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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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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죽어야되는 산재

임신 간호사 27명 중 9명 유산, 4명 심장기형 출산한 제주의료원의 비극…

업무연관성 입증 됐지만 기형 4명은 산재 불승인,
등록 2018-04-03 16:31 수정 2020-05-03 04:28
<font color="#008ABD">2009~2010년 제주의료원 간호사 9명이 유산하고, 4명이 연달아 선천성 심장질환아를 낳았다. 뒤이은 조사에서 이들이 업무상 생식 독성 물질을 다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이들의 피해는 지금껏 산업재해로 인정받지 못했다. 간호사들은 선천성 장애아 출산을 산재로 보지 않는 근로복지공단과 벌써 8년째 싸우고 있다. 이들의 고된 투쟁은 이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비슷한 불행을 겪은 다른 기업의 여성노동자들도 제주의료원 판결을 애타게 지켜보고 있다. 은 힘들게 입을 연 피해 여성들을 만났다. 이들에게 벌어진 일과 8년째 이어지는 산재 투쟁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했다. _편집자</font>
심장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를 바라보는 허자연씨(오른쪽). 허씨는 제주의료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2010년 3월 출산했다.

심장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를 바라보는 허자연씨(오른쪽). 허씨는 제주의료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2010년 3월 출산했다.

2010년 봄_ 얇은 휴지 한 겹에 생사가 오갔다.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아기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엄마 허자연(당시 28살)씨는 불안에 떨며 밤새 아기의 코에 휴지를 대고 호흡을 살폈다. 너무나 미약한 숨결은 휴지 두 겹을 채 흔들지 못해 엄마 가슴을 무너뜨렸다. 병원에 설치된 산소포화도 측정기는 이미 정상 범위(95% 이상)를 한참 벗어나 호흡곤란 상태(60% 이하)를 가리키고 있었다. 직업이 간호사인 허씨도 이렇게 낮은 수치는 처음 봤다. 벌써 몇 차례 “기계가 고장 났다”며 고집부려 측정기를 교체해봤지만 그대로였다.

허씨는 제주의료원 간호사로 일하던 2010년 3월 남자아이를 낳았다. 아이의 심장은 남들과 달랐다. 여닫혀야 할 판막은 아예 막혔고, 막혀야 할 벽에는 구멍이 뚫려 있었다. 폐동맥판막폐쇄와 심방중격결손이라는 진단명이 나왔다. 산소와 영양분을 피에 실어 온몸 구석구석에 보낼 펌프가 고장 난 채 태어난 아이는 산소 부족에 시달렸다.

아이를 낳았다는 기쁨을 누릴 새가 없었다. 출산한 날, 의사는 남편을 불러 제주에선 치료가 안 되니 서울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항공용 산소통이 없어 비행기가 이를 싣고 올 때까지 기다렸다. 신생아의 몸에 주렁주렁 산소마스크와 각종 기기가 꽂혔다. 김포공항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가 밤 12시에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로 아이를 실어 날랐다. 아이는 생후 1주와 3주 두 번에 걸쳐 시술을 받았다.

슬픔을 위로할 여유는 없었다. “당신 때문이야!” 허씨는 남편한테 울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남편이 원인은 아니었지만, 분노를 풀 대상이 눈앞에 한 명밖에 없었다. 아픈 몸을 누일 정신도 없었다. 제왕절개를 하고 얼마 못 돼 아이 병실의 보조침대를 지켰다. 환자가 환자를 돌봤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하루 2~3회 매회 200정 알약 빻아 </font></font>

2003년 봄_ 누구보다 기뻤다. 장학금 받는 수재들만 간다는 제주의료원이었다. 교수님이 “네 성적으론 어림도 없다”고 매몰차게 말했던 곳이다. 2003년 3월 허씨는 60여 명이 몰린 면접에서 10등 안에 들어 제주의료원 간호사가 되었다. 제주의료원은 제주 지역 간호대생들이 가장 선호하던 지역거점 공공병원이었다. 월급이 괜찮고 ‘시집도 잘 간다’는 말이 있었다. 집은 축제 분위기가 됐다.

일은 고됐지만, 첫 직장이라 애정이 컸다. 공공의료원 간호사로서 자긍심도 있었다. 3교대로 밤새워 일하고 선배들한테 혼나기도 했지만, 여자들끼리 끈끈하게 뭉쳐서 일한다는 점이 좋았다.

2008년께부터 변화가 생겼다. 임금 체불이 생기고 인력 부족으로 노동강도가 세졌다. 제주의료원은 진주의료원이 2013년 겪었던 일을 일찌감치 겪었다. 제주의료원은 공공의료원의 사회적 책무를 지키기 위해 이른바 ‘돈 안 되는’ 고령의 장기 입원 환자를 많이 받았다. 그 때문에 적자가 쌓이고 있었다. 제주도는 의료원 쪽에 갈수록 거세게 적자 감축을 요구했다.

2009년 무렵 간호사 2명이 평균 40~60명의 환자를 맡았다. 제주도의 다른 2·3차 의료기관보다 두세 배 많았다. 게다가 환자들 상태도 대개 중증이라 업무 강도가 셌다. 식사, 소변, 가래 처리부터 욕창 환자 체위 변경, 소독, 주사, 사망 환자 처치 보조까지, 해야 할 일이 다양하고 고됐다. 밤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일하는 야간근무도 한 달에 10차례 이상 있었다.

허씨는 2009년 임신했지만 업무 강도는 변하지 않았다. 워낙 인력이 부족해 화장실 갈 틈도 없었다. 앉아서 밥 먹을 짬이 없는 적도 많아 10분 안에 후다닥 밥을 쓸어넣었다. 300~400m에 이르는 병동을 “롤러코스터 타듯” 뛰어다녔다.

다른 병원에선 간호사들이 직접 하지 않는 일도 해야 했다. 환자들이 먹는 알약을 갈아서 가루로 만드는 일이었다. 허씨는 알약을 삼킬 수 없거나 거부하는 중증 고령 환자들을 위해 하루 2~3회씩, 매회 200정의 알약을 절구에 빻아 가루로 만들었다. 다른 간호사들도 장갑이나 마스크 없이 하루 1시간씩 작업하며 알약의 분진을 들이마셨다. 그 약에 태아에게 기형을 일으킬 수 있는 독성물질이 들었다는 사실을 그땐 알지 못했다.

허자연씨가 출산 직후 찍은 아이 사진을 모아 만든 사진첩을 보고 있다.

허자연씨가 출산 직후 찍은 아이 사진을 모아 만든 사진첩을 보고 있다.

8년의 싸움_ 허자연씨의 비극은 2011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알고 보니, 그만 겪은 일이 아니었다. 2009~2010년 제주의료원에서 임신한 간호사 27명 가운데 9명이 유산을 했다. 허씨처럼 아기의 심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4건이나 있었다. 허씨와 동갑으로 같은 병동에서 근무했던 현은순 간호사는 2010년 3월 동맥관개방 증상을 가진 여자아이를 낳았다. 그 역시 출생 직후 모유수요도 힘들어하는 신생아에게 약을 먹이며 버티다 생후 7개월 만에 심장 동맥관의 뚫린 부분에 ‘캡’(뚜껑)을 씌우는 시술을 했다. 지금은 다행히 많이 좋아진 편이지만 부정맥 등 심장질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초음파사진을 찍을 때마다 아이가 “엄마 나 이거 왜 찍어”라고 물어보는데, 미안함 마음에 말을 꺼내기 힘들다.

당시 허자연씨와 현은순씨 같은 간호사들의 고통을 옆에서 지켜봤던 강영애 제주의료원 간호사(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제주의료원분회장)도 2010년 무렵을 잊지 못한다. 수간호사 직무대리였던 강씨는 비극을 겪은 평간호사들이 울며불며 소식을 전할 때마다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자신도 아이 엄마였다. 더 이상 후배 간호사들의 고통을 두고 볼 수 없었던 강 간호사와 노조 간부들은 천막농성을 벌였다. 결국, 제주의료원이 나서서 2011년 서울대 산학협력단(연구책임자 백도명)에게 역학조사를 맡겼다. 그리고 산학협력단은 2012년 2월 말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간호사들이 빻았던 알약 가운데 태아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D등급 약품이 37종, X등급 약품이 17종 포함돼 있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산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약품을 5개 등급(A·B·C·D·X)으로 분류한다. 이 중 D등급은 태아에 대한 위험이 증명돼 부득이한 때에만 사용을 허락하는 약품이고, X등급은 인체와 동물 태아에게 기형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돼 임신부와 가임기 여성에게 사용을 금지하는 약품이다. 역학조사 보고서는 개인별 노출 정도를 알 수 없고, 집단의 크기가 작아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히기 어렵다고 단서를 달면서도 “약물 분쇄 과정에서 임신부에게 생식 독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의약품들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지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제주의료원의 자연유산율은 같은 해 전국 평균의 2배에 달했다. 선천성 심장질환아 출산율은 전국 평균보다 무려 12.7~14.6배 높았다. 2013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한 역학조사에도 업무 연관성을 강하게 의심하는 문구가 들어갔다. “2011년 병동 간호사들의 약품 분쇄 작업을 폐지한 뒤 임신한 병동 간호사들에게서 유산 및 심장기형 발생률이 현격히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약품 분쇄 작업과 유산, 선천성 심장기형 집단 발생과의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피해자들에게도 조사 결과는 상당한 충격이었다. 그전까지 간호사들은 자신의 잘못으로 아이에게 이상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현은순 간호사는 “내 몸을 돌보지 않아 아이가 이렇게 된 게 아닌가, 많이 자책했다”고 말했다. 그는 육아휴직으로 한동안 집에 있었기에 다른 간호사들도 똑같은 일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한참 뒤에야 “어떻게 이렇게 비슷한 병이 한꺼번에 일어날 수 있을까” 의심하게 됐다.

역학조사 보고서는 간호사들이 힘을 모아 싸울 수 있는 커다란 동력이 됐다. 유산 간호사 4명, 선천성 심장질환아 출산 간호사 4명이 뭉쳐 2012년 12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했다. 그러나 운명은 엇갈렸다. 유산 4명은 산재 인정을 받았지만, 다른 4명은 끝내 거부당했다.

근로복지공단은 법조문을 엄격하게 해석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르면 “요양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한다”고 돼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여기서 ‘근로자’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설령 간호사 업무 때문에 태아에게 병이 생겼다 하더라도, 아이는 ‘근로자’가 아니라서 보험료를 못 준다는 것이다. 간호사 4명은 ‘엄마와 태아는 본디 하나였다’는 상식으로 맞섰다.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태아에게 장애가 발생했을 때 태아는 모체의 일부였으므로, 발병 당시 태아의 질병은 모체(근로자)의 질병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 판사는 2014년 12월 간호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근로복지공단이 항소했고, 2016년 5월 서울고등법원은 원심 판결을 뒤집어 산재 불인정 판결을 내렸다. 허 간호사와 현 간호사는 “법조인들이 너무 똑똑해서” 일반인은 미처 생각지도 못한 논리를 편다고 했다. “똑같은 태아인데 배 속에서 죽으면 산재고, 나와서 아프면 산재가 아니다. 산재 인정받으려면 애가 죽었어야 한단 말인가.” 간호사들은 대법원에 다시 항소했지만 1년9개월째 재판은 멈춰 있다.

허자연씨의 아이는 2016년 심방 사이에 난 구멍을 막는 시술을 받았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아이를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선물로 줬다.

허자연씨의 아이는 2016년 심방 사이에 난 구멍을 막는 시술을 받았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아이를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선물로 줬다.

2018년 봄_ 아이는 다행히 끈질기게 목숨을 지켜냈지만, 허자연씨는 여전히 긴 터널 속에 있다.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아이는 운동신경이 좋지 않다. 늘 산소가 부족해 최근까지 겨울만 되면 입술과 손톱 등의 피부가 파래지는 청색증이 찾아왔다. 혼자 수천m 산꼭대기에 사는 셈이다. 계단이나 오르막길을 오르면 금세 숨이 턱에 차오른다. 심장뿐 아니라 다른 부위도 약하다. 면역력이 떨어져 환절기엔 밤새 기침하고 토하는 일이 잦다. 허씨는 밤마다 가습기와 제습기와 보일러를 껐다가 켜며 온도와 습도를 조절한다. 면역력이 약해 흉터나 멍이 생기면 2년은 사라지지 않는다.

치료비가 적지 않다. 허씨는 출생 직후 시술과 부대비용 등으로 1천만원 이상, 2년 전 심방 사이에 난 구멍을 막는 시술에 다시 수백만원을 썼다. 그 밖에 6개월~1년마다 검진비 20만~30만원이 든다. 이렇게 사용한 비용이 지금까지 최소 2천만~3천만원이다.

비용보다 더 큰 두려움은 앞으로 아이가 몇 차례 수술을 더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심방 주변 근육이 과도하게 커서 의사가 ‘아이스크림을 뜨듯이’ 근육을 들어내야 할 수도 있대요. 상상을 하면, 얼마나 이게…, 괴롭잖아요.” 허씨는 손을 떨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인공판막이나 뭘 만들어줘야 해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가슴을 가리키며) 여길 열어야 해요. 그 생각만 하면 못 견디겠어요.”

출산 이후 허씨의 삶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노력해서 들어간 첫 직장인 제주의료원을 그만둔 것이다. 인생에서 큰 결단이었다. 그는 어렵게 쌓은 경력과 자긍심과 월급을 다 “접었다”. 현재는 아이에게 이상이 생기면 금방 달려갈 수 있는 직장을 다니고 있다. 소아심장질환 담당의사가 제주에 없어, 급할 때 신경 쓸 게 많기 때문이다. 불안함에 허씨의 아이를 안 받겠다던 어린이집과 싸워야 했고, 학기마다 학교 선생님들의 걱정도 달래줘야 한다.

허씨처럼 직장 내 생식 독성 물질로 산업재해를 겪은 피해자 여성들은 경력단절을 겪기 쉽다. 선천성 장애아를 낳은 경우 육아 부담이 커지는데다, 다시 태어날 아이에게 또 피해가 갈지 모른다는 가족과 친지들의 우려 탓이다.

현은순씨도 수없이 경력단절 압박에 시달렸다. 딸의 질환이 간호사 업무와 관련 있다고 소문난 뒤 다시 임신을 하자 ‘일을 그만두라’는 주변의 목소리가 커졌다. 걱정해주는 건 고맙지만 그만둘 생각을 할 때마다 “나 자신이 뽑히는 느낌”이 들었다. 주변 눈치를 보느라 힘든 내색도 못한 채 더 씩씩하게 다니고 있다.

현씨는 산재 투쟁을 할 때도 딜레마에 빠진다. 자신이 겪은 열악한 환경을 이야기할수록 ‘산모가 아이 생각은 안 하고 왜 그런 환경에서 일을 했냐’는 화살이 날아오기 때문이다. 허씨와 현씨 외의 다른 피해자들은 언론에 피해를 호소하는 일조차 꺼린다. ‘왜 개인 문제를 밖에 떠들어 직장 이미지를 나쁘게 만드냐’며 비난하는 동료들도 있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제주의료원, 여성 산재 투쟁 최전선</font></font>

그래서 허씨는 이 재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산재라고 하면 공사장에서 팔다리 다친 사람만 생각하기 쉬운데, 우리 사례는 새로운 기준으로 산재를 보게 하는 사건이에요. 전체 간호사들의 작업 환경을 더 좋게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요.” 현씨는 “일찍 산재 인정이 됐다면 좀더 당당하게 직장을 다닐 수 있지 않았을까. 주변 눈치를 덜 보고 다른 피해자들도 ‘미투 운동’처럼 소리를 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제주의료원 사건은 여성 산재 투쟁의 최전선이다. 숱한 직장 내 생식 독성 노출 피해자들이 제주의료원 판결이 속행되길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font color="#C21A1A">'산재 보상 선진국 되는 길' 참조</font>). 상식에 안 맞는 법조문을 바꾸자는 목소리는 아직 국회 담을 넘지 못했고, ‘산재 말고 민사소송을 내라’는 하나 마나 한 소리는 피해자를 두 번 울린다. 여성들의 또 다른 ‘#미투’는 아직 시작조차 못했다.

제주=<font color="#008ABD">글 </font>변지민 기자 dr@hani.co.kr
<font color="#008ABD">사진 </font>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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