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대개 중앙 정치에 새 얼굴을 내미는 인사들의 첫마디는 “…을 위해 ‘입문’을 결심했다”로 시작한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의 경우, 삶이 운동이고 그 연장선에서 정치를 시작한 사람들이 많다. 7월11일 대변인에 임명된 박용진(33)씨도 그런 경우다.

그렇다고 박 대변인이 신인은 아니다. 이제는 5만명이 넘어선 당원 중 당원번호(714번)가 세 자릿수이니 ‘고참 당원’에 속한다. 1997년 국민승리21 시절에 합류해 민주노동당의 창당 멤버로 활약했다. 2000년 16대 총선 때는, 조순형 전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에서 13% 득표율로 후보 7명 가운데 3등을 했다. 변변한 노조나 시민단체 하나 없는 곳에서 일찌감치 ‘3당’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지난 4·15 총선 땐 다른 후보의 출마를 지원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2001년 대우자동차 관련 집회에서 연사로 나섰다가 집시법으로 구속됐고, 2년여의 수감생활 끝에 지난해 4월 대통령 특사로 출감했지만 사면복권이 안 된 탓이었다. 선거가 끝난 뒤인 5월에야 피선거권을 회복했다.
박 대변인에게 국회 개원 이후 민주노동당의 공과를 물었다. “고무신을 신고 다니던 사람이 어느 날 나이키 신발을 선물받고 어쩔 줄 몰라 신을까 말까 전전긍긍했던 한달”이라고 답했다. 10석이라는 소중한 성과가 지금까지 과감하게 뛰어 이룬 성과인 만큼 “머뭇거릴 필요 없이 나이키 신고 뛰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도부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정파간 갈등 양상에 대해서는 “과거 경험을 공유한 정파가 뒤를 돌아보며 같이 흐뭇해하는 모임이라면 당은 앞을 보며 미래를 공유하는 조직”이라며 “옥동자를 얻으려는 난산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자연스럽게 융합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몇몇 질문에도 그는 미리 준비돼 있었다는 듯 거침없이 답했다. “민주노동당의 꿈을 오해 없이 잘 전달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춤이라도 추겠다”는 포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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