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문화평론가
키스는 언제부터 존재했을까? 이른바 ‘키스학’(Philematologie)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물음이다. 지그문트 리브로비치라는 학자는 (1877)에서 키스의 기원을 에덴동산으로 돌렸다. “아담과 이브가 실제로 존재했다면, 최초로 키스를 한 것은 그들이었을 것이다. 남은 물음은, 그들이 키스를 한 것이 선악과를 따먹는 동안의 일인가, 아니면 그 후의 일이었는가 하는 것뿐이다.” 어느 쪽일까? 조지프 콘래드의 말이 옳다면, 키스는 단연 선악과 이전의 현상이리라. “키스는 천국의 언어 중에서 아직 남아 있는 유일한 것이다.”
키스의 기원은 신화인가 동물인가
사실을 말하자면, ‘근원키스’(Urkuss)는 아담과 이브보다 더 멀리 거슬러 올라간다. 구약성서 창세기 2장의 말씀이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창 2:7) 최초의 키스는 이렇게 인간과 인간이 아니라 신과 인간 사이에서 이루어졌다. 또한 그것은 구강 대 구강이 아니라 구강 대 비강의 키스였다. 이 히브리의 창조설화가 옳다면, 우리가 가진 생명 자체가 실은 신의 키스의 산물인 셈이다. 요한복음의 말씀을 패러프레이즈하자면, 이렇게 “태초에 키스가 있었다”.
이 히브리의 설화는 아마도 BC 4000년 이전의 이집트 신화에서 유래했을 것이다. 피라미드에서 발견된 텍스트는 근원적 카오스의 인격화인 눈(Nun)에서 모든 신의 아버지가 될 아툼(Atum)이 태어나는 과정을 이렇게 묘사한다. 그때 아툼은 마치 양수 속의 태아처럼 근원적 바다로 표상되는 어머니에 파묻혀 아직 신의 활동을 할 수 없는 무력한 존재였다. “그때 눈이 아툼에게 말했다. 너의 딸 마트(Maat)에게 키스를 해라. 그에게 너의 코를 갖다 대라. 그렇게 하여 그녀가 네게 떨어지지 않으면, 너의 심장은 살아서 뛸 것이다.”
구약성서 창세기와 이집트의 신화 사이에는 약 3천 년의 간극이 존재한다. 두 텍스트를 비교해보면, 그 기나긴 세월 동안 서서히 진행된 관념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먼저 구약성서에서는 야훼가 아들(인간)의 코에 숨을 불어넣는다. 반면에 그보다 더 오래된 이집트의 텍스트에서는 아툼이 딸의 코에서 숨을 빨아들인다. 다시 말하면, 성서에서는 남자가 남자에게 생명을 준다면, 피라미드의 텍스트에서는 남자가 여자의 모태에서 여자의 숨을 받아 생명을 얻는다. 모계제 사회의 신화가 어느새 가부장제의 신화로 바뀐 셈이다.
창조의 신화와 설화에서 키스는 인간의 신성한 기원을 보장해주는 장치로 등장한다. 물론 오늘날 이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거기서 봐야 할 것은 외려 인간에 대한 고대인들의 관념, 즉 그들이 자신을 무엇으로 간주하고 싶어했느냐 하는 것이다. ‘키스학’에 이런 방향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키스의 기원을 과학적으로 밝히려는 시도는 인간의 동물적 기원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신과 동물의 중간자가 아닌가?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기원은 당연히 동물일 것이다.
동물들이 상대의 몸에 코를 비비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어떤 설명에 따르면, 동물들의 이런 행태는 냄새를 통해 면역유전자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특히 영장류에 속하는 동물들 사이에서는 인간의 키스에 근접한 친교의 행동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저 ‘코키스’만이 아니다. 보노보와 오랑우탄의 경우에는 우리가 ‘프렌치키스’라 부르는 구강 대 구강 키스도 관찰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근원적 키스’란 신과 신, 신과 인간 사이가 아니라 동물과 동물 사이에서 이루어졌다는 얘기가 된다.
신화와 설화에서 키스는 ‘생령’(生靈)을 들이마시거나 불어넣는 행위였다. 하지만 진화론적 설명에 따르면 입키스는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에서 유래했다. 실제로 많은 동물이 새끼에게 입에서 입으로 먹이를 전달한다. 동물만이 아니다. 어린 시절 이웃집 할머니가 밤을 씹어 갓 젖을 뗀 어린 손자의 입에 넣어주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보는 이들은 눈을 찌푸렸지만, 할머니는 아무렇지도 않게 “요놈은 내 침을 먹고 자라”라고 말했다. 여기서 키스가 전달하는 것은 ‘생기’라는 추상적 실체가 아니라 ‘먹이’라는 물질적 실체다.
타락 이후의 역사시대로 넘어가자.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키스는 사실 남자와 여자 사이가 아니라 남자와 남자 사이에서 행해졌다.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 ‘유다의 키스’일 것이다.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 따르면, 유다는 겟세마네 동산으로 예수를 잡으러 온 유대인들에게 누가 예수인지 알려주려고 예수에게 키스를 한다. “랍비여 안녕하시옵니까 하고 입을 맞추니….”(마 26:49) 그 뒤로 ‘유다의 키스’는 ‘겉으로 친한 척하면서 실제로 해를 끼치는 행위’를 가리키게 됐다. 유다의 키스는 성애의 표현이 아니라 존경과 숭배의 제스처였을 것이다.
역사 속에서 유다의 것 못지않게 유명한 것이 ‘알렉산더의 키스’다. 그의 군대가 목숨을 건 장정이었던 게드로시아 사막 횡단에 성공한 뒤, 그 기념으로 캠프에서 무용 경연이 열렸다고 한다. 경연에서 우승을 한 것은 바고아스. 그는 알렉산더가 다리우스 황제에게 빼앗은 에로메노스(eromenos), 즉 동성애 상대였다. 이때 군대는 알렉산더를 향해 바고아스에게 키스를 해주라고 요구했고, 대왕은 이 요구에 따라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바고아스에게 입을 맞추었다고 한다. 여기서 알렉산더의 키스는 아주 분명하게 성적 뉘앙스를 띤다.
헤브라이즘에서는 키스가 주로 종교적·제례적·친교적 의미를 갖고 있었다. 반면에 헬레니즘 문명에서는 키스가 분명하게 성애의 표현으로 간주되었다. 실제로 성행위의 일부, 혹은 성행위의 전희(前戱)로서 키스가 행해진 것은 주로 그리스·로마 지역에서였다고 한다. 물론 성행위 중에 입 맞추는 일이 어디야 없었겠냐마는, 이집트와 같은 근동, 일본이나 중국 같은 동아시아에서는 성행위로서 키스에 관한 역사적 기록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한다. 한 가지 정말 궁금한 게 있다. 과연 조선시대에 우리 조상들도 프렌치키스를 했을까?
키스는 신과 동물이라는 이중의 ‘기원’을 가지며, 또한 신성과 성애라는 이중의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키스에 관한 독일의 어느 방송에서 매매춘하는 여성을 인터뷰했다. ‘손님과 키스도 하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손님과 키스를 하는 것은 자기들의 의무가 아니”라고 대답했다. 자기들이 받는 돈은 신체의 대가이지, 영혼의 대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손님과 키스를 하느냐 마느냐는 여성의 주체적 판단에 따라 결정된단다. 이는 키스가 여전히 성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키스는 영혼을 전달하는 신성한 행위다.
한국의 키스방, 영혼을 판매하는한국의 ‘방’ 문화 중에서 가장 독특한 것이 바로 키스방이다. 도처에 키스방이 범람하는 이유는 뭘까? 간단하다. 경제적 약자인 여성들로 하여금 ‘신체’를 팔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신체를 팔 수 없다면 팔아야 할 것은 영혼이리라. 오로지 성기의 삽입에만 주목하는 사회에서는 혀의 삽입은 도덕적 부담도 적다. 이 경우 문제는 ‘영혼을 전달한다’는 키스의 부작용(?)을 없애는 것이다. 키스방의 여성이 종종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는 것은 그 때문일 게다. 마스크는 영혼의 이탈을 막아 키스를 단순한 육체적 접촉으로 유지시켜준다.
<hr><font color="#991900"><font size="5">마음을 훔치는 낭만적 사랑의 징표</font></font><font color="#006699">가장 일상적이며 짜릿한 애정표현에 대한 연구… 소크라테스의 키스 예찬부터 본능이냐 학습이냐는 인류학적 접근까지</font>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바이오및뇌공학과
21세기 들어 두드러진 대한민국의 변화 중 하나는 공공장소에서 애정표현을 하는 사람이 훨씬 많아졌으며, 이를 바라보는 주변 시선 또한 너그러워졌다는 거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TV에서 키스하는 장면이 나오면 대서특필 화제가 되었고, 공공장소에서 ‘키스하는 젊은 것들’을 발견이라도 하면 어른들은 혀를 찼는데, 이젠 키스라는 애정표현이 일상이 되었다는 얘기다.
내 삶에서 ‘가장 위선적인 어른을 목격한 순간’의 기억도 키스와 연관돼 있다. 초등학교 시절, 문화방송의 초특급 드라마 의 유명한 장면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최재성과 채시라가 키스하는 장면’이 방영되고 며칠 뒤였다. 신문 독자 칼럼에 한 투고자가 “애들도 함께 보는 TV 드라마에 남녀가 키스를 오랫동안 하는 음란한 장면을 내보내면 어떡하느냐. 너무 선정적이었다!”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
그때 이 글을 보고 너무 위선적이어서 토할 뻔했다. 역사적인 비극 상황에서 벌이는 그들의 애달픈 키스가 선정적이라니, 또 음란하다니! 키스하는 장면만 나오면 기계적으로 무조건 음란하다고 보는 어른들이 가식적이어서 분개했던 기억이 난다. 지들은 밤에 불 꺼놓고 안 하나!(기성세대의 가식과 위선에 대한 뿌리 깊은 분노가 그때 시작됐던 것 같다.)
키스로 상대성이론을 경험하다‘성애의 한 표현으로서, 상대의 입에 자기 입을 맞추는 행위’인 키스는 ‘혀들이 벌이는 하키’다. 우리 뇌의 감각영역 중 가장 넓은 부위를 차지하는 혀와 입술의 격렬한 접촉을 통해, 키스는 평소 0.3%에 불과한 쾌락의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5배 이상 늘리며 쾌락에 빠뜨리는 ‘연인들의 은밀한 축제’다. 이 축제를 위해 우리는 70년 인생의 12만 초, 꼬박 2주일을 보낸다. “키스는 마음을 빼앗은 가장 힘세고 위대한 도둑”이라고 소크라테스가 말했던가! 나는 키스를 싫어하는 여자를 만난 적이 없다.
저명한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키스에 관해 유명한 명언을 남겼다. 대중 강연이 끝난 뒤 한 청년이 그에게 다가와 “아인슈타인 박사님, 상대성이론이 도대체 뭔가요?”라는 당돌한 질문을 했는데, 이에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설명한다.“사랑하는 여인과 키스를 하면 3분도 3초처럼 짧게 느껴지지만, 난로 위에 손을 얹어놓으면 3초도 3분처럼 길다.” 우리는 키스로 날마다 ‘시간의 상대성’을 경험하는 과학적인 존재다.(아인슈타인, 이분도 보기와는 달리 은근히 키스 좋아하시는 분인가봐!)
아인슈타인 못지않게 키스의 본질과 특성을 파헤치려고 인생을 건 과학자가 많다. 이른바 ‘키스학’(Philematology)이라 불리는 과학 영역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다. 그들에 따르면, 사랑하는 이와의 열정적 키스는 한 번에 3.8kcal, 1분에 약 26kcal를 소모하게 만들며, 가벼운 키스는 두 개의 근육을, 격렬한 키스는 얼굴 근육 34개를 사용하게 만든다.
그들의 중요한 연구 주제 중 하나는 ‘키스는 인간의 타고난 본성일까, 문화를 통해 형성된 것일까?’ 하는 것. 키스의 기원에 대한 명확한 기록은 없지만 1992년 인류학자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168개의 민족과 문화 중 약 87%에서 ‘낭만적 사랑’의 증거를 발견했으며, 약 90%에서 키스를 했다는 흔적을 찾았다. 다시 말해 인류 역사상 대부분의 문화에서 입을 맞춘 행동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오히려 놀라운 것은 그것이 100%가 아니라 90%라는 사실일지 모른다. 만약 실제로 10%의 인류가 키스를 하지 않았다면, 키스가 본능적 행동이 아니라 학습된 문화 행위란 가능성을 시사한다.
오늘날 키스는 ‘낭만적 사랑의 징표’지만, 키스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환대를 받았던 것은 아니다. 고대 핀란드 사람들은 키스를 매우 불결하고 부도덕한 것으로 여겨서, 심지어 발가벗고 섹스를 하고 있는 동안에도 키스만은 하지 않았다. 지금도 미국 인디애나주에서는 콧수염이 있는 남자가 습관적으로 사람들에게 키스를 퍼부으면 폭력 행위로 간주해 체포한다. 또 믿지 못하겠지만, 미국 코네티컷주 하트퍼드시에서는 아직도 남편이 아내에게 일요일에 키스하는 것을 불법으로 여긴다. 잡혀가는 사람이 실제로 있을까 싶지만, 사실이다.
이집트 카이로의 소아과 의사인 아델 애셔 박사는 최근 키스반대연합(Anti-kissing association)이라는 국제시민단체를 조직해 ‘키스 안 하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들의 모토는 ‘더 이상 키스는 안 돼!’(No kisses after today). 이유는 단 하나. 키스가 조류독감을 옮길 수 있기 때문이란다.
키스할 때 코는 어느 쪽으로 가나요?키스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고전영화 . 이 영화에서 잉그리드 버그먼이 게리 쿠퍼에게 했던 명대사인 “저는 키스하는 법을 잘 몰라요. 잘 알았다면 당신에게 키스를 했을 텐데…. 키스할 때 코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지요?”가 과학자들의 탐구심을 불태우기도 했다. 잉그리드 버그먼이 던진 이 질문에 답하려고 2년6개월 동안 실험을 한 과학자가 한 명 있다!
독일 보훔에 있는 루르대학 교수 오누르 군투르쿤 박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가 오랫동안 연구해온 분야는 동물과 사람의 ‘인체 좌우대칭’이다. 어느 날 그는 미국 시카고를 방문했다가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5시간이나 꼼짝없이 갇혀야 하는 신세에 처하게 된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던 그는 한 커플이 서로 키스를 할 때 얼굴을 오른쪽으로 기울여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러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 ‘모든 사람이 그럴까?’ ‘오른손잡이라서 키스할 때도 코를 오른쪽으로 기울이는 걸까?’ 그는 공항이야말로 키스를 연구하는 데 더없이 좋은 장소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독일로 돌아오자마자 그는 키스를 할 때 머리 기울임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한다. 공항이나 기차역, 해변과 공원 등지를 돌며 짐을 들지 않은 상태에서 얼굴을 마주 보며 입술을 맞닿아 키스를 하는 124쌍의 커플을 면밀히 관찰했다. 그리고 그들이 키스를 하는 동안 머리를 어느 방향으로 기울이는지 모두 상세히 기록했다.
결과는 매우 명료했다. 3분의 2 정도 되는 사람들이 고개를 오른쪽으로 기울여 키스를 하더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사람들 대부분이 오른손잡이이며, 태어나기 전 며칠 동안 엄마의 뱃속에서 고개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그 자세가 본능적으로 좀더 편하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두 연인이 오른쪽으로 기울여 키스를 하고 있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 가 우리에게 그토록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도 어쩌면 그 때문이리라.
18세기까지 서양 사람들은 일본 사람들이 키스를 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아무도 일본 사람들이 키스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들이 실제로 키스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아시아에서는 남성이 키스를 섹스를 하기 전에 하는 ‘전희’로 생각해왔다. 그러니 그들의 섹스 광경을 엿보지 않는 이상, 키스하는 모습을 볼 일이 없었던 것이다.
이런 전통은 현대에 와서도 특히나 남성 사이에서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남성은 격렬한 키스를 좋아하며 그것을 ‘섹스로 가는 길목’ 중 하나로 간주하는 경향이 여성보다 강하다. 한 예로 인터넷을 통해 일반인에게 광범위하게 행해진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이 가장 선호하는 키스는 ‘프렌치키스’인 데 반해, 여성은 가벼운 키스를 더 자주 하길 원한다고 한다. 설문조사에서 여성은 그들의 관계가 처음 만났을 때의 관계로 돌아가고 싶을 때 키스를 원한다고 답했고, 남성은 그들의 관계가 앞으로 더 전진하고 싶을 때 키스를 하고자 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키스를 사고 파는 몰낭만성요즘 우리 사회는 ‘키스방’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키스 정도라면 국가가 단속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윤리적으로 너그러운 판단에서부터 유사성행위로 간주하고 집중 단속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불 보듯 뻔하게, 키스방은 남성에게 ‘그다음 단계로 갈 수밖에 없는’ 섹스의 길목이다. 키스라는 표현에 현대인이 더 관대해졌다고 해서, 키스를 상거래하는 자본주의의 몰낭만성에도 너그러워져선 곤란하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키스를 ‘사랑의 도장’이라 일컬었다. 도장 함부로 찍었다간 큰 낭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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