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용산의 사각동맹

용산구청-폭력조직-재벌 건설사-재개발조합의 끈끈한 관계…
진정으로 ‘굉장히 좋은 수사’를 위해서 밝혀야 할 것들

제748호
등록 : 2009-02-16 11:25 수정 : 2009-03-17 20:36

크게 작게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 4구역 재개발 현장. 치솟은 주상복합 아파트 주변에는 철거를 앞둔 건물들이 폐허처럼 방치돼 있다.
용산 철거민 참사의 진정한 ‘배후’가 그 윤곽을 드러냈다. <한겨레21>은 세입자와 경찰 등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용산구 재개발 4구역 일대에서 폭력조직, 재벌 계열 건설사, 지방자치단체, 지역 토건세력이 한데 뒤엉켜 각종 불법·탈법을 벌인 현장을 추적했다.

주민을 대표해야 할 재개발조합은 폭력조직 출신으로 용산구의원을 지낸 인물에게 정비사업 용역과 시행을 맡겼다. 정비사업 용역업체(정비업체)는 각종 인허가 신청과 사업 진행을 담당하는 컨설팅 회사로, 재개발의 핵심 주체다. 때로는 시행사를 겸하기도 한다. 용산 4구역 재개발조합은 문제의 정비업체인 (주)파크앤시티가 시장 관행에 반하는 폭리를 취하는 일을 용인했다.

(주)파크앤시티 회장이 그동안의 언론 보도와 검·경찰 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제3의 철거용역 업체를 운영하면서, 용산 4구역 세입자들을 쫓아내는 데 앞장섰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물산과 용산구청이 정비업체 및 철거업체와 맺은 ‘끈끈한’ 인연의 일부도 새롭게 드러났다. 세입자 철거와 무관하다고 강변해온 그동안의 주장과 달리, 삼성물산은 재개발조합이 철거용역 업체와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이들 업체에 대한 관리 책임을 지기로 했다. 개발 추진 기간 내내 재개발조합 집행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던 삼성물산 직원은 지난해 철거용역 업체인 호람건설로 자리를 옮겼다고 다수의 취재원이 증언했다.

폭력조직을 배경 삼은 정비업체와 사업 인허가권을 가진 용산구청의 유착 관계를 의심할 만한 정황과 증언들도 나왔다. <한겨레21>은 용산구청의 전직 간부가 (주)파크앤시티의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박장규 용산구청장은 (주)파크앤시티 회장이 운영하는 식당에 단골로 드나들 정도로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다수의 증언이 나왔다.

용산 참사의 진정한 배후는 재개발조합-폭력조직-재벌 건설사-구청의 ‘사각동맹’이다. 이들의 벌거벗은 욕망이 용산 4구역에서 어떤 탈법·불법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검경은 눈을 감고 있다. 지난 2월11일, 한승수 국무총리는 참사 원인을 세입자들의 폭력 탓으로 돌리는 검찰의 수사 발표를 “굉장히 좋은 수사 결과”라고 평가했다. 진정으로 ‘굉장히 좋은 수사’를 벌일 생각이 있다면 다음의 의혹들을 하나씩 밝혀내야 한다.

참사가 벌어진 직후 용산구청은 ‘생떼거리를 쓰는 사람은 민주시민 대우를 받지 못하오니 자제해달라’는 경고판을 걷어내고, 재개발 이후 용산의 예상 전경을 담은 간판으로 교체했다.


턱없이 높은 정비용역비

용산 4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2006년 11월 (주)파크앤시티와 도시환경정비사업 업무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총보수금액은 연건축면적에 평당 9만원을 곱한 금액으로 정해졌다. 4구역의 연면적은 38만5429㎡(약 11만6천 평)이다. 도합 105억여원의 돈을 재개발조합이 (주)파크앤시티에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한 정비용역 업체 관계자는 “평당 3만~5만원을 주는 게 관례인데, 용산 4구역에서는 갑절을 지급했다”며 “땅주인(조합원)들의 부담액이 커질 수밖에 없는 계약을 조합이 맺은 것은 일종의 배임”이라고 말했다.

<한겨레21>이 입수한 업무용역 계약서를 보면, 기본적인 업무용역비는 평당 3만원이었지만, 조합 설립 인가 전 추진위원회 때부터 조합 청산 단계까지 장기간 소요되는 용역 실비 명목으로 평당 2만원이 추가돼 있다. 여기에 더해 계약서 제9조는 ‘업무조건’이 달성되면 추가로 평당 4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제9조에 제시된 업무조건에는 기본 업무 이외에 지구단위계획 변경, 건물 높이 약 150m, 용적률 약 720%, 주거 비율 약 40%, 5개 구역 통합 및 지하 통합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런데 이런 조건들은 용역비를 높이기 위한 허울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4구역 재개발 추진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주)파크앤시티와 계약을 맺을 당시 용산구청 등의 인허가가 끝나 해당 조건들이 이미 달성된 상태였다”며 “돈을 더 주기 위해 계약서를 꾸민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 할 일이 없는데도 허구의 명목으로 시장 관행의 두 배가 넘는 막대한 이익을 정비업체에 보증했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이아무개 4구역 조합장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언론에 할 말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미등록 정비업체에 일 맡긴 조합

(주)파크앤시티의 무허가 영업 여부도 논란거리다. 정비업체 선정은 2006년 6월 열린 4구역 조합 창립총회 때 추인됐다. 당시 조합 설립 추진위는 (주)파크앤시티가 추진위 승인에 필수적인 주민 동의서를 받아내는 이른바 ‘동의서 수령 운영 대행(OS) 비용’을 부담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추인을 관철했다.

주민들의 인감도장을 받아오는 OS는 재개발 과정에서 다수 주민들의 뜻이 왜곡되는 첫 번째 단계인데, 4구역에서 OS가 진행된 시점은 3년 전인 2003년께다. (주)파크앤시티는 2005년 3월 회사 설립과 동시에 정비업체로 서울시에 등록했다. (주)파크앤시티가 등록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2003년께부터 OS 업무를 진행했고, 재개발조합은 무등록 업체의 정비 업무를 인정해달라고 조합원들에게 요구한 셈이다.

이런 의혹들에 대해 (주)파크앤시티의 고위 간부는 “자세한 내용은 당시 관계자가 없어 확인이 힘들다”면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수수료 기준 조항이 아예 없기 때문에 다른 업체보다 (정비용역비를) 많이 받았다고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용산 4구역 세입자분회 사무실이 있는 참사 현장 인근 건물 벽에 주민들이 ‘살인경찰 출입금지’라는 경고 문구를 칠해놓았다.

폭력조직 출신 구의원이 정비업체 회장

(주)파크앤시티의 등기상 대표는 20대의 이아무개(29)씨다. 그러나 회사의 실제 운영은 그의 아버지 이아무개(56) 회장이 맡고 있다. 이아무개 회장은 어떤 인물일까? 범서방파에 속한 한 조직폭력배는 “이 회장은 용산에서 힘을 쓰는 축인데, 감방에서 김태촌씨를 만나 의형제를 맺었다”고 말했다. 폭력조직 계보에 밝은 한 경찰 관계자는 “이 회장이 서울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술집을 운영했으며, 정치권 등에도 지인이 많아 어지간해서는 꿈쩍도 안 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1995년 6월 제2대 용산구의원에 뽑혔으나, 1996년 2월 폭력·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돼 의원직을 잃은 전력이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나이트클럽에 출연을 기피해온 가수를 협박해 8천만원을 요구하고, 3억2천만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였다. 구속 보름 뒤 이 회장은 마피아 영화에 나올 법한 폭력배들의 기업형 조직관리 사례로 세상에 알려진다. 1996년 2월21일치 <한겨레> 22면 기사를 보면, 당시 검찰은 청송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가 부하 조직원을 이용해 일본 야쿠자와의 연계, 정계 인사 접촉 및 비호세력 구축 등을 꾀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김태촌씨는 폭력조직 ‘ㅇ파’의 우두머리로 구속된 이 회장에게 용산구의원 선거에 나서 당선된 뒤 본격적인 정계 진출을 꾀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전달했다.

조폭과 구청장의 친밀한 관계

이 회장은 주변 사람들에게 정치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장규 용산구청장은 용산구의회에서 1·3대 구의원을 지냈고 이씨는 2대 구의원이었다.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의 한 재개발추진위 관계자는 “같은 한나라당 쪽 사람들이지만 과거엔 별로 친하지 않았는데, 용산구청장 보궐선거에 나온 박장규씨를 이 회장이 적극 도와주면서 서로 가까워졌다”고 주장했다. 현재 용산구 충청향우회 회장이 박장규 구청장인데, 이 회장은 같은 모임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한 용산구청 직원은 “박 구청장은 외부 행사 같은 것을 마친 뒤에는 이 회장이 용산구 한강로에서 운영하는 ㅅ숯불갈비에 직원들을 데려가 자주 회식한다”고 말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건평 645㎡(약 195평) 규모인 ㅅ숯불갈비 건물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주)파크앤시티가 2007년 4월 매입해 현재까지 소유하고 있다.

지난 2006년 9월과 2008년 4월, 용산구청에서 근무해온 2명의 도시관리국장이 관내 공사 수주를 도와주는 대가로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구속된 바 있다. 구청장과 정비업체 회장의 ‘친분 관계’가 세간의 의혹을 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한겨레21>은 재개발 분야 전문가로 서울시청과 용산구청에서 일하던 간부 공무원이 (주)파크앤시티 임원으로 옮겨간 것도 확인했다. 그는 “정년퇴직 뒤 이직했으며, 현재 적법한 영업을 하는 업체이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월6일 용산 4구역 재개발조합 대의원회의 자료집의 한 페이지. 맨 위쪽에 ‘모노에스엔이’라는 용역업체의 이름이 인쇄돼 있다.

삼성물산의 행운?

폭력조직과 구청·구의회가 함께 등장하는 ‘용산 커넥션’의 또 다른 주인공은 삼성물산이다. 용산 4구역 재개발이 논의되던 2000년대 초반, 복수의 재개발조합 설립추진위원회가 난립했다. 그 가운데 일부는 추진위원장이 비리와 관련해 낙마하는 등 산고를 거쳤다. 현재의 재개발조합은 2007년에 설립됐다. 이런 혼란 가운데서도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 3개 회사로 구성된 시공사 컨소시엄은 흔들리지 않았다.

삼성물산 등 시공사들은 현재의 재개발조합이 정식 설립되기 4년 전인 2003년에 이미 재개발 추진위원회로부터 5992억원(평당 512만원)짜리 재개발 공사를 따냈다. 당시 삼성물산 등은 추진위원장이던 김아무개씨의 계좌로 ‘입찰 보증금’ 10억원을 송금하기도 했다. 조합이 정식 설립되기 전에 이미 사업계약을 맺어놓은 것이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난 2003년 7월 도정법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건설사들이 ‘미래의 재개발조합 집행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느라 해당 지구마다 수십억원씩 쓰는 게 관행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물산 등이 계약을 맺은 당시 추진위는 주민들 간 분쟁으로 해체됐고, 계약도 자연스레 무효가 됐다.

삼성물산 등으로선 ‘쫓던 닭’을 놓칠 위기에 처한 셈이지만, 일은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다. 용산 4구역의 한 재개발 조합원은 “2007년 초 새로 설립된 4구역 조합은 애초 도정법을 피해 경쟁 입찰 없이 시공사를 뽑은 추진위의 결정을 인정하는 것으로 조합정관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합은 이듬해 10월 삼성물산 등 3개사를 시공사로 재선정했다. 3개 회사의 지분 비율(삼성은 40%, 포스코와 대림은 30%)마저 2003년 계약 그대로였다.

삼성물산 직원이 철거업체 이사로

삼성물산은 그동안 자신들은 시공만 맡았기 때문에 참사를 일으킨 장본인인 철거업체와 무관하다고 항변해왔다. 과연 그럴까? 흥미로운 것은 용산 4구역 주민들 대부분이 삼성물산의 김아무개 전 과장이 1년여 전에 호람건설의 이사로 옮겨갔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주민은 “어느 결혼식장에서 김 과장이 ‘호람건설로 옮겼다’며 새 명함을 돌린 적이 있다”며 “대기업에서 왜 그런 회사로 옮겼느냐고 물었는데 그냥 웃기만 했다”고 회고했다. 용역업체 호람건설은 서울 마포구 아현동 등 삼성물산의 재개발 현장 곳곳에서 철거용역을 따낸 ‘협력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5년 5월17일 경찰 관계자들이 비리 의혹이 불거진 서울 잠실주공3단지 재건축 조합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
김 과장은 호람건설 이사로 옮기기 직전까지 삼성물산에서 연봉 3천만원 정도를 받는 촉탁사원으로 용산 4구역에서 재개발조합 관련 업무 등을 맡았다. 한 재개발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서울 지역의 경우 구별로 사업소를 두는데, 1개 구에는 보통 5명 정도의 본사 직원이 나와서 재개발사업 영업을 벌인다”면서 “김 전 과장은 삼성물산과 계약을 맺고 2년여 정도 4구역 현장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지난 2월7일 시공사들이 철거업체를 관리·감독한다는 내용이 담긴 철거용역 계약서를 공개했다. 조합과 철거용역 업체 호람건설이 2007년 10월31일에 맺은 계약서를 보면, 삼성물산 등 시공사들은 ‘공사감독관’으로 용역업체의 업무 전반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도록 돼 있다. 또 철거용역 업체들은 2008년 6월30일까지 철거를 끝내지 못하면 하루에 계약 금액의 1천 분의 1인 510만원을 지체 보상금으로 물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제3의 철거업체가 있다

지난 2월6일 서울 용산구의 한 신문사 지하 1층 대강당에서는 4구역 재개발조합의 제13차 대의원회의가 열렸다.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의 기억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조합의 예·결산 및 각종 용역계약에 대한 추인 안건을 결의했다. 이춘우 조합장은 개회사에서 “(화재 참사가) 결코 일어나선 안 될 안타까운 사고였지만, 조합원 모두가 사활을 걸고 꿈과 소망을 담아 5년이 넘게 노력해온 우리 사업”이라며 “이제 마지막 과정을 남겨두고 머뭇거려선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어떤 안건이 그토록 급했을까? 대의원회의 상정 안건 중에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의 조합원의 부담이 될 용역계약 추인’이 포함돼 있었다. 여기서 등장하는 용역회사 이름이 ‘모노에스엔이(S&E)’다. 이 업체의 업무 내용은 ‘부동산 점유이전 금지 가처분 집행, 명도 집행, 세입자 집회 방어 용역’ 등으로 적혀 있다.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호람건설과 현암건설 말고도 용산 4구역에 개입한 제3의 ‘철거용역업체’가 있으며, 이들이 전철련을 비롯한 세입자들과 싸우는 역할을 수행했다는 뜻이다. 용역 비용은 하루 344만7천원씩, 모두 6억2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적혀 있다.

모노에스엔이의 실체는 무엇일까? 그동안 용산 4구역 세입자들은 철거용역 직원 가운데 용산 일대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해왔다. 반면 호람건설과 현암건설 등 2개 철거용역 업체는 “우리 회사에는 4구역 주민 출신 직원이 없다”고 한결같이 말했다. 세입자들이 목격한 ‘지역 출신 용역 직원’의 주인공이 모노에스엔이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모노에스엔이는 (주)파크앤시티와도 연관돼 있다. (주)파크앤시티의 고위 간부는 “모노에스엔이는 이 회장의 아들이 사장으로 있는 회사가 맞다”고 확인했다. 이 회장의 아들이 두 회사의 사장을 겸하고 있는 것이다. 용산 4구역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이 회사가 일부 주민들에게 철거민과 싸우는 업무를 하청으로 주는가 하면, 다른 철거용역 업체들을 지휘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용산 4구역 주민은 “호람·현암보다 훨씬 무서운 게 모노에스엔이”라며 “나를 만나 이런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도 철저히 비밀로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철거 참사와 관련해 용산 4구역 세입자들은 그동안 ‘폴리시아’라고 적힌 방패를 들고 있는 철거용역 직원들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표시해왔다. “다른 철거용역 회사 직원들을 모두 알고 있지만, 그날 방패를 들고 있던 이들은 처음 보는 얼굴들”이라는 주장이었다. 이들은 과연 어디서 왔을까? 폭력조직 수사에 밝은 경찰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 회장이 용산 4구역 재개발과 관련해 목포파, 동아파 등 건달 50~60명을 데리고 들어갔다가 친구 오 회장이라는 인물에게 넘기고 빠져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철거용역 업체를 동원하는 것도 모자라 ‘본바닥’의 조직폭력배까지 세입자 철거에 동원했다는 것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지역 정비업체 관계자와 인근 주민들은 “(주)파크앤시티는 물론 호람·현암건설까지 모두 이 회장의 입김이 작용하는 업체인데, 철거를 빨리 진행해 돈을 받아야 한남동 뉴타운 개발에 뛰어들 사업 밑천을 마련할 수 있었던 사정이 용산 참사를 부른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무지막지한 철거 참사가 빚어진 배경에는 ‘돈은 곧 시간’이라는 괴물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리고 시공사, 재개발조합, 지자체 등까지 폭력조직이 깊숙이 개입한 ‘돈놀음’에 함께 뛰어들었던 것이다.

용산 4구역 재개발 관련 관계도 / 용산 4구역 재개발 일지 및 문제점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바로잡습니다

<한겨레21>은 748호 ‘단독확인 용산커넥션’ 기사와 관련해 전직 용산구의원·㈜파크앤시티 회장 이 아무개씨의 전과 기록을 살펴본 결과, ‘범죄단체 조직’과 관련해 처벌을 받은 적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철거용역업체 모노에스엔이의 등재이사 명단을 살펴본 결과, ㈜파크앤시티의 이 회장 및 그 아들 이 사장은 이 업체의 이사진이 아님을 확인했습니다.
이 회장은 “범서방파 김태촌 및 목포파·동아파 등 폭력조직과 관련한 적이 없으며, 용산 4구역 재개발 사업 과정에서 조직폭력배를 동원한 적이 없고, 허구의 명목으로 높은 용역비를 받은 것이 아니라 구역통합 업무의 성공적 수행 등에 따라 통상의 재개발보다 다소 높게 용역비가 결정된 것으로 2007년 서울서부지검이 관련 사항에 대해서 재개발조합장을 수사하였으나 무혐의처분 되었다”고 밝혀왔습니다.


<한겨레21>과 함께해주세요
<한겨레21>은 후원자와 구독자 여러분의 힘으로 제작됩니다. 광고 수입이 급감하면서 저널리즘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독립적인 재정만이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고 더 나은 사회를 제안하는 심층 보도를 이끕니다. <한겨레21>의 가치와 미래에 투자할 후원자를 기다립니다.
문의
한겨레21 출판마케팅부 (02-710-0543)
후원
https://cnspay.hani.co.kr/h21/support.hani
구독 신청
http://bit.ly/1HZ0DmD 전화신청(월납 가능) 1566-9595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