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바꿔보자. 학교에서 8시간, 학원에서 6시간, 다시 집에서 과외 2시간으로 하루를 지새우는 내 아이는 과연 행복할까. 학원에서 대량으로 일러주는 지식만을 풀어내는 데 바쁜 아이들은 정말 학습 능력이 향상되는 걸까. 아이의 행복한 삶과 아이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학습 능력의 증진을 동시에 고민하며 ‘학원으로부터의 자유’를 선언한 부모와 아이들이 있다. 이들은 더 많은 학부모들의 참여로 ‘죄수의 딜레마’를 끝장내길 원한다. 편집자
가구 월평균 소득이 580여만원인 이아무개(38·서울 서초구 방배동)씨. 그의 둘째딸은 한 달에 130만원 하는 영어유치원에 다닌다. 큰아들 영어학원비에도 20여만원을 쓴다. 검도·피아노 등 취미 관련 학원까지 더하면 두 아이의 사교육 비용으로 월 200여만원이 들어간다. 가구소득의 34%가 아이들 사교육비다. 어디 이씨만의 일일까.
‘명문 학원’일수록 숙제가 많다20조9천억원. 지난 한 해 한국의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쏟아부은 돈이다. 2월27일 통계청이 발표한 ‘사교육비 실태조사’를 보면, 사교육비는 지난해보다 4.3% 늘어났다. 지난해 4/4분기 전국 가구 실질소득은 2007년 대비 2.1% 감소했다. 소득은 줄었는데도 사교육 시장은 여전히 호황이다.
부모들은 왜 사교육을 할까? 통계청 자료를 보면, 학부모들은 사교육을 시키는 원인으로 선행학습(59.9%)과 학교 수업 보충(52.3%)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밖에도 불안 심리(33.1%), 진학 준비(32%) 등이 사교육의 이유였다. 맞벌이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아이를 학원에 맡겨야 하는 경우, 즉 보육 목적은 3%에 불과했다. 결국 내 아이가 ‘더 좋은 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남보다 더 실력을 갖추게 하고 싶다는 ‘욕망’이 사교육 시장의 자양분이다.
학원들은 진작에 이 사실을 알아차렸다. 한국 사교육 시장의 ‘수요’는 실제적인 학습 능력의 향상 여부가 아니라 부모들의 허구적 욕망의 크기에 비례한다. 학원은 아이들의 실력을 높이는 방법보다 부모의 욕망에 호소하는 기법을 정교하게 발전시켰다. 학원이 아이와 그 부모를 속이고 있다는 뜻이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둔 금아무개(41)씨는 이른바 ‘잘나가는 학원’으로 통하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ㅈ학원에 아이를 보냈다가 혀를 내둘렀다. 특목고 대비 학원인 ㅈ학원은 영어 교육을 잘하는 곳으로 소문이 나 있다. 그런데 밤을 지새우며 학원 숙제에 매달려도 아이는 그걸 끝내지 못했다. 어려운 것은 둘째 치고 숙제 분량이 ‘가공할’ 수준이었다. 금씨는 “우리 아이가 머리가 뛰어난 건 아니지만 불성실한 편은 아닌데, 정말 밤을 꼬박 새워도 감당하지 못할 분량과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아이를 혹사시키는 것 같아 학원을 그만두게 했지만, 학원에서 계속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님, 그걸 견뎌야 합니다.”
부모의 공포를 자극하는 것은 학원 수요를 창출하는 핵심 고리다. 어린이영어 전문학원에서 10년간 강사 생활을 하다 업계를 떠난 김채현(42)씨는 “그게 ㅈ학원을 비롯한 학원들의 수법”이라고 말했다. 많은 숙제를 떠맡겨 아이들이 계속 책상 앞에 앉아 있도록만 하면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만족하기 때문에 이른바 ‘명문 학원’일수록 더 많은 숙제를 내준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학습 능력이 향상될까? 내 아이는 공부를 더 잘하게 되는 걸까?
‘선행학습-많은 과제-잦은 시험’의 6시간김씨는 “부모들의 생각과 달리 과도한 숙제는 아이들의 실력 향상과 반비례한다”고 말했다. 숙제가 많을수록 그리고 어려울수록 아이는 부모에게 도움을 청한다. ‘밤새워가며’ 공부한다 해도 대부분은 부모의 조언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밤새우는 일 자체가 자발적이지도 않다. 결국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은 퇴화한다. ‘자기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에게 학원 숙제는 다시 압박이 되고, 이젠 숙제를 위해 또 다른 사교육이 등장한다. 김씨는 “숙제 등 학원 커리큘럼을 따라가기 위해 다시 과외 강사를 붙이는 경우도 많다”며 “사교육이 사교육을 낳으며 서로 시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선행학습도 마찬가지다. 수학으로 유명한 학원체인인 ㅍ학원은 수강생들에게 적어도 1년 이상의 교과과정을 먼저 공부하게 한다. 아이들을 ‘타임머신’에 태워 1년 뒤로 보내는 것도 학원의 상술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ㅎ학원을 운영하는 김대성 원장은 “학원은 ‘복습’으로는 장사가 안 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부모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초등학생에게는 중1 과정을, 중학생에게는 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치며 아이를 항상 발빠르게 공부시킨다는 인상을 줘야 하거든요. 그걸 ‘선행(학습)’이라고 부르죠.”
그러나 이런 종류의 선행학습도 아이들의 실력 향상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공부의 갈래를 놓치기 십상이다. 김대성 원장은 “수학은 정말 특출난 아이들이 아니면 미리 공부하는 선행보다 자기가 하고 있는 과정을 심화해 이해시키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원들이 서로 과당 경쟁하느라 선행학습 커리큘럼 위주로 운영하면서, 아이들은 학교 수업 따라가랴, 학원 수업 따라가랴 바쁜 와중에 정작 아무것도 제대로 하는 게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학원은 ‘3시간 수업-3시간 자습’ 시스템으로 학교 일과를 재탕하며 아이들을 묶어둔다. 6시간을 채우는 것은 ‘선행학습-많은 과제-잦은 시험’의 교육과정이다. 아이들은 학원 수업을 따라잡기 위해 주말엔 학원 수업 보충용 과외를 곁들인다.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할 수 있는 시간들은 어디론가 날아가고 아이들은 그저 문제 푸는 기계가 되기 십상이다.
사교육은 학생들의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망친다. 성인의 평생교육과 관련해 이야기되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개념은 1980년대 중반에 국내에도 도입됐다. 이는 스스로 자기 시간을 관리·평가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 삶을 운영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육대학원 교수(교육사회학)는 “2003년 대학생 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사교육을 많이 받은 학생일수록 의존적이고 시키는 것만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양명희씨의 서울대 교육학과 박사논문에서도 자기조절 학습 능력이 있는 아이가 지능이 높은 아이보다 성적이 더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
신을진 한국사이버대 상담학부 교수(교육상담)는 “서울대에서 학생 상담을 할 때 ‘시험은 정말 잘 보는데 스스로 공부를 못하겠다’며 시험 불안과 우울을 토로하는 학생들이 많았다”며 “어린 시절에는 당장 떠먹여주는 학습 방법이 성적으로 연결되기도 하지만, 점차 학년이 올라가면서 공부의 분량이 많아지고 수준이 높아지면 스스로 헤쳐나갈 능력을 기르지 못한 아이들은 좌절하거나 불안증을 호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만큼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주도 학습 능력’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학원만 갔다 오면 울었던 아이그래서 학원에 보내지 않는 것은 단순히 사교육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학습’을 시키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학원의 악순환 고리를 끊으려 ‘학원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안혜용(43·서울 종로구 명륜동)씨도 그 가운데 하나다. 안씨 역시 원래는 11살짜리 딸을 영어 프랜차이즈 학원에 보냈었다. 영화를 보면서 영어 공부를 재미있게 하는 곳이라고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달랐다. 학원은 매일 받아쓰기 시험과 단어 시험을 쳤다. 아이 수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렵고 빠른 일반 영어 애니메이션 등을 틀어줬다. 영화에 나오는 단어는 아이가 이해할 만한 수준보다 훨씬 높았다. 하나도 들리지 않는 영어를 들으며 시험만 치니 딸의 스트레스만 커졌다. 아이는 학원만 갔다 오면 울었다.
안씨는 “처음엔 옆집 엄마 말에 혹해서 아이를 보냈다가 괜히 아이에게 스트레스만 줬다”며 “아이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행복하게 공부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게 필요할 것 같아 학원을 안 보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학원 안 가기’를 한 달째 실험 중인 안씨는 우선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학원 대신 할 공부를 찾았다. 1년 전에 사두고 안 쓰던 영어책과 테이프를 일주일에 하나씩 반복해서 듣는다. 주말에는 엄마가 낸 시험을 본다. 안씨는 “학원이 일방적으로 정한 프로그램이나 내용이 아니라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같이 정한 것이기 때문에 비교적 거부감 없이 따라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학원 안 가는 삶’이 전업주부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공부시키는 것은 둘째 치고 우선 아이를 맡겨둘 곳이 간절한 맞벌이 부부에게도 ‘학원-프리’는 가능하다. 김관순(43)씨 부부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함께 김밥가게를 운영한다. 부부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8~9시까지 꼬박 가게에 묶여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학원에 가지 않는다. “생각하는 능력을 빼앗는 학원에 아이들을 보내기 싫어서” 아이들과 의논한 뒤 학원에 보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세 아이는 매일 규칙적으로 자기가 해야 할 일들을 한다.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되는 맏딸은 하루 정해둔 분량의 수학 문제지를 풀고, 영어 읽기 사이트에서 영어를 듣고 읽는다. 나머지 시간엔 주로 책을 읽는다. 초등학교 5학년과 3학년이 되는 두 동생도 언니와 비슷한 방식으로 자기 공부를 한다. 학원에 가지 않지만 큰딸은 성적도 좋다. 초등학교 때도 늘 반장과 부반장을 했고, 지금도 시험을 치면 전교 상위 12% 정도의 성적이라고 한다. 김관순씨는 “엄마가 아이의 실력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너무 욕심 부리지 않으면, 아이도 엄마도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쉬는 시간에는 세 아이와 함께 텔레비전을 본다. 방송에서는 주로 영어가 나온다. 김관순씨는 “지상파 방송을 빼고는 영어만 나오는 위성방송 프로그램을 신청했다”며 “학원을 가지 않더라도, 영어를 많이 듣게 해주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좋을 것 같아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텔레비전 아래에는 흰 도화지가 붙어 있다. 자막 가리개용이다. 아이들은 점차 자막 없이도 내용을 이해하는 폭이 커지고 있다.
왜 김씨네 아이들은 ‘감시’ 없이도 공부를 잘하는 걸까? 아이들이 유별나게 착하거나 특별해서라기보다 엄마와 아이들 간에 신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저는 학원보다 우리 아이들을 믿어요. 아이들이 할 일을 제가 일방적으로 정하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정하게 하고요.” 공부량, 시험 때 도달할 목표, 심지어 용돈까지 모두 직접 정하게 한다. 그렇게 평소 생활습관부터 자율적으로 길러내기 때문에 아이들이 공부도 자율적으로 잘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물론 적절한 점검과 함께 상벌도 준다. 아이들이 목표에 도달하면 가족이 같이 외식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자유를 규제한다.
사교육비로 해외여행을학원에 보내지 않는 대신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아이를 키워낸 경험을 (민들레 펴냄)로 엮어낸 ‘학원-프리’ 1세대 이남수씨는 “자기주도 학습은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이유를 찾고, 계획하고, 실천하도록 돕는 것이지 부모가 아이를 붙들고 앉아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들에게도 고민과 걱정이 있다. 초·중·고교생 10명 중 7.5명이 사교육을 받는 ‘학원공화국’에서 ‘학원을 안 보내는 엄마’는 엄마 사회에서 ‘왕따’되기 십상이다. 게다가 한국 사회는 성인이 된 이후 학력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곳이다. 김관순씨도 “친구들이 ‘너 그렇게 애한테 무관심하다가 대학 떨어지면 어쩌려고 그러냐’고 말할 때면 내가 아이를 잘못 가르치는 건지 혼란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말 학원을 안 가면 아이들의 삶은 불행해질까?
진종석(52·경기 과천시)씨는 “무엇이 진짜 행복한 길인지를 잘 생각해보면 된다”고 답한다. 진씨는 사교육 없이 두 딸을 키워낸 아빠다. 진씨가 한 특별한 교육이라면 아이들 사교육비에 해당하는 돈을 모아 가족이 분기마다 여행을 다닌 것이다. 큰딸이 중학교 3학년이 되던 해에는 큰딸과 3살 차이 나는 작은딸 둘만 9박10일짜리 일본 여행을 보냈다. 부산에서 배를 타고 시모노세키항에 도착해 다시 기차를 타고 도쿄에 갔다오는 코스였다.
진씨는 “그전에 아이들과 일본 여행을 두어 번 다녀왔기 때문에 아이들의 힘만으로 다녀올 수 있다고 믿었다”며 “학원에서 새들이 모이 받아먹듯 지식을 얻는 것보다 직접 함께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 훨씬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두 딸들은 그 뒤 인도 자원봉사 여행 등 스스로 여행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진씨의 큰딸은 수도권 대학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대안학교에서 특수교사로 일하고 있다. 둘째딸도 한 대학의 식품영양학과에 다니고 있다. 최고 명문대는 아닐지 몰라도 두 딸의 삶은 여전히 행복하다.
굳이 명문대를 보내고 싶다 해도 학원에 보낼 필요는 없다. 서울대 법대, 고려대 법대, 경찰대 등에 동시 합격한 김경후(21)씨는 단 한 차례도 학원에 다니지 않았다. 김씨의 아버지 김호씨는 “아이 교육을 위해 중학교 때부터 산간 벽지에 있는 학교를 찾아다니며 도시와 다른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김씨는 “학원이 꼭 자동차 길 안내를 해주는 내비게이션 같다”고 말했다. “어른들도 내비게이션만 따라가다 보면, 나중에 가본 길도 다시 못 가잖아요. 애들을 학원에 맡겨버리고, 스스로 배우는 능력까지 갖추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에요.”
학원을 ‘이용’하라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는 “아이들에게 전 과목을 가르치며 성적 올리기를 목표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량의 내용을 주입하는 입시 사교육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피아노·바이올린 등 악기나 각종 스포츠는 학교 교육으로 쉽게 채워주기 힘든 부분이다. 또 중·고등학교에 진학한 아이들이 학교 수업에서 부족한 부분이 생긴다면 그 부분만 2~3개월 정도 학원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런 수준에 한해 학원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식의 ‘치고 빠지는 학원 수강’은 학원업계에서 싫어한다.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교육이 사교육을 부르는 학원 시장의 메커니즘에서 학부모들은 곧잘 유혹에 빠진다. ‘학원-프리’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지침이 절실한 이유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오는 4월부터 학부모들의 토론을 통해 사교육의 적절한 활용법과 범위 등에 대한 실천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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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통계청 조사를 보면, 사교육은 소득수준에 따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월평균 소득수준이 7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아이들은 91%가 사교육을 받는 반면, 100만원 미만인 경우는 34.3%에 그쳤다. 사교육비 지출액도 당연히 차이가 크다.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사교육비는 학생 1인당 평균 5만4천원이지만, 7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사교육비는 학생 1인당 평균 47만4천원이다. 무려 8.8배 차이가 난다. 소득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 차이는 상급학교로 갈수록 더 벌어져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는 소득수준이 7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사교육비가 1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사교육비보다 11배 더 많았다.
부모의 학력 수준도 사교육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부모가 대학 이상을 졸업한 경우 아이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80%를 넘어선 반면, 부모가 중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가진 아이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44.8%였다. 서울과 지역의 차이도 컸다. 서울에서는 전체 가구의 17.9%에서 매달 50만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반면, 읍·면 지역에서 50만원 이상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가구는 1.7%에 불과했다.
송경원 진보신당 정책연구위원은 “사교육으로 경쟁하게 되면, 결국 소득에 따른 불공정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국민의 고통지수를 늘리는 사교육이라면 차라리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도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위한 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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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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