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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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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모빌리쿠스의 정치 실험

디지털 사용자라면 누구나, 일상의 의제부터 정부 정책 찬반 투표까지… 온라인 기반 직접민주주의 지향하는 루미오는 정치를 바꿀 수 있을까
등록 2015-12-08 09:21 수정 2020-05-02 19:28
일러스트레이션/ 장광석

일러스트레이션/ 장광석

2011년 9월, 미국 뉴욕 맨해튼 주코티 공원에서 시작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는 전세계로 번졌다.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벤저민 나이트(32)도 당시 웰링턴에서 뉴질랜드의 경제·사회 불평등과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등을 비판하며 거리로 나온 시민의 무리에 섞여 있었다.

‘웰링턴 점거 시위’(Occupy Movement)의 상징은 합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둘러앉아 여는 총회였다. 10월15일에도 큰 총회가 있었다. 150여 명이 잔디 광장에 둘러앉았다. 그날은 어떤 방향으로 시위를 이어나갈지 논의했다. 여러 의견이 다투어 제시됐다. ‘증권시장을 덮치자’ ‘뉴질랜드 국가중앙은행으로 가자’ 등 상징적 장소로 가서 강력한 투쟁을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그때 6살 소녀가 말했다. “우리 시위하지 말고, 행진해요.”

분위기가 전환됐다. “와!” “좋은데?” 여기저기서 동의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악기가 연주됐고, 2천여 명의 다양한 사람들이 평화롭고 즐겁게 행진했다. 2011년 10월15일의 행진은 ‘웰링턴 점거 시위’의 여러 행동 가운데 가장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6살 소녀가 ‘집단적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했고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은 소녀의 제안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정말 아름다운 날이었어요.” 벤저민 나이트가 말했다.

“우리 그냥 행진해요” 소녀의 제안

12월3일 오전, 벤저민 나이트를 서울 성동구에 있는 ‘코워킹(co-working) 스페이스’(협업 공간) 카우앤독에서 만났다. 뉴질랜드 웰링턴 점거 시위에 참여했던 수줍은 소년 같은 외모의 청년은 그 경험을 토대로 집단적 의사결정을 돕는 소프트웨어 ‘루미오’(Loomio)의 설립자가 됐다.

루미오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다. 프로그램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코드를 모두 공개·배포해 누구나 이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사용하거나 적절하게 변형해 사용할 수 있다. 나이트는 온라인에 기반한 풀뿌리 시민정치 연구소 ‘와글’(WAGL)이 기획한 ‘디지털 기반 직접 민주주의를 모색하는 포럼·캠프: 듣도 보도 못한 정치’에 참여하기 위해 하루 전 루미오 동료들과 함께 뉴질랜드에서 서울로 날아왔다.

루미오의 사용법과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모바일에서 실행되는 루미오 이미지. 루미오 블로그

모바일에서 실행되는 루미오 이미지. 루미오 블로그

1. 토론하고 싶은 주제가 있으면 의제를 만든다. 누구든 할 수 있다. ‘국정교과서 반대 서명을 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건 어떨까요?’ ‘공동사무실에 자전거 주차난이 심각합니다. 어떻게 해결할까요?’ ‘올해 송년회는 어디서 할까요?’ 등 뭐든 가능하다.

2. 이 주제에 대해서 함께 토론하고 싶은 사람들을 가입시킨다.

3. 참가자 혹은 구성원들은 다양한 의견을 이야기한다.

4. 투표한다. 구성원들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읽고 자신의 의견도 쓰면서 찬성·반대·유보·차단 네 가지 항목으로 투표할 수 있다. 설정된 토론·투표 기간 안에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토론에 참여하면서 생각이 바뀔 경우 자신의 선택을 바꿀 수도 있다.

루미오에 대해 와글의 이진순 대표는 “투표 기간까지는 토론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다듬어가며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는 점이 루미오의 매우 특별한 점”이라고 말했다. 토론을 통해 더 나은 방향의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하는 ‘숙의 민주주의’의 이상을 구현했다는 얘기다.

벤저민 나이트와 ‘웰링턴 점거 시위’에서 만난 리처드 바틀릿 등 동료들이 ‘함께 토론을 거쳐 의사를 결정하는 방법’을 고민한 이유는 간단했다.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100여 명이 참석한 2011년의 웰링턴 총회에서 의사결정이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주제는 몇 날 며칠이 걸려도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때때로 참가자 전체로부터 의견을 듣지 못한 채 몇몇 그룹에 의해 극단적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몇 명의 목소리가 대화 전체를 장악하는 일도 벌어졌다. ‘민주주의’가 보장하는 절차적 제도인 선거를 통해 뽑은 권력이 정작 권력을 위임한 시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고 정책을 결정하는 일이 정치에서는 물론 시위 현장에서도, 회사에서도, 일상에서도 비슷하게 벌어졌다.

“집 안에서도 정치 참여 가능”
온라인을 통한 ‘집단 의사결정’을 돕는 소프트웨어 ‘루미오’를 만든 벤저민 나이트. 김진수 기자

온라인을 통한 ‘집단 의사결정’을 돕는 소프트웨어 ‘루미오’를 만든 벤저민 나이트. 김진수 기자

이 고민은 나이트가 공부를 그만두기 전까지 오랫동안 축적돼온 것이기도 했다. 그는 뉴질랜드에서 심리학과 인류학으로 학부를 마치고 인지과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스코틀랜드에서 수학한 박사과정에서는 진화심리학을 공부했다. 인지과학을 통해 신경망의 연결을 공부하다가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과 사람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고, 진화심리학으로 관심이 이어졌다.

“인간은 유일하게 지식을 축적하는 동물입니다. 컵 하나를 만들 때도 조상들이 해온 시행착오를 뇌 속에 저장하고 있죠.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유일한 종입니다.” 나이트는 궁금했다. “그런데 왜 그 집단지성이 인류가 오랜 기간 구축해온 정치제도, 시스템에서는 구현되지 않는 건지, 그게 늘 제가 해결하고 싶은 딜레마였어요.”

나이트는 해답의 실마리를 ‘웰링턴 점거 시위’에서 찾았다. 해답의 실체는 온라인이라는 디지털 기술에서 찾았다. “온라인에서는 모든 사람이 동시에 이야기해도 그 목소리를 다 들을(볼) 수 있죠. 또 모두가 같은 장소와 같은 시간에 함께 있지 않아도 의견을 교환할 수 있어요.” 인터넷이 처음 도입될 때부터 귀가 아프게 들었던 ‘유비쿼터스’의 장점이 실생활에서, 또 정책이나 의사를 결정하는 정치적 영역에서 구현될 수 있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나이트는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함께 2011년 겨울 뉴질랜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지원 사회적 기업인 엔스파이럴(Enspiral)을 찾아갔다. 엔스파이럴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루미오의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기술적으로도 구현했다. 2012년 1월 베타버전을 만들었다. 이걸 대중에 공개한 게 2013년 8월이다.

뉴질랜드의 여러 시민단체와 여행사 등 기업들이 이를 활용했다. 웰링턴 시의회도 ‘주류 제한 정책’을 개정할 때 루미오를 활용했다. 웰링턴 시의회는 술집 주인, 학생, 주거권 시민단체, 주류 업체, 응급서비스센터, 청소년, 금주캠페인 운동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토론하는 장을 루미오에서 열었다. 토론이 진행되면서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할 때는 시의회 공무원이 정보를 제공해 질적 토론이 가능했다.

자이메 디어버그 웰링턴 시의회 직원은 “루미오의 독특한 점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진지하면서 건설적으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이다. 루미오는 아주 다양한 생각들을 끌어내는 강점이 있고, 그것이 공동체의 발전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웰링턴 시민인 린지 페라리도 말했다. “루미오를 통하면 10분 만에 나에게 중요한 문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집 안에서, 원하는 때 언제든.”

베타버전으로 정부 정책 수정해

루미오는 뉴질랜드를 넘어 세계 곳곳의 ‘의사결정’과 ‘직접행동’에 사용되고 있다. 루미오가 해외에서 가장 먼저 쓰인 곳은 헝가리였다. 대중에 공개하기도 전인 2012년 2월, 베타버전으로 구성원들끼리 시험 사용하며 개발 작업을 진행하던 때 헝가리 대학생 활동가에게서 연락이 왔다.

헝가리 학생들은 정부가 예정된 교육예산을 삭감하려고 해서 학생들이 이에 대응할 예정인데, 그 과정에서 루미오를 사용하고 싶다고 했다. 벤저민 나이트는 “개발 중인 상태에서 수용하면 안 되는 요청이었지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아직 실험 중인 루미오를 사용하게 했다”고 말했다.

헝가리 대학생들은 매우 빠르게 움직였다. 며칠 만에 영어를 헝가리어로 모두 번역해 교육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교육예산 삭감 반대 저항운동’의 방향과 방법 등을 토론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루미오를 사용했다.

헝가리 대학생들이 사용한 다음날, 이들을 지지하는 교사·교수 그룹이 루미오를 사용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또 해왔다. 그들에게도 “그러면 안 되지만 가입하게 했다”. 이후 몇 주 동안 수백 명의 헝가리 대학생, 고등학생, 교사, 교수들이 함께 온라인상에 모여 ‘교육예산 삭감 반대운동’의 방향·전략·원칙 등을 ‘민주적으로’ 결정했다. 결국 헝가리 정부는 교육예산 삭감을 철회했다.

지난해에는 중국과의 서비스무역 협정 발효에 반대해 해바라기를 들고 검은색 옷을 입고 시위를 하는 대만 학생들이 루미오를 통해 집단적으로 의사를 결정했다. 그리스의 직접민주주의동맹(The Alliance for Direct Democracy)도 루미오를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에 기반해 직접 민주주의를 실천하려는 정치연대체다. 그리스 13개 지역에 461개 그룹을 두고 있다. 이들 단체의 대표들은 연대체 차원의 결정을 위해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다. 루미오를 이용해 모든 그룹의 구성원이 직접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2015년 4월 현재까지 8만여 명의 사용자가 루미오에서 1만8천여 개 의제 그룹을 만들어 2만6천여 건의 의사결정을 했다. 일상적인 정치적 행동에서부터 정책 결정에까지 의견을 낼 권리를 직접 행사한 것이다.

시민의 대리인, ‘아바타’ 정치인의 등장

루미오 같은 디지털 도구들로 인해 실제 정치 지도자가 바뀌기도 했다. 루미오 트래픽이 가장 많이 유입되는 곳은 스페인이다. 2014년에는 전체 트래픽의 60%가 스페인에서 비롯했다. 스페인은 지금 신생 온라인 기반 정당 포데모스 등의 약진으로 정치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풀뿌리 정치 조직이 의사결정을 하면서 루미오 같은 각종 디지털 도구들을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지난 5월 치러진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바르셀로나 시장에 당선된 여성 아다 콜라우는 ‘바르셀로나 엔 코뮨’이라는 신생 풀뿌리 정치연대체의 후보였다. 마드리드 시장에 당선된 마누엘라 카르메나도 시민 정당인 ‘아호라 마드리드’가 내놓은 후보였다. 마드리드 시의회 선거에선 온라인 기반 좌파 정당인 포데모스가 전체 57석 가운데 20석을 차지해 21석을 차지한 제1당 국민당을 바짝 뒤쫓았다. 포데모스는 창당 두 달 만인 지난해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8%로 유럽의회 의원 5명을 배출하기도 했다.

포데모스 혹은 ‘바르셀로나 엔 코뮨’ 같은 신생 정당은 어떻게 사람들의 지지와 신뢰를 얻게 됐을까. 아다 콜라우 바르셀로나 시장의 경우 자칭 타칭 철저한 ‘아바타’다. 그의 공약은 ‘데모크라시 OS’라는 아르헨티나 젊은이가 만든 의사결정 플랫폼을 통해 아래로부터 수렴돼 투표를 거쳐 만들어졌다. 콜라우는 그 공약으로 선거에 임했다.

당선 뒤에도 그는 아래로부터 함께 만든 ‘윤리 규정’에 따라 시장 직무를 수행한다. 윤리 규정은 ‘공약을 정당한 이유 없이 지키지 못하면 견책이나 파면을 받아들여라’ ‘업무상 누구와 만나 무엇을 했는지 일정과 회의록을 공개하라’ 등이다. 이에 따라 모든 일정과 만나는 사람을 블로그를 통해 공개하고, 관용차를 없애고 월급의 상한액도 월 2200유로(약 289만원)로 정했다.

이진순 와글 대표는 “아다 콜라우 스스로 자신을 ‘대리인’으로 생각하지 ‘플레이어’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 지금 시대정신에 맞는 정치인의 모델이다.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아 정치인이 권력을 행사하는 데 이제 실시간으로 시민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런 기술이 구현됐는데 그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다”라고 말했다.

스페인에서 포데모스 등 온라인 기반 좌파 정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온 ‘라보데모’(Labodemo)의 설립자 야고 아바티는 “포데모스 등 온라인 기반 정당은 ‘아고라 보팅’(Agora Voting) 등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당 집행부를 뽑았고 유럽의회 의원 후보를 뽑을 때도 아고라 보팅을 사용했다. 정책 결정 역시 루미오나 ‘데모크라시 OS’ 같은 도구를 이용해 당원 모두의 의사를 반영한다. ‘국민이 직접 주권자가 된다’는 책 속에 나오는 원리를 현실화해 시민들의 사랑과 지지와 신뢰를 급격하게 얻었다”고 말했다.

모두가 참여하는 ‘책 속’의 민주주의

아르헨티나에서 정치인들의 정책에 대한 시민의 의견을 직접 표출하기 위해 만들어진 또 다른 의사결정 플랫폼 ‘데모크라시 OS’의 설립자 피아 만치니는 테드(TED) 동영상 연설에서 말했다. “우리는 지금 21세기에 19세기에 만들어진 제도에 맞추려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19세기의 제도는 15세기에 만들어진 인쇄술에 기반한 것입니다.”

마르틴 루터가 인쇄기 발명에 힘입어 종교개혁을 할 때의 기술 수준에 의거해 만들어진 정치제도에 따라 지금의 정치 참여는 몇 년에 한 번 투표하는 데 그치고 있다.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건 선거 때뿐이다. ‘데모크라시 OS’, 루미오 등 디지털 도구를 만든 정보기술(IT) 운동가들은 말한다. “이제 위임했던 권리를 가져올 때가 됐다. 그것이 가능하다.”

‘와글’이  뭐야


기술이  담고  있는  시대정신을  보라


“여기 두 사람이 있어요. 한 명은 스펙도 좋고 부자인데 약한 사람을 때립니다. 다른 한 명은 스펙 좋고 말 잘하고 인물은 변변치 않지만 왕년에 한가락 하던 사람이에요. 그런데 주변 사람을 등쳐먹어요. 여러분은 배우자로 누구를 선택할 건가요?”
12월2일 저녁 8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은행권창업청년재단에서 열린 ‘오픈소스 정치의 개막: 99%의 지혜+1%의 상상’ 포럼(사진)에서 이진순 와글 대표가 객석에 물었다. 이 포럼은 지난 8월 문을 연 ‘와글’이 처음 기획한 행사다.
와글은 뭐하는 곳일까. 온라인에 기반한 풀뿌리 시민정치 연구·지원 벤처. 이 복잡다단한 정체를 그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으로 풀어보자면, ‘최악’과 ‘차악’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당해온 그동안의 정치를 바꾸려고 세워진 정치 연구소다. 와글은 그 출구 전략을 디지털 기술에서 찾는다. 문제의식은 이렇다. 기술이 바뀌었으니 그에 걸맞게 정치제도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1:1 커뮤니케이션이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시대가 됐습니다. 15세기 인쇄술의 발명이 지식의 보편화·대중화를 이뤘듯이, 21세기 디지털 기술은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만들 수 있는 시대정신을 담고 있어요.” 그에 따라 정치권력과 시민의 관계도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로 바뀌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와글(WAGL)은 ‘We-All-Govern Lab’의 줄임말이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각종 디지털 툴 등을 이용해 집단적으로 토론하고 수평적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일상의 정치 민주주의, 시민의 일상적이고 쉬운 법안 발의, 정치인에 대한 검증과 직접 소통, 풀뿌리집단이 실제 정치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 등을 고민하고 해법을 찾으려 한다. 스페인의 온라인 기반 정당 포데모스의 정보기술(IT) 전략 싱크탱크 역할을 해온 ‘라보데모’를 한국에서도 실험해보려는 것이다.
이진순 대표는 ‘온라인 실험을 많이 해봤는데 별 볼일 없더라’는 프레임을 경계한다.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실험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정치인들이 말하는 페이스북을 통한 소통과 참여는 ‘내가 오늘 어디 갔고, 내가 누구 만났고’ 자랑하는 일일 뿐이에요. 한국의 ‘온라인 실험’은 정말 시민에게 권력을 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어떻게 온라인을 통해 진짜 권력을 시민에게 내줄지, 그 전략을 세우는 일을 와글이 시작할 겁니다.”
김진수 기자

김진수 기자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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