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경 지음, 문학동네 펴냄, 2009년 1월 출간, 1만원, ‘문학동네 청소년’ 시리즈 1
디스토피아에 대한 상상은 종종 현실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사용된다. 는 청소년 소설로서는 드물게도 이러한 상상력을 토대로 쓰였다. 한국의 교육이, 사회가 계속 이런 방향으로 치닫게 되면 가까운 미래에 어떤 끔찍한 세상이 도래할지를 현실에 밀착한 상상력으로 표현한 일종의 ‘리얼한 공상과학(SF)’이다. 지하도시, 거주지역 불평등, 시계모자, 언론통제, 경찰폭력, 그리고 뒤바뀐 낮과 밤 등의 장치들은 독자에게 지금 사회 현실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곳곳에 이명박 정부라는 당장의 현실을 의식한 설정들도 눈에 띈다. 약간의 과장을 곁들인다면, 청소년 소설로 쓰인 한국판 (조지 오웰)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현실과 설정을 설명하는 데 치중하다 보니 캐릭터가 다소 약하고 어느 할리우드 영화에선가 본 듯한 장면들이 종종 눈에 띈다. 이런 점들이 소설적 재미를 기대하는 독자에게 얼마간은 불만스러울 수 있겠지만, 앞서 강조한 ‘현실적인 상상력’만으로도 이 소설을 읽을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또 다른 훌륭한 점은 교육 문제와 사회 문제가 하나로 엮여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는 점이다. 동시에 이 소설은 청소년들이 직접 중앙시계탑을 부수는 클라이맥스에서 마무리함으로써 ‘시계모자’를 없애는 것(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회를 바꾸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중앙시계탑이 부서졌다고 해서 이 사회의 여러 문제들이 순차적으로 해결되는 건 아닐 것이다. 작가는 이런 결말을 통해 독자와 청소년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공현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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