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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케인스를 위한 변명〉외

등록 2010-07-07 07:06 수정 2020-05-02 19:26
〈케인스를 위한 변명〉
피터 클라크 지음, 이주만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02-6443-8844) 펴냄, 1만3천원
〈케인스를 위한 변명〉

〈케인스를 위한 변명〉

케인스에 대한 평가는 경제 상황에 따라 극과 극을 오갔다.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 때 신자유주의의 대안으로 각광받던 케인스는 최근 그리스 재정위기가 터지자 회의적인 평가를 받는다. 케인스는 누구인가. 영국의 역사학자 피터 클라크 교수가 케인스의 삶과 이론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책의 1장과 2장에서 지은이는 케인스 이론의 밑거름이 된 가정환경과 20세기 영미 문화를 살펴본다. 케인스의 가문은 기품 있고 검소한 지식 계층이었다. 케인스의 아버지는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쳤으며 아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제공했다. 케임브리지에서 경제학 학위 대신 수학 학위를 받은 케인스는 본격적으로 경제학을 공부하고 관료로서의 경력도 쌓는다. 청년 시절 케인스는 모험심 강하고 지적인 젊은이들의 모임인 ‘블룸즈버리그룹’에 가입해 버지니아 울프, 에드워드 포스터 등 문호들과 교류한다. 이들과의 토론은 청년 케인스에게 새로운 이론에 대한 영감을 주었다.

책의 3장과 4장은 이론가로서 케인스의 업적을 다룬다. 케인스의 은 애덤 스미스의 , 마르크스의 과 함께 경제학계의 3대 경전이라 불린다. 케인스는 그동안 움직이지 않는 진리로 여겨졌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관점이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야성적 충동’이라는 개념을 통해 비합리적 인간 행위가 어떻게 경제를 움직이는지를 분석했다. 이 개념은 나중에 ‘행동경제학’이라는 새로운 학파를 탄생시켰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금융가의 투기와 자산 거품을 가장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책의 부록으로 실린 인터뷰에서 “시장 실패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려면 우리도 케인스의 정신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계 지도의 탄생〉

〈세계 지도의 탄생〉

〈세계 지도의 탄생〉
오지 도시아키 지음, 송태욱 옮김, 알마(031-955-3565) 펴냄, 1만6500원

지도는 그려진 모습 그대로, 사용자로 하여금 현실 세계를 인지하도록 한다. 과학적이고 실용적이다. 하지만 지도의 이런 역할은 “문자의 역사보다 더 오래됐다”는 지도의 역사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다. 과거의 지도는 “세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그려졌다. 과거의 지도엔 상상력과 예술성, 그리고 당시 지도를 제작한 나라의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는 힌트가 잔뜩 숨어 있다. 그래서 저자는 중세 이전의 지도들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을 성실하게 탐구했다.

〈이슬람 정육점〉

〈이슬람 정육점〉

〈이슬람 정육점〉
손홍규 지음, 문학과지성사(02-338-7224) 펴냄, 9천원

서울 이슬람 사원 주변 남루한 골목 사이사이에 밴 허름한 인생들, 그리고 그 안에서 생을 부대끼며 자신의 깊은 상처를 조금씩 다스려가는 소년의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한국에 눌러 살게 된 터키인 하산 아저씨, 그리스 내전 당시 사촌 일가를 오인 사살한 죄책감으로 귀국하지 못하는 그리스인 야모스 아저씨, 폭력 남편을 피해 도망 나와 살고 있는 안나 아주머니 등의 얽힌 삶은 국가와 종교, 인종을 넘어 마음을 애잔하게 한다.

〈아름다운 세상의 조건〉

〈아름다운 세상의 조건〉

〈아름다운 세상의 조건〉
박원순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14) 펴냄, 1만2천원

저자 박원순은 정부 예산만으로는 빈부의 양극화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일반인의 힘, 다시 말해 기부의 힘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든 자신이 가진 것의 1%만 나누면 세상은 더 따뜻해진다. 기부는 돈과 시간, 물건일 수도 있으며 자신이 가진 재능일 수도 있다. 한편 기업의 역할도 강조하는데, “수익과 효율성을 추구하면서도 공공의 이익이나 사회적 목적”을 위해 재투자할 줄 아는 사회적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김병준 외 9명 지음, 오마이북(02-733-5505) 펴냄, 1만8천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밑줄 치며 읽었던 10권의 책들을 교재로 한 공부 모임이 한 권의 책을 엮어냈다. 와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은 2009년 말 ‘노무현 대통령이 읽은 책들’이라는 제목으로 열었던 강독회를 통해 등을 다루며 진보의 미래를 고민하고 토론했다. 노 전 대통령이 꿈꾼 ‘사람 사는 세상’의 밑거름이 되었을 책들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다.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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