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리=우명주 전문위원 greeni@hotmail.com
올해는 <흥부전>이다. 지난해 <춘향전>을 공연했던 델리대학 한국어학 과정 학생들은 올해도 ‘한국 주간’을 맞아 공연을 펼쳤다. 11월21일 올려진 이번 연극은 신나는 인도 영화처럼 가요 <흥부가 기가 막혀>에 맞춘 율동을 곁들여서 더 큰 재미를 선사했다. 지난해 방자 역을 맡았던 고럽 니감(22)은 올해 흥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지난해보다 훨씬 뛰어난 연기로 관객의 큰 박수를 받은 이번 <흥부전> 공연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은 흥부네가 탄 박 속에서 양귀비가 등장하는 장면. 사실 <흥부전> 원본에도 양귀비가 나와 흥부가 첩으로 삼는 장면이 있다. 그러나 이번 연극에서는 인도 관객들을 의식해서인지 흥부가 조강지처를 위해 양귀비를 거절하는 것으로 설정됐다. 그것이 못내 애석했던지 연극이 끝난 뒤 가진 개별 기념촬영에서 고럽은 자신의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도 기어이 양귀비와도 함께 사진을 찍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현재 델리대 한국어학 과정 3학년에 재학 중인 고럽은 델리대 산하 컬리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고럽은 한국어학 과정이 속해 있는 델리대 동아시아학과의 단기 조교로 일하다 새로운 언어인 한국어에 흥미를 느껴 처음 한국어를 시작하게 됐다. 중문학 박사인 외삼촌의 영향으로 평소 외국어에 관심이 많기도 했다.
한국어를 배운 지 3년 만에 학생들을 가르칠 정도의 실력을 가지게 된 이유를 고럽은 자신감 때문이라고 말한다. 공부를 처음 시작하면서 자신감 있게 많은 한국 친구들을 사귀어 한국어 실력이 빠른 속도로 늘었다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한국어 공부의 최대 난관으로 꼽는 한자에 관해서도 고럽은 상형에서 기원한 한자가 재미있다고 말한다. 오히려 일부 문법이 배울 때와 가르칠 때 모두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한다.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그는 한국인의 장점으로 투철한 책임감을 꼽았다. 또한 열심히 일하고 그 뒤에는 열심히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두 달간 계속된 연습과 공연이 힘들었지만 이렇게 배우는 한국어가 훨씬 재미있다며 웃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낙지볶음이라는 고럽의 한국어 사랑은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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