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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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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비정규직 A씨

1회 평생, 비정규직 가족-2015년 대한민국 비정규직 노동자 1070명 심층 실태조사… 비정규직 A씨는 43.4살의 남성, 평균 가족 3.21명, 월 185만원, 소득 있는 가족 구성원 79.9%는 비정규직
등록 2015-03-14 04:35 수정 2020-05-03 00:54
비정규직은 차별받는다.
비정규직은 가난하다.
비정규직은 불안정하다.

‘비정규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머릿속을 스치는 어떤 공통의 이미지들이 있다. 하늘로 올라가 고공농성하는 비정규직, 오체투지하며 땅바닥을 기어가는 비정규직, 텔레비전 화면이나 신문 기사 몇 줄을 통해 소개되는 안타까운 사연의 비정규직들. 그들을 보면서 우리는 이미 비정규직의 삶을 충분히 들여다봤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서 비정규직이 얼마나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인지도 충분히 논의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맞다.
그런데 그걸로 충분한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데도 왜 비정규직들은 여전히 추운 거리를 떠돌며 농성하고, 내 목소리를 제발 한번 들어달라며 삭발하거나 단식하거나 심지어 목숨을 끊고 있는 걸까?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어쩌면 착각하고 있는 그들은 누구인가?
은 2015년을 사는 한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에 다가섰다. 그동안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나 노동패널 조사 등을 통해 ‘숫자’로만 이야기됐던 비정규직의 실태를 직접 다시 확인해보기로 했다. 그들의 삶은 지난 20여 년간 거센 격랑을 거쳐온 한국 노동시장의 과거와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를 비롯한 노동 연구자들, 비정규 노동운동가들의 도움을 받아, 지난 2월 비정규직 1070명의 삶에 관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자신의 노동생애사를 이야기할 수 있는 비정규직 수십 명을 별도로 심층면접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여러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설문 통계를 심층·교차 분석해줬다.
이 창간 21주년을 맞이했다. 21주년 창간기념호인 1052호를 준비하면서 지금까지 21년간 만들었던 1051권 가운데 ‘비정규직’이라는 단어가 표지에 직접 등장한 건 ‘제3의 계급, 비정규직’(제408호)이 유일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 기자들이 직접 비정규직으로 일한 체험을 담은 2009년 ‘노동 OTL’ 4번의 시리즈와 하청노동자 15명의 죽음을 다룬 ‘여수산단 비계반 15명의 삶과 죽음’(제956호) 등 몇 편의 기사마저 없었더라면, 이 비정규직과 불안정 노동 문제에 너무 무관심했다고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을 뻔했다.
“프레카리아트는 희생자가 아니고 악한이나 영웅이 아니다. 그저 우리 가운데 많이 있는 그런 사람이다.”(가이 스탠딩, ) 프레카리아트는 ‘불안정한’(Precario)과 ‘노동계급’(Proletariat)을 합성해 만든 신조어로, 파견·용역·하청·아르바이트 등 불안정 노동에 종사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앞으로 비정규직 혹은 프레카리아트라고 불리는 그들이 누구인지, 그들의 삶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세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반성과 다짐을 담은 이 기획기사는 우리 바로 옆에 있는 그 사람의 이야기다. _편집자

이정훈(35)씨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노동자다.

그의 직업은 인터넷 설치·수리 기사다. 1998년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했으니, 이쪽 업계에선 15년 넘게 잔뼈가 굵었다. 집에는 꼬박꼬박 월 200만~300만원을 가져다줬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아파트에서 서울 구로의 직장까지는 출퇴근 시간만 2시간 넘게 걸렸다. 기름값이 한 달에 70만원씩 나왔다.

건설업은 비정규직이 많은, 대표적인 불안정 노동시장이다. 건설노동자들이 교각을 짓고 있다. 박승화 기자

건설업은 비정규직이 많은, 대표적인 불안정 노동시장이다. 건설노동자들이 교각을 짓고 있다. 박승화 기자

신분 두 개, 평범한 노동자

퇴근이 항상 늦었지만, 장난꾸러기 두 아들 녀석의 쌔근쌔근 잠든 얼굴이라도 보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큰아들은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이 됐다. 지난 3월 초 만 24개월이 된 작은아들은 요즘 말을 배우느라 재롱이 한창이다. 주말도 없이 한 달에 한 번만 쉬면서 ‘빡세게’ 일해야 하는 것만 빼면 행복했다.

그러나 그의 삶을 한 꺼풀 더 벗겨보면, ‘평범한’ 노동자라고 부를 수 없다. 그는 LG유플러스 구로센터에서 일한다. 하지만 노동자라고 부르기에도, 노동자가 아니라고 하기에도 애매모호하다. 구로센터를 운영하는 협력업체에선 그를 ‘프리랜서’라고 부른다. 그는 회사와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다. 처음 1년은 회사가 고용보험, 의료보험 등 4대 보험료를 내줬다. 그런데 지난해 협력업체 사장이 바뀌면서 4대 보험을 내줄 수 없다고 태도가 돌변했다.

그는 월급을 2명의 서로 다른 사업자한테서 받는다. 구로센터 사장 명의로는 기본급 130만원이 매달 통장으로 들어온다. 다른 사업자 명의로는 건당 수수료가 지급된다. 그때 그의 신분은 근로자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하도급을 받은 개인사업자 및 사업소득자가 된다. 이른바 ‘소사장’으로 불리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다.

그는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인터넷 설치 업무의 특성상 곡예하듯 지붕이나 전신주에 올라가는 일이 많아 사고 위험이 높지만 다쳐도 산업재해로 인정받지 못한다. 친한 동료 하나는 지붕 위에서 인터넷 설치 선을 잘못 던졌다가 담벼락이 무너지는 바람에 불구가 됐다. 또 다른 친구는 감전사고를 당했다. 병원 신세를 오래 졌지만 회사에선 치료비 한 푼 받지 못했고, 당장 돈이 급해 다시 일에 나섰다가 허리병이 도졌다. 이씨는 아내에게 말했다. “나도 내일 지붕에서 떨어지면 산재 처리 못 받을 거야. 내가 노동자라는 걸 인정받아야겠어.” 그가 노동조합에 가입한 이유다.

이씨처럼 자신을 고용한 사장이 누구인지, 또 함께 일하는 직원이 얼마나 되는지, 자신의 고용형태가 무엇인지 등이 불명확한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전통적 의미의 노동자가 아니다. 이들을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다. 비전형 근로자, 특수고용직, 하청 노동자, 간접고용 노동자, 프레카리아트, 프리랜서 등등. 직업으로 보자면 인터넷 설치·수리 기사, 전자제품 AS기사, 퀵서비스 배달기사, 보험설계사, 골프장 경기보조원, 학습지 교사, 제조업 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전체 노동자의 절반 이상, 1천만 명 육박

은 이씨와 같은 비정규직(프레카리아트) 노동자들의 실태를 조사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부 추산 607만 명(2014년 8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이다. 전체 노동자의 32.4%에 해당하는 규모다. 노동계에서는 정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내하청, 특수고용직 등을 포함한 비정규직 규모가 1천만 명에 육박해 전체 노동자의 50%를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2014년 11월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그는 월급을 2명의 서로 다른 사업자한테서 받는다. 구로센터 사장 명의로는 기본급 급여가 매달 통장으로 들어온다. 다른 사업자 명의로는 건당 수수료가 지급된다. 그때 그의 신분은 근로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 및 사업소득자가 된다.

노동계 기준 1천만 비정규직 가운데 최소 1천 명을 실태조사 대상으로 삼고자 했다. 실태조사를 위한 설문조사 문항은 정부가 해마다 조사하는 ‘한국복지패널’과 ‘노동패널’ 설문지를 뼈대 삼아 45개 항목으로 재구성했다. 비정규직의 학력, 가족 구성, 주거형태, 소득·자산, 노동시장 이동 경로, 부모와 자녀의 직업과 학력 등을 물었다. 설문 작성에는 노동경제학과 노동사회학 연구자들(32쪽 ‘설문에 도움 주신 분들’ 참조)이 도움을 줬다.

지난 2월15일부터 2주에 걸쳐 인턴기자들과 함께 비정규직이 있는 몇몇 농성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직접 방문할 수 없는 곳은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설립돼 있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노조 간부들에게 설문 취지와 응답 방식을 설명한 뒤 설문지 수거를 부탁했다. 면접조사와 밴드·카카오톡·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온라인 조사가 병행됐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비정규노동센터 등의 네트워크를 동원해 30여 곳의 비정규직 노동조합 또는 단체가 설문에 참여해줬다. 그 결과 1070명의 비정규직 노동생애가 자료로 쌓였다. 설문 응답자 가운데 심층취재가 필요한 대상과는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노동생애사를 자세히 물어봤다.

1070명은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임의 추출된 표본이라 연구자료로서는 한계가 있다. 노조로 조직된 비정규직들이 대상이다보니 특정 업종이나 성별, 고용형태가 무작위 추출 방식보다는 과다 대표됐을 수 있다. 또 오랫동안 파업을 해온 노조들이 있어 빈곤 경험 등이 비정규직 일반보다 더 도드라지게 드러났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2015년 비정규직의 현실을 가장 생생하게, 민낯 그대로 드러내는 실태조사 자료인 것만은 분명하다.

노동 통계 분석 전문가인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설문 응답자료를 분석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단순 통계뿐만 아니라, 학력·임금·성별·고용형태 등의 변수가 비정규직의 노동생애나 소득에 어떤 영향을 얼마큼 미치는지를 교차 분석했다. 비정규직의 노동시장 이동 경로도 꼼꼼하게 따져봤다. 파견·용역, 사내하청 등 더 열악한 간접고용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능성, 임금 결정 요인 등에 대해서는 로짓분석과 회귀분석 모형을 적용해 더 깊이 들여다봤다.

사내하청이 225만원, 시간제 100만원

그 뒤 실태조사에 참여한 1070명의 응답 내용을 종합해 ‘비정규직 A씨가 누구인가’(표1 참조)를 그려봤다. 우리 옆에 있는 평균적인 비정규직의 모습이 아마 이럴 것이다.

비정규직 A씨는 43.4살의 남성이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를 보면, 비정규직에서 여성(53.5%)이 차지하는 비중이 남성(46.5%)보다 높게 나타나지만 이번 조사에선 남성(64.9%) 비중이 여성(35.1%)보다 높았다.) A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평균 4.9곳의 일자리를 거쳐온 곳으로 나타났다. 이 중 3.8곳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했다.

A씨는 평균 3.21명의 가족과 함께 산다. 그러나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비중(11.2%)도 꽤 높았다. A씨가 받는 급여는 평균 월 185만원 수준이다. 소득을 연령대별로 좀더 들여다보면 30대가 월 198만원으로 소득수준이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이 월 139만원으로 고령자일수록 소득이 낮아져 노인 빈곤 문제와 맞닿아 있었다. 고용형태별로는 사내하청이 225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시간제 노동자가 10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2014년 8월 통계청 경활 부가조사의 비정규직 평균임금은 월 144만원이다. 이번 설문응답에서 임금수준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은 상대적으로 임금을 많이 받는 300명 이상 대기업 사내하청(225만원)과 특수고용직(214만원)이 포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계청 조사에서 사내하청은 정규직으로, 특수고용직은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맞벌이 가구 등 가족들의 소득을 합치면, 가구소득은 월 301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5년 3인 가구 기준 최저생계비(135만9688원)를 넘는 수준이지만, 도시 근로자가구(가구원 수 3.31명 기준)의 월평균 근로소득(409만4277만원)에는 크게 못 미친다. 가족이 함께 번 돈을 합쳐도 ‘2014년 한국복지패널조사’에서 일반 가계지출 평균으로 조사된 328만원 지출을 메우기에도 부족한 셈이다. 또 가족이 많다고 해서 A씨의 임금이 늘어나진 않았다. 맞벌이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더구나 소득 있는 가족 구성원의 79.9%는 비정규직으로 조사됐다(34~38쪽 참조).

A씨는 23평짜리 집에서 살고 있었다. 자가 보유 주택가격과 전세보증금 등을 평균하면, 부동산 자산은 평균 1억2445만원이었다. 국토교통부가 2015년 서울 기준 ‘중위 전셋값’이라고 제시한 2억4300만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A씨 가족이 갚아야 할 빚은 평균 5498만원이었다. ‘2014년 한국복지패널조사’에서 집계한 가구당 평균 부채(4485만원)를 1천만원 이상 웃도는 액수다. 자가 주택을 보유한 경우에는 빚이 평균 6598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가족 중에 신용불량자 있다 29.6%

A씨가 일하는 업종은 통신서비스직(응답자의 21.2%)이다. 최근 비정규직 투쟁을 대표하는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씨앤앰, 삼성전자서비스 비정규직들의 응답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학교 비정규직’으로 일컫는 교육서비스업(17.9%), 자동차·조선 등 제조업(9.3%)이 그 뒤를 이었다. ‘기타’가 39.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대학 청소노동자가 150여 명 넘게 설문에 참여해서다.

A씨는 파견·용역 노동자(응답자의 32.7%)다. 사내하청(17.3%), 특수고용직 또는 호출근로자(7.9%) 등 원청업체 또는 고용주와 직접 근로계약을 맺지 않은 간접고용 노동자의 비중이 57.9%에 이르렀다. ‘학교 비정규직’ 대다수는 무기계약직(14.5%)으로 나타났고, 기간제(24.7%)·시간제(2.9%) 등을 합친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응답자의 42.1%를 차지했다.

특히 이번 실태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비정규직의 ‘빈곤 경험’이다. 은 빈곤 경험을 가늠할 수 있는 7개 항목을 물었다. 2014년 기준으로 돈이 없어 끼니를 거르거나, 두 달 이상 집세가 밀렸거나, 공과금을 기한 내에 납부하지 못한 적이 있는지 등을 묻는 질문이었다(표3 참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해마다 진행하는 ‘복지패널조사’의 빈곤 경험과 거의 비슷한 질문 항목을 물었는데, 7개 항목 모두 ‘없다’고 응답한 비중이 38.6%밖에 되지 않았다.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은 최소한 1개 이상의 ‘빈곤 경험’을 해봤다는 뜻이다. ‘돈이 없어 공과금을 기한 내에 납부하지 못한 적이 있다’(38.5%)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가족 중에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이 있다’(29.6%), ‘돈이 없어 자녀 교육비를 한 달 이상 주지 못한 적이 있다’(21.9%), ‘돈이 없어 본인이나 가족이 병원에 갈 수 없었던 적이 있다’(20.4%) 순서로 응답률이 높았다.

비정규직들이 부닥친 빈곤 상태는 우리가 막연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2014년 한국복지패널조사’의 빈곤 경험 응답률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이 조사에서 ‘돈이 없어 공과금을 기한 내에 납부하지 못한 적이 있다’는 응답률은 4.06%에 불과했다. 또 ‘가족 중에 신용불량자가 된 사람이 있다’는 응답도 4.14%에 불과했다. 저소득층 가구만 한정해서 따져봐도 응답률은 6.61%였다. 과 복지패널조사의 설문 항목은 정확히 5개 항목이 겹치는데, 적게는 5배에서 많게는 20배 이상 비정규직 응답자들의 ‘빈곤 경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비정규직들의 ‘빈곤 경험’에 영향을 미친 변수는 다음과 같다. 학력이 낮을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1인 가구일수록, 임금이 낮을수록, 부채가 많을수록 빈곤 경험이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특히 임금이 매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표5 참조). 회귀분석 결과, 임금이 높으면 확실히 빈곤 경험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비정규직의 문제는 고용불안과 저임금의 문제가 동시에 중첩돼 빈곤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삶을 바꿔놓은 3월에 주목하라

때마침 여야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최저임금 인상’을 외치고 나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 3월4일 “최저임금 인상폭을 지난해의 7%대 이상으로 빠르게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저임금 노동자들의 열악한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임금이 올라야 내수가 산다’며 경기회복 쪽에 무게가 실린다. 그럼에도 최저임금 인상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나아지게 할 하나의 수단인 것만은 분명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최저임금 수준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정할 게 아니라, 통상임금의 50%나 정액급여의 50%로 못박자는 입법안을 내놓은 상태다.

박근혜 대통령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 ‘노동시장 이중 구조’ 개편 방안을 논의하는 노사정위원회에 ‘3월 대타협’을 주문한 바 있다. 최저임금과 노동시장 개혁. 비정규직 A씨의 삶을 바꿔놓을 3월의 폭풍이 점점 몰아쳐온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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