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밀애’는 ‘미래’를 어둡게 할 수도 있다. 한국 사회에서 유부남 유부녀의 ‘바람’은 가족 관계의 ‘발암’물질로 취급된다. 그것들은 죄다 ‘죄’다. 피해자의 고발시 구속감! 탤런트 김예분이 불행하게도 그 주인공이 됐다. 그런데 그녀가 ‘유치장’에 수감됐다는 뉴스를 접하며, ‘유치짱’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꼭 구속까지 해야 하는 걸까. 차라리 ‘사형’에 처하는 게 낫겠다. 私刑…. ‘머리끄덩이 100번 드잡히기’ 같은 화풀이 정도 말이다. 하긴 대한민국은 ‘정조’를 중요시 여기는 나라다. 그래서 광화문의 현판도 ‘정조’의 글씨로 바꾸려는 것일까. 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조’ 관념이 별로 없었다는 이유로, 그의 붓글씨를 퇴출시키고 조선시대식 ‘정조’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려는 음모는 아닐까? 영화 <그때 그사람들>은 박정희가 여러 젊은 여자들과 잠자리를 같이했음을 암시한다. 이에 열받은 아들 박지만씨는 영화사를 상대로 영화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이왕이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빈다. 개봉극장 앞에서의 선전전도 바람직하다. 아빠는 1인독재, 아들은 1인시위! 피켓 구호는 이걸로 정해보자. “울 아빠는 순결했네.”
‘자’신한테 ‘학’을 떼지 말라…. 맞는 말이다. 그로 인해 비관과 절망을 이기지 못한 이들이 한강에 뛰어든다. ‘박정희 시대’를 바로잡자고 주장하는 이들 역시 자살할 위험이 농후하다. 보수단체 ‘교과서 포럼’의 논리를 따르면 그런 해석이 가능하다. 그들은 ‘자학사관’이 시민들의 의식을 오염시킨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자’기 나라 역사에 ‘학’을 떼는…. “대한민국은 성공한 역사인데 왜 자학하냐”는 거다. 나는 그들의 역사관을 이렇게 이름 붙이고자 한다. 자뻑사관! 한때 순진한 백성들은 ‘자뻑사관’에 빠져 있었다. ‘자’기 나라 역사에 ‘뻑’가지 않았던가. 대한민국이 제일, 박정희만이 최고인 줄 알았다. 그때가 그리운 이들이여. ‘민족사관학교’를 능가하는 사설 교육기관 하나 만드시라. 자뻑사관학교….
안 그래도 요즘 한국인들은 뻑 가 있다. 자뻑이 아닌 타뻑! 청소년축구 대표 박주영에게 뻑 가 있다. ‘카타르’ 국제축구대회에서의 환상적 플레이에 ‘카타르시스’를 느낀 이들은, 그를 월드컵 예선전에 보내라 성화다. 한데 본프레레 감독은 뻑가지 않은 모양이다.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만 있다. 박주영의 팬들은 본프레레를 타박하리라. “거, 너무 뻑뻑하게 굴지 맙시다.”
진정한 닭의 해가 시작된다. 을유년 아침은 2005년 1월1일이 아니라 2월9일에 밝는다. 그런데 왜 모든 신문과 방송들은 매년 1월1일마다 오보를 되풀이하는가. 물론 이미 굳어진 관행이라는 반론도 있다. 2001년이 아닌 2000년 1월1일 아침에 “21세기가 밝았다”며 호들갑 떤 것처럼. 그래도 1천년에 한번 돌아오는 것과, 매년 돌아오는 건 다르다. 더구나 ‘설’은 ‘신정’과 분명히 따로 쇠지 않는가. 그건 그렇고 닭의 해를 맞아 대한민국 시위대들에게 권한다. 경찰에게 달걀을 투척하지 말라. ‘부화’ 못한 병아리들 ‘부아’ 치민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범국민 캠페인! ‘설 카드 보내기’ 운동을 하자.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압도하면서 우리는 언제부턴가 연말에 친구나 이웃에게 카드를 보내는 정겨운 문화를 잃었다. 이젠 양력 12월 말에 카드 보내봤자 촌스러워 보인다. 대신 음력 연말에 카드를 보내자. 뭔가 신선한 느낌으로 어필할 것이다(경기회복을 위해선 ‘설 카드 긁기’ 운동이 적당할까?)
‘닭다리 잡고 삐약삐약’이 아닌 닭다리 잡고 비약비약! 독자 여러분, 논리의 ‘비약’은 잊어버리시고 높이 ‘비약’하는 을유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