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출마 노리는 김현철씨… 한나라당과의 밀약설 나돌며 몸값 치솟아

한번 황태자는 영원한 황태자인가. YS정권의 국정을 농단하고, 탈세까지 저질렀던 김현철씨의 최근 행보를 이보다 적절히 표현할 말이 있을까.
그는 최근 영남권 재·보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 1월22일 YS와 경남 거제를 방문한 그는 “17대 총선에 출마하는 게 목표지만 그 이전이라도 출마 예상지역에 변화가 생긴다면 고려할 수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나라당의 공천 밀약설에 대해 “그쪽의 희망사항인지 모르겠다”며 제법 허세도 부렸다. 그가 노리는 곳은 올 8월 재·보선이 확정된 해운대·기장갑과 현재 선거법 위반 소송이 진행중인 마산합포 2곳.
그의 행동은 사회정의나 보편적 지역정서와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대의명분보다 눈앞에 이익을 중시하는 패거리 정치문화와 고질적인 지역주의는 오만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그의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것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행보 때문. 이 총재가 올 초 상도동을 방문한 뒤 양쪽에 화해기류가 흐르자 정치권 안팎에는 현철씨 공천 밀약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총재 측근들은 완강히 부인한다. 그러나 한나라당 한 소장 당직자는 “과거 현철씨와 함께 일했던 몇몇 인사들이 이 총재 주변에 포진해 여론을 떠보려고 의도적으로 그런 말을 흘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당직자는 “국정을 농단했고, 사실상 IMF 사태의 간접요인이었던 그의 재기를 돕는 것은 정치적 퇴행”이라 분개했다.그러나 황태자의 몸값은 당분간 더 뛸 것 같다. 당장 올 대선을 앞두고 이 총재뿐 아니라 온갖 정치세력들이 YS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벌인다.
지역감정도 퇴행이 벌어지는 든든한 토양이다. 사실 현철씨에게 면죄부를 발행한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다. 지난 99년 잔형집행 면제로 그를 사면, 2000년 8월15일 복권시켰기 때문. 명분은 동서화합. 그러나 YS의 반발과 영남의 반DJ정서를 고려했다는 것쯤은 비밀도 아니다. 선거 때마다 전두환 대통령의 동생 경환씨와 아들 재국씨의 출마설이 나돌고, 자민련이 이들의 영입을 추진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몰락한 황태자의 부활을 막는 것은 결국 국민의 힘뿐이다. 그러나 93년 6공 황태자 박철언씨는 뇌물수수로 구속된 상태에서 부인 현경자씨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보선에 당선됐다. 많은 비리 정치인들이 그래왔듯 “정치보복”을 주장했고, 지역 유권자는 그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 확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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