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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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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밴드씨, 제 점수는요~

서바이벌 프로그램 심사해보니…
가혹한 설정의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는 암울했고 논란의 ‘나는 가수다’는 그럼에도 장점이 많았다
등록 2011-07-15 09:39 수정 2020-05-02 19:26
그래픽 최혜란

그래픽 최혜란

‘서바이벌·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서바이벌을 허하라!’

현재 방송 중이거나 최근 2개월 전후로 종영했거나 방송 예정인 서바이벌·오디션 프로그램을 꼽아보니 15개나 된다. (이상 문화방송), (이상 한국방송), (이상 SBS), (이상 tvN), (엠넷), (스토리온), (QTV) 등이다.

15개의 프로그램은 매일같이 돌아가며 참가자들에게 냉정하게 ‘합격’ 또는 ‘탈락’을 외치거나 점수를 매긴다. 심사위원의 독설 섞인 평이나 진심 어린 박수도 늘 함께한다. 프로그램과 제작진은 늘 ‘갑’의 자리에 앉아 있고, 참가자들은 ‘을’의 자리에 서 있다. 한 번쯤 위치를 바꿔보면 어떨까. 넘쳐나는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 역시 평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매번 시청률이라는 냉정한 평가지를 받지만 그래도 좀더 정확한 심사를 해보면 어떨까.

그래서 은 TV평론가 등 5명의 심사위원에게 15개 프로그램 중 자신이 시청한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와 점수를 부탁했다. 심사위원으로는 TV칼럼니스트 정석희, TV평론가 김선영, 대중음악평론가 이민희, 위근우 기자, 안인용 기자가 참여했다. 점수는 10점 만점으로 소수점 한 자리까지 허용했다. 그렇게 모두 9개 프로그램을 평가했다. 이 밑도 끝도 없는 서바이벌의 우승자에게는 한 달간의 ‘까방권’(까임방지권)을 준다. 물론 에 한해서다. 상금이나 상품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웃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덤비진 말자.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나는 가수다>
문화방송/ 일요일 오후 5시20분/ 16.9%(7월3일치) *시청률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제공 : 7명의 가수가 경연을 벌여 지지율이 가장 낮은 가수가 탈락한다. 평가는 500명의 청중평가단이 내린다. 현 출연진은 김범수, 박정현, 윤도현(YB), 조관우, 장혜진, 옥주현, 김조한(BMK 탈락).

편곡과 퍼포먼스를 일주일간 고민하는 가수의 일과를 이해한 뒤라면 그들의 노래는 더는 평범할 수 없다. 고민이 느껴지는 선곡과 무대연출이 경쟁을 이긴다는 생각을 한다. 게다가 이건 예능의 가벼운 시야로 완성된 게임이다. 그 가벼운 예능은 노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좀더 즉물적인 방식으로 말하는 프레임이다. 그것은 고매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공평하게 즐기고 나누는 것이라고, 그들 모두가 만든 무대의 노래는 일깨운다. 이민희/ 9.2점

그간 이런저런 잡음이 많았지만 성별과 세대가 서로 다른 이들이 음악 하나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존재 가치가 충분한 프로그램이다. 오랜 산고 끝에 차차 여유로워졌고 지나쳤던 관심도 사그라진 것 같아 반갑다. 편곡자와 연주자 등, 가수가 아닌 음악 종사자들이 부각되고 있다는 사실도 반갑다. 그러나 청중평가단의 귀를 만족시키기 위한 편곡은 이젠 그만! 정석희/ 8점

논란도 많았지만 예능 프로그램사에 전설로 남을 만한 프로그램이다. 음악과 예능의 경계에서 문제는 주로 후자 쪽에서 터져나왔고, 적어도 음악 면에서는 장점과 발전을 보여줬다. 위대한 캐스팅의 힘이었고, 획일적 음악시장에 관심이 멀어졌던 대중에게 라이브 무대와 명곡의 가치를 깨닫게 한 것도 고무적이다. 주말 프라임대 예능 화면에서 소외돼온 중·노년 관객들 표정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대형 논란 덕에 시청자와 최대한 소통하려는 제작진의 자세도 좋다. 다만 최근 무대가 점점 단조로워진다는 느낌이 있다. 김선영/ 9점



<우리들의 일밤-신입사원>

<우리들의 일밤-신입사원>

신입사원>
문화방송/ 6월26일 종영/ 7.0%(6월26일치) : 문화방송 창사 50돌 특별기획으로 아나운서를 공개 채용하는 프로그램. 문화방송 아나운서들이 전면에 나선 이 프로그램을 통해 3명의 아나운서가 공개 채용됐다.

처음엔 남의 회사 워크숍을 구경하는 것 같았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경쟁이 좁혀지자 다른 게 보이기 시작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신입사원’의 미덕은 참여자 모두를 존중하는 데 있었다. 즉, 독설을 경쟁하지 않았던 심사위원단의 태도와 매너를 높이 산다. 덕분에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진행의 긴장은 덜했지만 성인의 시각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재능을 가르는 근본적인 관점만큼은 잊혀지지 않는다. 이민희/ 6.3점

자사 사원 뽑는 걸 왜 중계하며 전파 낭비를 하느냐는 눈 흘김도 받았지만 사실 여러모로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 말하는 법이라든가 어떻게 처신해야 호감을 얻을 수 있는가 하는 부분들. 그러나 연령·학벌 파괴라는 전제조건에도 별다른 인물을 뽑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국 그들만의 리그였던 것. 정석희/ 7점



<댄싱 위드 더 스타>

<댄싱 위드 더 스타>


문화방송/ 금요일 밤 9시55분/ 13.3%(7월1일치) : 영국 의 의 한국판. 각계 명사와 연예인들이 댄스스포츠 선수들과 팀을 이뤄 춤을 춘다. 매주 한 팀씩 탈락한다. 이덕화와 슈퍼모델 출신 방송인 이소라가 진행한다.

포맷을 사온 터라 어색한 부분이 느껴지는 건 단점이지만 참가자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그 부족함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매주 한 작품을 소화해낸다는 게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버거운 일일 텐데 이미 호랑이 꼬리를 잡고 만 참가자들, 어떤 의미론 안쓰럽다. 열과 성의를 다하는 연예인들도 멋지지만 파트너인 프로 선수들의 매력이 돋보인다. 정석희/ 7.5점

진행자와 심사위원, 참가자들 사이에 ‘댄스스포츠’ 말고는 공통점을 전혀 찾을 수 없다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댄스스포츠가 모든 출연자를 하나로 묶는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지만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그 고리가 느슨하게 풀어지면서 서로의 시선이 엇갈리는 순간이 몇 번이나 눈에 보인다. 춤출 때를 제외한 많은 부분이 그렇다. 시즌 2를 제작한다면 진행자 교체를 고려해보길. 안인용/ 6점


<밴드 서바이벌 톱(TOP)밴드>

<밴드 서바이벌 톱(TOP)밴드>


한국방송/ 토요일 밤 10시10분/ 5.4%(7월2일치) : 국내 최초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24팀을 선정해 일대일 코칭 시스템을 거친 뒤 경연을 벌여 최종 우승 밴드를 뽑는다. 최종 우승 밴드에게는 1억원의 상금을 준다. 코치로 신대철, 김도균, 노브레인 등이 참여하고 심사위원으로 송홍섭, 봄여름가을겨울(김종진·전태관), 유영석이 참여한다.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이 초기에는 똑같은 진통을 겪는 것 같다. 특히 1회분은 기준 없음과 대책 없음의 정점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밴드가 등장하니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결국 통과하는 수준 높은 밴드들보다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는 덜 여문 청춘들의 짧은 이야기가 프로그램에 생기를 준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김종진·전태관의 ‘재즈 선호’보다 신대철·김도균의 ‘메탈 선호’가 승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민희/ 8.1점

수많은 음악 서바이벌 속에서 다수의 밴드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 아이덴티티는 명확해질 수도 있었다. ‘수도 있었다’는 건 그렇지 못했다는 뜻이다. 밴드를 대상으로 하지만 왜 밴드여야 하는지 이 프로그램은 한 번도 명확하게 설명한 적이 없다. 그것이 록이라는 비주류 장르에 대한 안쓰러움인지, 밴드만으로 가능한 사운드의 희소성인지 모호한 태도를 취한다. 신대철, 유현상, 이현석 등 레전드급 심사위원조차 종종 정확하게 방점을 찍지 못하는 건 그 때문이리라. 위근우/ 6점

서바이벌 형식이지만 치열한 경쟁보다는 모두가 함께 즐기는 훈훈한 분위기인 것이 신선하다. 대한민국 록의 전설들이 ‘어디 한번 해봐’라는 자세로 지켜보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자신들을 뛰어넘을 록밴드를 찾고 싶어하는 분위기인 점도 마음에 든다. 심사위원 5명 중 가장 높은 점수와 가장 낮은 점수를 버리고 전문평가단의 점수를 합하는 제도도 합리적이다. 정석희/ 9점

아마추어 오디션만의 순수와 열정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밴드 형식의 세 가지 매력이 잘 살아 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 멤버들 간의 조율과 앙상블의 감동, 그리고 노래와 연주 모두 라이브라는 데서 오는 ‘진짜 소리’의 울림이 그것이다. 심사위원의 질도 최고 수준이다. 심사평에서 독설보다 참가자와 밴드 정신을 공유하는 데서 오는 동료 의식과 존중감이 전해진다. 밴드들 수준에 편차가 있지만 탈락자가 정리되며 더 좋아질 것이다. 산만한 편집과 다큐를 연상케 하는 무대 뒤 영상이 유일한 단점이다. 김선영/ 7점

불후의 명곡2: 전설을 노래하다>
한국방송/ 토요일 오후 5시50분/ 4.9%(7월2일치) : 가요계의 전설을 초대해 전설의 명곡을 아이돌 그룹 멤버가 부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토너먼트식으로 진행되며 명곡판정단에 의해 승패가 갈린다. 현재 출연진은 이창민, 효린, 이홍기, 준수, 지오, 전지윤이다.

심수봉 시리즈까지만 해도 기대 이상이었다. 공연을 앞두고 여러 스케줄에 허덕이면서도 무대에 몰입하는 아이돌을 보는 건, 힘에 부치는 개인기와 성대모사로 집중받기를 애원하는 아이돌을 보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그런데 아이돌은 너무 바쁘다. 역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도, 매서운 주도권과 지휘권을 갖지 못하고 무대 중앙에 서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누구에게 박정현이나 김범수 같은 장기적 레이스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민희/ 5.5점

아이돌의 재발견이라는 점에는 토를 달고 싶지 않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가며 엄청난 긴장감 속에서 한 걸음씩 발전해나가는 아이돌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현장에서 내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아이돌 팬클럽에 방청권을 무더기로 남발한다는 점, 탈락의 열쇠를 쥔 명곡판정단 안에 특정 아이돌의 팬이 다수 존재했다는 점은 옥의 티다. 명곡판정단 선정 기준을 확실히 밝혀달라. 정석희/ 6점

아이돌의 실력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역시 아이돌은 아이돌다울 때가 제일 좋은 것 같다. 참가자들의 보컬 실력은 나쁘지 않다. 다만 노래의 편곡 과정이나 공연을 자신이 주도적으로 연출하지 못한다는 점이 한계로 느껴진다. 결정적 문제는 전설의 가수와 그 명곡을 재평가한다는 취지와 서바이벌의 형식이 하나의 포맷 안에서 어우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돌 위주의 프로그램에 연륜 있는 신동엽·김구라의 MC 조합은 괜찮다. 김선영/ 4점


한국방송/ 금요일 밤 11시5분/ 5.0%(7월1일치) : 18명의 남녀 도전자가 20일 동안 하와이에서 펼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우승자에게는 1억원의 우승 상금과 세계일주 항공권, 취업 기회를 제공한다. 연기자 정진영이 진행한다.

현재 불고 있는 서바이벌쇼 열풍이 사회적 맥락이 있다기보다 그냥 된다 싶은 포맷을 따라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가장 확실한 증명. 남을 밟고 올라서는 서바이벌쇼를 통해 ‘지덕체’를 고루 갖춘 인재를 뽑는다는 설정부터 갸우뚱하지만 그걸 시험하려고 툭하면 뜀박질을 시키는 것에 대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살아남기 위해 남을 깎아내려야 하는 탈락자 선정을 견뎌낸 이가 이 시대의 진정성 있는 인재라면, 정말 세상은 생각보다 암울하다. 차라리 정글 같은 기업 전쟁에서 인재를 구하는 처럼 솔직한 태도를 취하는 게 낫지 않을까. 위근우/ 3점

지금 전파를 타는 이 그림이 제작진이 그렸던 그림은 아닐 것 같다. 지금까지의 미션은 지덕체 어느 것도 제대로 평가해내지 못했다. 첫 회부터 여성 참가자의 탈락에 대한 노골적인 대화가 오가고 나이 많은 사람은 빠져야 한다는 식의 농담이 방송을 탄다는 건 이 프로그램이 지금 어떤 딜레마에 빠져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참가자의 문제가 아니라 제작진이 만든 틀의 문제다. 차라리 이 낫겠다. 안인용/ 5점

<일요일이 좋다-김연아의 키스 & 크라이>

<일요일이 좋다-김연아의 키스 & 크라이>

김연아의 키스 & 크라이>
SBS/ 일요일 저녁 6시40분/ 9.9%(7월3일치) : 연예인과 스케이트 선수가 짝을 이뤄 경연을 펼쳐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팀이 탈락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피겨퀸’ 김연아가 직접 출연하고 심사도 한다. 가수 유노윤호, 손담비, 크리스탈, 아이유, 개그맨 김병만 등이 참여한다.

아마 에서 온갖 비웃음을 들어가면서도 강승윤에게 소중한 한 표를 던졌던 사람들은 그의 무대를 보며 활짝 웃었을 것이다. 서바이벌쇼에서는 때론 현재의 실력보다 가능성에 방점을 찍고 도전자를 남긴다. ‘김연아의 키스 & 크라이’가 그렇다. 두 번째 에피소드의 편집을 비롯해 리얼리티쇼로서의 퀄리티는 아쉬울 때가 많다. 하지만 김병만과 이수경, 이규혁과 최선영 커플 등이 만들어가는 파트너십은 다른 프로그램의 성장 서사에서 볼 수 없는 종류다. 곧 7점, 어쩌면 8점도 가능할 것 같은 프로그램. 위근우/ 6점

도전한 10팀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좋다. 특히 50대에게 피겨스케이팅을 배우고 싶다는 열망을 느끼게 해준 박준금씨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물론 언젠가는 빼어난 기량을 지닌 팀에 밀려 탈락의 길을 걷겠지만 이 프로그램의 기본 취지인 피겨스케이팅의 대중화에 한몫했다는 점, 긍지로 느꼈으면 한다. 때로는 ‘뭐지?’ 싶은 심사위원 김장훈·박혜미씨의 애매한 심사 기준은 좀 불만이다. 정석희/ 8.5점

점점 재미있어진다. 그러나 여전히 덜컹거린다. 편집이 가장 큰 문제다. 출연자들의 분량이 다르다. 비쳐지는 내용이 다르더라도 분량은 비슷해야 할 텐데 제작진은 몇몇 참가자들의 장면을 과감히 ‘생략’한다. 연습과 중간 평가, 경연 등 세 가지의 과정은 비슷한 장면이 계속 반복된다. 그마저 뚝뚝 끊긴다. 참가자들의 모습 옆에 뜨는 특유의 오글거리는 자막은 점점 더 참기 힘들다. 안인용/ 6점

<코리아 갓 탤런트>

<코리아 갓 탤런트>


tvN/ 토요일 밤 11시/ 2.474%(7월2일치, 케이블 유가구 기준) : 영국과 미국 등 전세계를 휩쓴 재능 오디션 프로그램 시리즈의 한국판. 톱40을 뽑은 다음 생방송으로 최종 우승팀을 선발한다. 최종 우승팀에게는 3억원의 상금과 차량 등을 준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과 다를 것 없이 분야를 막론하는 재능의 홍수라 과연 본선 무대가 어떻게 연출될지 심히 걱정되는 구성을 취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확고한 스타가 출연한다. 심사위원단이다. 박칼린은 냉혹한 듯 결단력 있는 신뢰의 캐릭터이고, 장진은 유머에 능한 인물이며, 송윤아는 너그러운 여신으로 분했다. 영역이 다르고 개성이 다른 3명의 심판이 서로 대립하고 때때로 합의하는 순간들이 지금까지는 꽤 흥미롭다. 이민희/ 6.4점

포맷 자체가 검증된 형식이라는 데서 오는 안정적인 퀄리티가 장점이다. 장진, 박칼린, 송윤아의 고품격 심사위원 조합도 매력적이다. 프로그램 특성상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무정형의 무대가 많아 심사 기준을 세우기가 난해하지만 맥락을 읽고 의미를 부여하는 심사평이 듣기에 좋다. 개성적이고 다양한 인간의 재능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프로그램 정체성과 맞아떨어지는 노홍철을 MC로 택한 건 신의 선택. 재능의 상대평가 속에서 절대적 재능의 참가자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김선영/ 7점


tvN/ 5월8일 종영/ 2.63%(5월8일치, 케이블 유가구 기준) : 지난해 영국 에서 방영한 의 한국판. 대중가수가 오페라에 도전해 생방송 문자투표로 최종 우승을 가린다. 가수 테이가 최종 우승자로 뽑혔다.

종합격투기로 따지면 표도르 같은 존재다. 아, 최강자라는 뜻은 아니다. 밸런스의 문제다. 극강의 스트라이커나 무적의 그래플러는 아니지만 어느 부분 하나 부족하지 않다. 도전 첫 회에는 각 도전자의 성향에 맞춘 곡을, 그 이후부터 조금씩 난이도를 올리는 방식으로 서바이벌쇼 특유의 성장 서사를 만들어냈다. 도전자가 노래를 부를 때부터 심사가 끝날 때까지만 그 도전자에 대한 문자 투표를 받는 방식은 현재까지 한국에서 방영한 모든 서바이벌쇼 중 가장 합리적이다. 위근우/ 8점

‘신상’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이 무색하지 않았다. 대중가수가 오페라에 도전한다는 것부터 쾌감을 줬고, 대중가수가 무대에서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는 모습은 탈락 여부를 떠나 꽤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심사위원이던 성악가 서정학을 스타로 만들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장수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는 꼭 프로그램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심사위원이 있다. 도전자는 바뀌어도 심사위원은 남는다. 안인용/ 7점

각각 프로그램에 매겨진 점수를 합산해 참여한 심사위원의 수대로 나눈 평균 점수가 나왔다. 소수점 세 자리는 반올림했다. 가장 낮은 점수를 얻은 프로그램은 로 4점을 기록했다. 8위는 ‘불후의 명곡 2: 전설을 노래하다’(5.17점)가 차지했다. 7위부터 4위까지는 점수가 아슬아슬하게 갈렸다. 7위는 ‘신입사원’(6.65점), 6위는 (6.7점), 5위는 (6.75점), 4위는 ‘김연아의 키스 & 크라이’(6.83점)가 차지했다. 3위부터는 7점대로 올라섰다. 3위는 (7.5), 2위는 (7.53)였다. 1위는 가장 많은 이슈를 만들어낸 화제와 논란의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로 8.73점을 기록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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