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한강의 서촌은 어떻게 ‘문학 동네’가 됐나?2024년 10월10일 한강 작가가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때 유난히 떠들썩했던 동네가 하나 있었다. 서울 종로구 서촌이었다. 서촌은 그 발표 때까지 한강 작가와 아무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의 수상이 알려지자 서촌 통의동의 ‘책방 ...2025-04-20 15:02
내 몸은 나의 것이기만 한가?인간은 태어난 이상 몸을 벗어날 수 없다. 사람은 크게 머리와 목, 몸통, 팔, 다리로 나눌 수 있는 인체 구조 속에서 한평생 살다 죽는다. 비장애인으로 태어났다면 몸은 공평하게 주어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누구의 몸’을 갖고 살아가는지에 따라 생의 과정과 경험의 ...2025-04-20 10:09
“방금 제니 표정 봤어?” 2025 코첼라의 장면2025년 4월1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 사막에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트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 이하 코첼라)이 열렸다. 이날 최고온도는 무려 39도에 육박했다. 그러나 강렬한 더위...2025-04-19 21:22
부고장 알림 잦아지는 나이에 철학이란?부고장 알림은 중년의 일상이다. 부모를 비롯한 어르신이 떠나가실 나이인 탓이다. 시간이 갈수록 지인들 자신의 죽음을 알리는 부고도 잦아진다. 이럴 때마다 문득 자기에게도 죽음이 찾아들 수 있다는 생각이 깃들 터다. 죽음은 이미 몸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흰머리와 ...2025-04-13 16:45
의례에 진심이던 조선의 정치 공간그 어느 때보다 불안한 몇 달이었다. 2025년 4월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을 파면했지만 공화국엔 치유하기 어려운 상흔이 남았다. 국제 정세도 위태롭다. 4년 만에 백악관에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편 가치와 규범을 보란 듯이 저버렸다. 그간 한국이 지켜온...2025-04-12 21:00
미세먼지 자욱할 때…마스크랑 친구 되면 괜찮을까?겨울이 끝났다. 봄은 왔는지 안 왔는지도 모르게 가버리고 폭염이 찾아올 것이다. 계절이 바뀌어도 반가운 손님은 없고, 미세먼지라는 불청객만 뺀질거리며 방문할 뿐이다. 요즘엔 벚꽃의 꽃말이 미세먼지라는 우스갯소리가 돈다. “맑고 깨끗한”이라는 말은 자연이 아니라 사람을 ...2025-04-06 13:16
잃고 싶지 않은 맛, 시금치 커리를 끓이며처음 보는 하늘이었다. 황토색 구름 뒤로 시뻘겋게 빛나는 태양이 붉은 신호등처럼 매달려 있었다. 지붕을 덮을 것처럼 낮게 흐르는 누런 구름의 틈 사이로 맑은 하늘이 비치는 기묘한 풍경이었다. 미세먼지와는 달랐다. 설마 여기까지 날아온 걸까.두껍게 하늘을 가로지르는 저것...2025-04-06 10:06
송곳 같던 계엄, 탄핵 기다리며 겨울을 달렸다불은 날카로운 낫을 들고 다닌다. 나무만 베어내는 게 아니다. 불이 지나가면 삶의 주변이 민둥해진다. 눈길 둘 곳이 없다. 어디 닿지 못하고 미끄러져 멀리 가버린다. 가슴의 상처는 덧나 무덤처럼 봉긋해진다. 검은 연기가 숨구멍을 틀어막은 탓에 누군가 찾아와 어루만져주지...2025-04-05 21:48
아픈 친구의 나라에 어떤 위로를 전할 수 있을까분노와 좌절이 널뛰는 마음으로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기다리다 4월이 왔다. 탄핵 선고가 나올 때까지 모든 일정이 긴급이고 일상은 예외 상태가 돼버린 활동가 친구가 길바닥에 앉아 김밥을 먹는 사진을 보았다. 한 손에 ‘윤석열들 없는 나라,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팻말을 든...2025-04-05 19:20
가족주의 판타지를 넘지 못한 ‘폭싹 속았수다’요새 어딜 가도 ‘폭싹 속았수다’(넷플릭스)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야기의 포인트는 저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말하고, 어떤 이는 엄마 생각이 나서 휴지 한 통을 다 썼다고 한다. 한국전쟁 등 대한민국 격변기를 경험한 ‘아버지 세대’를 그린 영화 ...2025-03-30 14:06
비극으로 막 내린 젊은 지식인의 혁명막다른 길에 부딪혔을 때, 양명(梁明)은 소비에트 러시아로 망명하는 길을 택했다. 1930년 중반, 국외 근거지에서 공산당 재건 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국제당 동방비서부의 지휘를 직접 받지 않는 당 재건 운동은 모두 ‘종파’로 간주되...2025-03-29 23:21
‘굿데이’에 좋은 날 언제 올까7년8개월 만에 지드래곤이 돌아왔다. 기획사와의 재계약 여부로 케이팝 아이돌의 향후 운명이 갈린다는 ‘7년의 저주’보다도 더 긴 공백기를 거친 뒤였다. 2025년, 뮤지션 지드래곤은 일단 정량적 지표로 자신을 증명했다. 정규 3집 선공개 곡 ‘파워’(PO₩ER)부터 타...2025-03-29 21:02
박수 칠 때 떠나는 김연경, 그가 코트에 남긴 유산“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는 찬사를 받아온 김연경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영원히 배구 코트를 떠난다. 종목 불문, 스포츠 스타들은 늘 가슴에 “박수 칠 때 떠나라”라는 격언을 품고 살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이는 극소수였다. 김연경은 2025년 2월...2025-03-29 18:01
가지 치고 분갈이할 때 새 글이 온다봄이 되면 하는 일이 있습니다. 마당에 있는 보리수나무와 산수유나무를 가지치기하는 겁니다. 가지들이 곧게 자라게 하고, 같은 값이면 보기도 좋게 만들기 위함입니다. 가지가 한 방향으로 자라야 바람도 잘 통하고 서로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다른 방향으로 뻗어 어깃장...2025-03-29 17:02
“인권을 정치화하지 말라!”는 반인권적인 말다른 학문과 구별되는 역사만의 특징이 있다면 아마 모든 것을 시간 속에 놓고 바라본다는 점일 터다. 이는 단순히 과거를 중요히 여긴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역사는 그게 무엇이든 자연히 주어진 것, 고정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긴 흐름 가운데서 대상의 변화와 지속, 연...2025-03-25 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