지 않았다. 차창으로 흩날리는 벚꽃을 바라보며 장은 이번 일요일엔 아내와 함께 꽃놀이를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함께 외출을 한 지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그러한 모든 것이 자신 탓이라는 생각을 하며 혹시 하는 마음에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마찬가지였다. 장은 휴대폰의 연락처를 들여다보았다. 연락처 옆에 126이라는 숫자를 보며 이토록 많은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장은 126명의 이름을 대충 검색했다. 그중에는 기억에도 없는 사람들의 이름과 한때 정수기 판매 일을 하며 알고 지낸 거래처들과 잠시 머물다 떠나온 동네의 세탁소와 슈퍼, 중국집 번호도 있었다. 장은 먼저 그런 번호부터 제거해나갔다. 연락을 거의 끊었지만 형제들과 처갓집 식구들과 친구들의 번호는 그냥 두기로 했다. 비록 지금은 서로가 반갑지 않은 사이지만 언젠가 다시 인연의 끈이 이어지리라 믿기 때문이다.

장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자음 순서대로 하나씩 검색해나갔다. ㄱ, ㄴ을 훑어 내려가다 ㄴ 자음에서 장은 반가운 이름을 발견했다. 남덕형. 일 년여 전 한때 지방의 건설현장에서 일하며 형제처럼 막역하게 지내던 사이였다. 오 개월을 같은 숙소에서 지내며 공사가 끝나고도 가끔 연락하곤 했는데 작년부터 뜸해지더니 최근 들어 전혀 연락이 없었다. 장은 남덕형이라면 이야기가 통해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덕형의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번호가 바뀌었는지 없는 번호라는 안내음이 나왔다. 진작 연락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쉰이 가까운 나이에 장가도 못 가고 치매에 걸린 팔순 노모를 부양한 남덕형의 모습을 떠올리며 장은 그동안 자신의 무심함을 자책했다.

장은 남덕형의 노모를 만난 적이 있다. 오 개월간의 공사장 일을 끝내고 남덕형의 차에 동승해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다. 남덕형의 집은 장이 사는 도시에서 한 시간가량 떨어진 작은 읍이었다. 장이 사는 도시의 이정표가 나타났을 때 남덕형 노모가 있는 요양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요양원은 도시와 가까웠다. 노모의 사고 소식을 듣고 불안해하는 남덕형 대신 장이 운전을 했다. 다행히 노모의 사고는 그리 크지 않았다. 발목이 접질려 부목을 대고 있었지만 노모의 소화력만은 젊은 사람 못지않았다. 장이 사간 참외를 먹어보라는 말도 없이 한번에 두 개나 먹어치우는 노모를 보며 장은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렸다. 장의 어머니도 참외를 좋아했다. 변변치 못한 아들 벌이로 며느리 눈치 보느라 참외 하나 제대로 먹지 못한 어머니가 생각나 장은 몰래 눈시울을 붉혔다. 장은 노모와 달리 자주 체해 소화제를 비타민처럼 먹던 남덕형을 떠올렸다. 그리고 괜한 불길함을 지우기 위해 다시 연락처를 검색했다.

자음 ㄷ의 연락처를 훑어 내려가다 따리, 라고 저장된 번호를 장은 복잡한 얼굴로 들여다보았다. 따리, 따리… 마치 생소한 단어를 처음 입에 담아보는 듯 한참을 입속에서 되뇌었다. 긴 한숨이 장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딸이 집을 나가던 날이 떠올랐다. 아내는 아들의 은둔과 딸의 가출이 술 때문이라 원망했지만 술은 훨씬 이전부터 마셔왔다. 사고 전 기분 좋아 마신 술이 사고 후 괴로움을 잊기 위해 마시는 술이 되었을 뿐이다. 장은 유효기간이 일 년 남짓 남은 개인택시 면허 자격증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다행히 상대편 과실도 있어 형사처벌을 면하고 합의금만으로 해결이 되었지만 개인택시를 몰기 위해 10년 이상 쌓아온 시간과 모아둔 돈이 모두 날아가버렸다.

돈이 없어, 먹고 죽으려 해도 돈이 있어야지. 입만 열면 돈타령을 하는 아내만 보면 장은 술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 아내의 돈타령과 사고 당시 기억을 지울 수 있는 건 오직 술뿐이었다. 술에 취한 세상은 현실과 반대였다. 그곳에선 돈다발을 안고 활짝 웃는 아내가 즐거운 비명을 질러댔다. 돈이 많아, 돈이, 집구석을 뒤지기만 하면 막 돈이 나와, 이러다가 돈다발에 묻혀 죽겠어, 라고. 그러나 술이 깨면 현실은 언제나 아내의 돈타령과 함께 납입 기한을 넘겨버린 세금 고지서만 방바닥에 나뒹굴 뿐이었다.

차라리 아빠가 없는 게 낫겠어, 그럼 엄마도 나도 찬이도 지금처럼 살지 않을 테고 아빠도 미워하지 않을 텐데.

뭐라고? 왜, 아예 죽어버리라고 대놓고 말을 해라! 천하에 못돼먹은 년!

장은 마시던 소주병을 딸의 얼굴을 향해 던졌다. 이후 이 년이 되도록 장은 딸을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그날 딸이 한 말은 뇌리 깊숙이 박혀 아무 때고 불쑥 고개를 치밀어 떠올랐다.

택시 사고 후 이 년여 만에 장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운전 외에 특별한 기술이 없는 장이 할 수 있는 일은 단순 노동뿐이었다. 건설현장을 전전하며 잡일을 하다 인력사무소를 통해 강 사장을 만났다. 강 사장은 부엌가구를 만들고 설치하는 일을 했다. 하루를 일하면 몸져눕는 날이 삼 일은 되었다. 벌이는 건설현장 일할 때와 비슷했다. 백만 원이라도 좋으니 매달 받아봤으면, 장의 아내는 남편이 내민 푼돈을 받을 때마다 고장난 테이프처럼 반복해 말했다. 기사식당에서 주방일을 하는 아내의 벌이보다 시원찮다는 걸 알고 있기에 장은 할 말이 없었다. 대신 술에 취해 흔들리는 벽을 보며 장은 밤새 혼자 떠들었다.

아내의 입을 통해 딸이 미용실에서 일을 배우며 먹고 잔다는 소식은 들었다. 장은 딸을 만나러 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도 아빠가 취직했다는 걸 알게 된다면 마음을 풀고 집에 들어올 것도 같았다. 그러나 막상 통화 버튼을 누르는 건 내키지 않았다.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올 딸의 반응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ㄹ과 ㅁ, ㅂ의 자음에선 딱히 연락할 만한 사람은 없었다. 인력시장의 문 소장과 한때 잠깐 일했던 사람들의 번호가 있었다. 그냥 둘까 고민하다 장은 과감하게 삭제를 했다. 이제 취직했으니 연락할 일은 없을 터였다. ㅅ에서 장은 고물상 성 사장의 번호를 발견했다. 그동안 잊고 있던 일당이 생각났다. 보름치면 웬만한 식탁 하나는 살 수도 있을 터였다. 그런 생각을 하자 한동안 잊고 있던 어깨 통증이 느껴졌다. 그때 성 사장이 문병을 와 건넨 치료비 몇 푼이 일당의 일부라는 걸 장은 후에 알았다. 퇴원 뒤 성 사장을 찾아갔지만 제대로 말도 꺼내지 못했다. 오히려 그때 사고로 손해를 입었다는 말에 사과하고 돌아섰다.

아니, 그런다고 그냥 돌아오면 어떡해! 멱살을 잡든지, 매달리든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당장 받아와욧! 펄쩍 뛰는 아내에게 등을 떠밀려 며칠 후 다시 찾아갔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 장은 지금도 그때 고물을 분리하다 무너진 고철 더미에 다친 어깨가 날만 흐리면 쑤시고 아프다. 전화를 해볼까? 장은 성 사장의 번호를 보며 고민했다. 물론 일당을 받을 가능성은 전무했다. 그러나 오랜만에 성 사장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어깨를 다치기 전까지 유일한 술친구였다. 술 생각이 간절해지며 입안이 바짝 타올랐다. 그냥 오랜만에 술 한잔하자고 해볼까? 아니, 지금 내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오늘까지 어떻게 참았는데. 굳은 다짐을 하며 장은 성 사장의 번호를 꾹 눌러 삭제를 했다. 이제 성 사장이야말로 두 번 다시 연락할 일은 없을 터였다. 그래도 그때 성 사장 밑에서 잠깐이나마 일한 경험이 인정되어 오늘 면접에서 점수를 얻었다고 생각하자 조금은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쓰레기 분리 일이라면 자신이 있었다. 아직 어깨가 완치된 건 아니지만 분리수거장에서 뒤섞인 쓰레기를 분리하고 정리하는 일쯤이야 벽돌을 지고 계단을 오르는 것에 비하면 일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장은 경비원들이 입고 있는 제복과 모자가 마음에 들었다. 땀에 절어 쉰내 나는 셔츠 대신 감색 제복은 제법 폼이 나 보였다. 장은 그 옷을 입고 이천 세대가 넘는 대단지에서 일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또 벅차올랐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장은 경비원을 모집하는 아파트를 찾아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았다. 푼돈을 내밀 때마다 푸념하는 아내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다. 돌이켜보면 결혼 후 한 번도 아내에게 매달 일정한 돈을 가져다준 적이 없었다. 택시를 몰았을 때도, 인력시장을 전전했을 때도 장의 벌이는 들쑥날쑥했다. 일을 해야만 했다. 아들과 함께 제대로 된 벌이도 없이 소주병만 끼고 사는 남편을 어느 날 아내가 갑자기 버리고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런 생각은 장을 불안하게 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불안함을 떨치기 힘들었고 맨정신으로 아내를 보는 날은 손꼽을 정도였다. 경력, 학력 무관이라는 공고를 보고 찾아갔지만 문제는 자격 요건이 60살 이상이라는 점이다. 장은 오십 초반인 자신의 나이가 인력시장은 물론 경비직에서도 반기지 않는 사실에 기분이 씁쓸했다.

“사시는 집하고 거리가 상당한데 출퇴근은 괜찮습니까? 그쪽에서 오시려면 교통도 좀 불편하실 텐데.”

“괜찮습니다, 아무 문제 없습니다.”

관리소장의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하며 장은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집에서 가깝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런 곳은 연락도 오지 않았다. 장은 두 시간 이상이 걸려도 받아주기만 하면 일할 생각이었다. 환승 시간만 잘 맞춘다면 한 시간 반이면 충분하니 문제될 건 없었다.

도심에 들어서자 버스는 하교하는 학생들로 금세 만원이 되었다. 장의 옆자리에도 중학생인 듯한 남학생이 앉았다. 시큼한 땀 냄새를 맡자 장은 아들이 생각났다. 좁은 방구석에서 종일 뭘 하고 지내는지. 장은 긴 한숨을 토하며 옆자리 학생을 흘깃 보았다. 시험 기간인지 통로에 서 있는 친구들과 시험문제를 두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들은 정상대로라면 지금 고3 수험생이 되었어야 했다. 밤새워 공부에 매달려도 시원찮을 마당에 컴퓨터게임이나 하고 잠으로 시간을 버리는 아들을 생각하자 가슴이 답답해져왔다. 차창을 열자 4월의 봄바람이 들어왔다. 그때 그놈 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었어. 돌이킬 수 없는 후회가 또 밀려왔다.

아들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한 학기가 끝날 무렵 자퇴를 했다. 적성에 맞지 않는 무의미한 학교생활을 하는 대신 혼자 공부해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에 가겠다는 것이었다. 장과 아내는 펄쩍 뛰며 반대했지만 아들의 고집은 꺾을 수 없었다. 학교에 사정해 자퇴를 유보했지만 결국 새 학년에 올라갈 무렵 희망을 포기했다.

독학해 검정고시를 보겠다는 아들은 매일 방에 틀어박혀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고 있다. 장은 깊은 밤 혼자 부엌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 아들의 뒷모습을 종종 목격했다. 부스스한 뒷머리에 두드러진 등뼈가 최근 장이 기억하는 아들의 모습이다. 앞모습을 본 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가까이 다가가 얼굴을 볼 수 있지만 왠지 장은 내키지 않았다. 장이 기억하는 아들의 얼굴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될 것 같아 두려웠기 때문이다.

장은 자음 ㅇ에서 아들이라고 저장된 번호를 찾았다. 생각해보니 아들에게 전화를 건 기억이 없었다. 몇 번 아들에게서 전화가 온 적은 있었다. 아마 처음 휴대폰을 사준 중학교 1학년 무렵이었던 것 같다. 그때 택시를 몰고 있던 장은 운전 중 걸려온 아들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지금 와 돌이켜보면 그때 아들의 전화를 받았더라면, 아니면 나중에 걸어보기라도 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 꼭 할 말이 있어 전화를 했을지 몰랐다. 장은 아들이 말문을 닫아버린 것이 그 때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 영장이 나오면 바로 군대에 보내버려야겠어, 훈련받고 단체생활을 하다보면 인간이 돼 나올지 모르지. 그런 생각을 하며 장은 옆자리의 학생을 돌아보며 말했다. 열심히 공부해라! 부모 속 썩이지 말고. 장의 말에 힐끗 돌아본 옆자리 학생이 얼굴을 찡그리며 통로 쪽으로 몸을 비틀었다.

ㅇ을 지나 ㅊ, ㅌ, ㅍ을 검색했다. 채범식? 탁재만? 이 친구들 아직도 택시 몰고 있나? 참, 셋이서 한창 마셔댔는데. 그때 자주 가던 진미식당 해장국 참 일품이었지. 지금도 하고 있는지 몰라. 해장국을 떠올리자 갑작스레 허기가 느껴졌다. 생각해보니 어제 관리사무소의 전화를 받은 이후 제대로 먹은 기억이 없었다. 간절해진 술 생각을 생수로 달래며 장은 기쁜 일이 있어도 술이 마시고 싶어진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이상했다. 그런데 이놈의 마누라는 궁금하지도 않나, 생전 잘 하지도 않는 전화를 세 번씩이나 했는데. 장은 연락 없는 아내가 야속했다. 채범식과 탁재만에게 전화를 걸어볼까 하는 마음이 일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만약 연결이 되면 술 한잔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테고 거절하기 또한 힘들 것이었다. 혹시 하는 마음에 진미식당 번호를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대신 기억에도 없는 이름들과 기억이 나도 한 번도 연락을 주고받지 않은 몇몇 번호가 눈에 들어왔다. 장은 삭제 버튼을 눌러 하나하나 지워나갔다.

편현주? 누구지? ㅍ에서 장은 낮선 이름을 발견했다. 이름만 보면 여자인 것 같았다. 그러나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잠깐 스치듯 만난 여자 번호를 저장해놓았을 리는 없었다. 그런 면에서는 누구보다 철저하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편현주라는 이름이 더욱 궁금해졌다. 호기심이 일었다. 장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신호음이 가고 가늘고 높은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는 장주석이라고 합니다만. 제 폰에 그쪽 번호가….”

“어머, 장 사장님. 웬일로 전화를 다 주시고, 그동안 건강하셨지요?”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반갑게 안부 인사를 하는 상대방의 대응에 장은 당황했다. 자신의 느닷없는 전화를 반갑게 받아주니 기쁜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여자에 대해 기억이 없어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그러나 사장도 아닌데 무조건 같은 직함을 붙여 불러주는 여자라면 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론 그런 여자의 번호를 저장해놓은 데 대한 의구심이 일었다.

“미안합니다만, 제가 기억이 잘 나지 않아 그런데, 혹시 저를 잘 아십니까?”

“물론이죠. 잘 알다마다예. 그렇지 않아도 장 사장님께 마침 좋은 상품이 있어 연락을 드리려던 참이었어예.”

어미에 요, 가 아닌 예, 를 붙인 걸로 보아 남쪽 지방 출신 같았다. 장은 그제야 여자를 기억했다. 택시를 몰 때 사무실에 매일같이 오던 보험설계사였다. 장과 같은 고향 출신이라는 이유로 한두 번 식사까지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장은 여자의 끈질긴 권유에 변액보험을 계약했다. 그러나 형편이 여의치 않아 중도 해약을 하고 납입한 보험료를 돌려받으려 했지만, 일 년 가까이 납입한 보험료를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장은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막 상품 설명에 들어간 여자의 전화를 장은 바쁘다는 핑계로 끊고 편현주의 번호를 삭제했다. 이제 연락처는 103명으로 줄었다.

정류장마다 학생들이 내리자 드문드문 빈자리가 드러났다. 아직 환승할 정류장까지는 조금 더 가야 했다. 환승하면 집까지는 다섯 정거장밖에 되지 않는다. 신도시를 떠나온 지 한 시간이 더 걸렸다. 출근을 하려면 넉넉잡아 두 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나와야겠다고 장은 생각했다. 그런데, 곧 전화를 주겠다는 사람이 한 시간이 지나도 왜 연락이 없지. 아무래도 잊어버린 거 같은데. 장은 다시 강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랫동안 신호음이 울렸지만 받지 않았다. 이번에는 아내에게 걸었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화 한 통 받을 새도 없이 바쁜가?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통화 기록은 확인했을 텐데. 장은 아내도 강 사장도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술을 끊은 지 이제 겨우 일주일이 지났는데 마치 열 달은 된 것 같구먼. 장은 간절해진 술 생각을 생수로 대신했다.

장은 두 번 다시 술을 입에 대지 않겠다고 아내와 약속했다. 술을 끊지 않으면 당장 이혼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아내에게 각서를 쓰고 다짐을 한 게 몇 번째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아내의 태도가 이전과 달랐다. 장이 몰래 마신 술병을 보고도 모른 척할 뿐 아니라 입에 달고 살던 돈타령도 눈에 띄게 줄었다. 가끔 응답 없는 아들의 방문 앞에서 눈물을 쏟아내고 악을 쓰는 일도 하지 않았고 방문을 노크하지도 않았다. 장은 그런 아내가 무서웠다. 어느 날 말없이 아내가 집을 나간 후 시커먼 곰팡이에 둘러싸여 있는 아들과 자신을 상상하면 참을 수 없는 공포가 느껴졌다. 일 년 내내 습기를 품은 벽은 늘 곰팡이투성이였다. 오랫동안 들어가보지 못한 아들의 방은 상상만으로 짐작이 갔다. 그 속에서 조금씩 아들의 세포가 썩어가는 상상을 하면 술을 마시지 않고 견딜 수 없었다. 그러나 더 이상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걸 깨달은 건 불과 육 개월 전이었다. 어느 날 잠을 자다 목이 말라 부엌으로 향하던 장은 딸의 방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에 살짝 방문 틈을 들여다보았다. 딸이 집을 나간 후 아내는 딸의 방에서 잠을 잤다. 자연히 부부관계도 멀어졌지만 두 사람 모두 그런 데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 터라 별다른 감정은 없었다. 아들을 낳고 점점 살이 찌기 시작한 아내는 잠자리를 귀찮아했고 장은 그런 아내를 배려했다. 물론 배려라는 말로 미화를 했지만 솔직히 장도 아내와 마찬가지였다. 장이 그날 밤 딸의 방문 틈으로 본 건 자위행위를 하는 아내의 모습이었다. 아내는 TV를 보고 있었다. 잠옷처럼 입고 자는 헐렁한 바지 속에 손을 집어넣고 모로 누워 TV 화면을 보고 있었다. 반라의 남녀가 정사를 하는 장면이었다. 아마 케이블 채널에서 보여주는 성인영화라고 장은 짐작했다. 장은 아내의 바지 속에서 꼬물거리는 손가락을 몰래 지켜보다 조용히 돌아섰다. 방으로 돌아온 장은 자신의 속옷에 손을 넣어 늘어진 페니스를 오래도록 주물렀다. 그러나 그 밤 끝내 장은 아내가 누워 있는 방문을 열지 못했다. 그날 이후 장은 왠지 아내의 얼굴과 손을 똑바로 보질 못했다. 얼굴만 보면 그 밤 텔레비전의 푸른 불빛에 비친 몽롱한 표정의 아내가 생각났고 손을 보면 바지 속에서 꿈틀대던 광경이 떠올랐다. 돈타령을 하며 악다구니를 쳐대는 아내의 얼굴과 묵은지를 찢어 건네는 통통한 손가락이 밤마다 그런 행위를 한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장은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아내를 어떻게 해줄 수 없음에 몹시 괴로웠다. 그런 괴로움은 매일 조금씩 커져만 갔고 급기야 언젠가 견디지 못한 아내가 집을 뛰쳐나가버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당장 술을 끊어야겠다고 결심을 했지만 약한 의지력 때문에 이틀을 버티지 못했다.

어떡하든지 돈을 벌어야 해, 한꺼번에 많은 돈은 안길 순 없어도 매달 백만 원이라도 벌어줘야지. 그러기 위해선 제대로 된 취직을 해야만 해. 하루에도 몇 번을 다짐을 하고 술을 멀리해보려 하지만 술을 끊으면 어깨 통증이 느껴졌고 아픈 어깨로는 막노동은 물론 운전 또한 무리였다. 그래, 바로 저거야. 저 일이라면 나도 할 수 있을 거야. 어느 날 TV 속 드라마에 나온 아파트 경비원을 본 장은 결심을 했다.

한경태? 어, 이 친구 번호가 아직 있네. 장은 ㅎ에서 낯익은 이름과 전화번호를 발견하고 착잡한 얼굴로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미안하네, 그동안 내가 너무 무심했네, 나도 사는 게 이 모양이니 자네 식구들 생각할 여유가 없었네. 마치 눈앞에 한경태와 마주한 것처럼 장은 머리를 조아려 용서를 빌었다.

한경태는 장과 입대 동기로 함께 전역하고 유일하게 연락하고 지내던 사이였다. 장이 교통사고를 냈을 때 자신의 일처럼 뛰어다니며 피해자 가족을 만나 사죄를 하고 절망에 빠진 장을 위로해주었다. 장은 한경태가 죽기 두 달 전 함께 술을 마시고 노래방까지 갔다. 그날은 버스 기사인 한경태의 월급날이었다. 장과 헤어진 그날 한경태는 잠을 자다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쓰러져 입원한 지 두 달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때가 불과 일 년여 전이었다. 장은 그토록 멀쩡했던 친구가 위암으로 세상을 떴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가끔 소화가 안된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그러기는 장도 마찬가지였다. 걱정 말게, 제수씨와 애들은 내가 자네 대신 잘 돌봐줄 테니. 한경태가 숨을 거두기 직전 장은 약속을 했다. 이후 장례가 끝나고 장이 한경태의 가족을 찾은 건 두 번 정도였다. 늘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성 사장의 고물상에서 어깨를 다친 이후 자연스레 연락이 끊어졌다. 잘 살고 있겠지. 장은 스스로 위로를 하며 한경태의 번호를 삭제했다.

정리를 끝내자 연락처는 91개로 줄었다. 아마 남은 91개도 시간이 지나면 삭제가 필요할 것이고 새로운 연락처가 늘어날 것이었다. 우선 다음 주부터 함께 근무할 동료들의 번호로 또다시 훌쩍 100개가 넘을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자 장은 100이라는 숫자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야말로 대단한 거 아니야? 내 나이면 대부분 은퇴하고 들어앉는 마당에 떡하니 취직을 했으니. 장은 아내가 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왜 아직 전화를 안 주는 거야.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전화 한 통 할 시간이 없다니. 한 달 후 백만 원이 든 봉투를 받고 기뻐하는 아내의 모습을 그리며 장은 생각을 부풀렸다.

네 아빠가 술도 끊고 취직을 했다지 뭐냐, 이제 그만 집에 들어오너라. 상상 속에서 장의 아내가 딸을 불러들인다. 집을 떠난 딸이 돌아오고 다시 제 방을 찾으면, 아내는 어쩔 수 없이 장과 함께 안방에서 자야 하고, 아들은, 그놈이 문제긴 하지만 절간 같은 집안이 사람 소리로 시끄러워지면 제 놈도 어쩔 수 없이 방에서 나오지 않겠어. 그런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상상은 한없이 부풀었다.

어이쿠, 이런. 정신을 놓다 정류장을 지나쳐버렸네. 다음 주부터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어, 한눈팔다 또 정류장을 놓치고 그러다가 지각해 잘리기라도 하면, 큰일이지. 어떻게 잡은 일자린데. 허둥대며 장은 하차 벨을 눌렀다. 그때 장의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그러나 갈아탈 환승역을 놓친 장의 귀에는 다음 역을 안내하는 방송 멘트만 들릴 뿐이었다.

고문희

가작 수상자 고문희씨 수상 소감


그때의 밥상이 그립다


김진수 기자

김진수 기자

어린 시절 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었던 밥상이 있었다. 다리를 펴고 접는 둥근 나무 밥상으로 일곱 식구가 둘러앉으면 자리가 꽉 차 가끔 한 명이 빠지면 무척이나 넓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서로 어깨를 부딪히며 밥을 먹다 새삼스레 넓어진 자리를 신기해하는 우리를 보며 아버지는 말했다. 원래 든 사람보다 난 사람 자리가 더 큰 법이라고.
그때의 밥상이 그립다. 찌개 하나에 숟가락을 부딪혀 밥을 먹으며 별것 아닌 얘기로 밥알을 튀기고 깔깔대다 부모님께 혼이 나 훌쩍이며 밥을 먹었던 작고 초라했던 밥상 하나가.
당선 소식을 듣고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했다. 밥 한 그릇을 다 비워내고도 허기진 눈을 한 다섯 자식을 보며 아버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든 사람 없이 난 사람만 늘어나는 지금의 밥상에 대해 쓰고 싶었다. 소통 부재로 인한 가장의 무게도 함께 생각하다 ‘장’이라는 인물을 만들었다. 한심하고 무능력한 가장을 그렸는데 쓰다보니 돌아가신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 같아 씁쓸했다. 그러나 그때의 아버지에겐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먹었던 밥상이 있었다. 주인공 장도 어서 가족이 마주 앉아 밥을 먹을 수 있길, 그래서 이 겨울을 조금은 따뜻하게 날 수 있으면 좋겠다.
부족한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들과 손바닥문학상 관계자 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늘 함께하며 응원해준 남편과 딸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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