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뒤엔 여름을 무엇에 비유할까?곧 백로(白露)입니다. 밤사이 기온이 내려가 풀잎에 흰 이슬이 맺히는 때라고 해요. 그런데 가을은 제 차례를 모르는 척 딴청을 피우고 있습니다. 덕분에 이른 출근길에도 이마에 땀이 맺힙니다. 선크림과 뒤섞인 흰 땀이 말이지요. 백로를 코앞에 두고도 이러니 지난여름은 얼...2026-08-25 18:20
‘멘헤라’ 양산하는 이성애 남성 문화는 왜 이름이 없을까 “멘헤라 함부로 만나면 안 된다.”‘멘헤라’에 대한 칼럼을 쓰기 위해 서울 연남동 한 카페에 갔는데, 내 뒤편 테이블의 젊은 남자 무리에서 들려온 대화다. 얼마 전 배우 황정민의 불륜과 노동 갈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 여성에 대해서도 온라인에서 “멘헤...2026-08-25 18:18
무지를 일깨운, 삶을 잇는 인용… 마르잔 사트라피의 영면에 부쳐나는 오래전에도 ‘페르세폴리스'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때 내가 붙든 말은 ‘무지'였다.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는 무지를 ‘페르세폴리스' 덕에 깨달았다고 썼다. 10년이 지났다. 그사이 첫 한국어 번역본인 ‘페르세폴리스’ 1·2권(새만화책)은 2017년 즈음 출판사 폐...2026-08-26 14:45
2700년 전 먼 나라 무용담, 한국도 ‘오디세이’에 놀란 이유는 “무사여, 그 사내에 대해 내게 노래하소서. 트로이의 신성한 고지를 짓밟은 후 끊임없이 항로를 이탈했던 그 사내를.”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시인 호메로스가 이렇게 호명했던 ‘오디세이’의 모험이 27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재소환됐다. 할리우드의 명장 크리스토퍼 ...2026-08-21 15:23
입시에서 눈 돌리니, 보이기 시작하는 것들“내가 만난 20년차 고등학교 교사는 학교의 중요한 기능은 공부가 아니라 밥이라고 말했다.”사회학자 조은주의 ‘세계에 속한다는 것’(생각의힘 펴냄, 2026년)을 읽으며 밑줄 친 문장이다. 어쩌면 이 말은 오늘날 학교가 처한 상황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지도 모른다....2026-08-19 11:27
끝나지 않은 식민 청산, 무엇을 바로잡아야 하는가“식민지배 아래서는 ‘일본 신민'으로 전쟁에 동원되고, ‘일본인'으로 재판을 받았지만, 해방 후에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보상에서 배제됐다.”2026년 8월9일 일본 도쿄 분쿄구민회관에서 열린 ‘2026 평화의 촛불을 야스쿠니의 어둠에-도쿄 촛불행동' 행사에서 허미선...2026-08-19 11:21
‘한국판 코첼라’ 패노메논, 물음표로 남지 않으려면되도록 매년 4월 둘째 주말에는 약속을 잡지 않는다. 때에 따라선 셋째 주를 비우기도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음악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이 열려서다. 해마다 미국에 다녀오는 건 아니다. 2주에 걸쳐 진행되는 코...2026-08-18 17:50
사랑받아 더 사랑스러운 꽃말도 안 되게 더운 8월이다. 뙤약볕에 맞서는 듯 짙은 녹음 속 초록의 기세가 뜨겁도록 뻣세다. 배롱나무와 나무수국과 원추리가 저마다의 빛깔로 꽃을 피워 올려 우리가 여름의 한복판을 통과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듯하다.이맘때 내 눈에 특히 빛나는 식물이 있다. 이다. 8월...2026-08-20 13:04
최산의 ‘BAD’ 열풍… 활짝 열린 ‘에이티즈’의 두 번째 문“짐승이었다. 인간에게는 아주 유구한 모욕인 그것.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에 붙여서는 안 될 타이틀. 그러나 그들은 ‘섹시 고릴라’ 박진영의 손에서 탄생한 아이돌이었다. 투피엠(2PM)은 짐승 타이틀을 훈장처럼 달고 근육을 키워 무대를 구르고 상의를 찢으며 포효했다.”대...2026-08-15 06:18
‘미래의 그림자’가 사라지자 ‘제우스의 법도’도 무너졌다 *이 글에는 영화 ‘오디세이’의 줄거리가 포함돼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 나흘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놀런 감독은 원작 ‘오디세이아’의 내용을 크게 변형하지 않고 강력한 스펙터클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2026-08-15 06:18
실재와 접촉하는 번역, 인간의 자리2023년 4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국민 1천 명한테 10가지 직업군을 제시한 뒤 인공지능(AI)에 의한 대체 가능성을 물었더니, 번역가·통역사가 1위로 꼽혔다.(대체 가능성 90.9%) 졸지에 소멸 위기에 몰린 번역가 1천 명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2026-08-10 15:46
갈릴레이와 케플러의 신념… “누군가 믿어준다면, 실패한 게 아니야” 천동설이 진리처럼 여겨지던 시대가 있었다. 그 시대에는 가장 뛰어난 과학자들조차 신의 섭리를 전제로 삼았다. 성경에는 오류가 없고 신의 피조물은 아름다워야 했다. 과학자들은 천동설이 과학적으로 증명될 수 있다고 믿었다. 신의 피조물은 아름다울 것이므로 천동설...2026-08-13 10:38
네 발의 기후 약자날이 너무 더워서 개가 밥을 잘 먹지 않는다. 사료 담는 소리가 나면 귀를 움찔했다가, 듣자 하니 사료 말고 다른 건 하나도 섞어주지 않는 모양이면 불러도 오지 않고 도로 잔다. 그럴 때는 어느 인터넷카페에서 보고 2년째 잘 써먹는 팁을 쓴다. 사료에 물을 살짝 뿌리고...2026-08-08 17:06
우리 문학을 키워낸 검열의 역설검열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많은 사람이 조지 오웰의 ‘1984’ 속 빅 브러더를 떠올릴 것이다. 평범한 개인은 결코 다가갈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그러나 부조리하게 간섭하고 통제하고 억압하는 권력으로 검열을 이해한다. 경향신문 베이징 특파원 박은하 기자의 묘사는 조금...2026-08-12 14:10
매끄러움이 중시되는 시대, 깜빡이는 여성들 ‘또 다른 에프(F)를 상상해봐!’영화(Film)를 통해 연대(Fellowship)를 만들어가는 축제(Festival)인 ‘제2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2026년 8월2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메가박스 신촌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다. 올해는 33개국 12...2026-08-09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