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특집 > 맛있는 뉴스 목록 > 기사내용   2005년12월15일 제589호
[시사넌센스] 과학도 포르노도 진상 규명!

▣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황우석 교수는 ‘작업의 정석’을 어겼을까? 여전히 황우석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고, ‘황우석 연대기’는 끝이 없다. 이번에는 ‘우석이 동생 우태들’이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서울대 젊은 교수들이 “비가 와도 태풍이 와도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파란’을 일으키며 ‘주의보’를 내린 것이다. 황우석의 작품이 편집상의 오류라고 보기에는 무리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들은 ‘과학진실성위원회’를 만들어서 진실을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연 황 교수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썼을까, 안 썼을까. 문제는 황우석 ‘진실 혹은 대담’이다. 진실을 둘러싼 공방 가운데 황우석 ‘가문의 영광’은 ‘가문의 위기’로 변하고 있다. 황우석 사단의 ‘나의 연구 원정기’가 시작된 것이다. 황우석 사단의 연구원들은 미국 영주권을 신청했고, 황우석 교수도 논란 때문에 한국을 떠날 생각도 했단다. 이러한 사태를 맞이하여 어떤 양치기들은 “미국의 ‘킹콩’이 한국의 영롱이를 잡아먹고 있다!”고 외친다. 다른 양치기들은 “애국이라는 ‘괴물’이 한반도를 덮쳤다!”고 외친다. 제발 킹콩과 괴물의 대결로 오도하지 말고, ‘세상의 중심에서 진실을 외치자’. 비록 ‘청연’하지 않은 겨울 하늘이지만, ‘청연’한 진실을 가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상, 허구였으면 좋았을 황우석의 ‘시네마 천국’ 혹은 지옥 끝.

과학진실성위원회에 이어 포르노진실성위원회도 반드시 결성돼야 한다 는 젊은 포르노 마니아들의 집단 성명이 발표될 예정이다. 포르노의 진실성을 한 치도 의심하지 않았던 순정한 포르노 마니아들의 믿음을 한순간에 혼란에 빠뜨리는 충격적인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유명 여자 연예인의 얼굴과 포르노 배우의 벗은 모습을 합성한 사진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아무개씨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박씨는 여자 연예인 73명의 나체 합성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했다고 한다. 포르노 마니아 성아무개씨는 “진실이라고 굳게 믿었던 김양, 정양, 강양의 포르노가 모두 가짜였단 말이냐”며 “이번 사태는 전 국민적인 사기극”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에서는 세계 최첨단을 달리는 한국 포르노 산업의 합성기술을 시기한 외국인의 제보로 수사가 시작됐다는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자신의 포르노가 떠돌아다닌다는 억울한 누명을 썼던 73명의 여자 연예인도 진실이 밝혀진 것을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커밍아웃이 가능한 세상이 빨리 오면 좋겠다.

지율 스님이 또다시 단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벌써 단식이 80일을 넘었다. 말도 띄엄띄엄하고 물도 먹지 못하는 상태란다. 스님은 정말 죽을 각오를 한 것 같다. 38+45+58+100=241일. 지율 스님이 2003년부터 해온 단식 일수다. 여기에 80일+α가 현재 진행형으로 더해지고 있다. 스님은 평소 “천성산과 한 몸” “내가 죽어야 천성산이 산다”고 말해왔다. 이런 말들이 얼마나 많은 거짓으로 오염되고, 얼마나 뻔한 수사로 닳고 닳았던가. 지율은 당연히 거짓이어야 할 문장을 참으로 만들고 있다. 지율의 순정한 단식은 이 시대의 진정한 난센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