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순배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marcos@hani.co.kr

<노컷뉴스> 방송연예팀의 한 여기자가 “연예기자들은 모욕당했다”며 발끈했다. 발단은 최근 <브레이크 뉴스> 변희재 편집장이 “기자가 몸 팔아서 스타 인터뷰하는 현실”이라는 제목으로 쓴 칼럼 때문이다. “…스타를 인터뷰할 때… 더 심한 경우에는 매니저가 여기자에게 몸을 요구하는 일도 벌어진다고 한다. …스포츠신문, 일간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변씨의 글이 맞불을 불러온 것이다.

<노컷뉴스>의 여기자는 ‘몸 파는 여기자가 변희재씨에게 보내는 글’로 반격에 나섰다. 이 여기자는 “…새벽부터 밤까지 취재현장을 오가며 정신없이… 방송사 쫓아다니며 연예인 쫓아다니며 몸 팔아 하루하루 살고 있다”고 되받는 등 잇따른 기사로 변씨를 비판했다. 변씨도 “매체 자체의 위기와 더불어 연예산업이 권력화되면서 연예저널리즘이 연예산업에 종속화되는 현상이 벌어지는 다양한 예를 들었다”고 해명에 나섰다가, ‘CBS 편성국장에게 묻습니다’라며 반격에 나섰다.

네티즌들은 “저리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체가 현실의 치부를 가리려는 자위는 아닌가?”(엠파스 gaepul), “변희재는 자신부터 돌아봐라. 구역질난다”(네이버 catcd), “옐로 저널리즘의 최전선을 달리고 있구만”(엠파스 toseung) 등의 갖가지 반응을 보였다.

이 논란 속에서, 애초 변씨가 말하고자 했던 “…연예저널리즘이 급속히 붕괴되는 것은 공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닙니다. …연예산업을 제어할 장치가 사라진다면… 소비자 전체가 피해”라는 지적은 파묻혔다.

최근의 ‘전지현 결혼설’ 논란에서도 드러났듯, 연예인에 대한 소식은 하루에도 수백만명이 찾는 다음, 네이트, 파란 등 대형 종합포털 사이트 뉴스를 휘젓고 있다. KTH의 파란닷컴이 스포츠지 5개사의 콘텐츠를 독점하게 된 것도, ‘인터넷 연예뉴스 전쟁’에 불씨가 됐다.

꼭 ‘연예인’ 관련 뉴스뿐이 아니다. TV와 영화와 광고에 나오는 유명인이면 뉴스의 초점이다. 지난 주말에는 문화방송 김주하 앵커와 최윤영 아나운서의 결혼 보도가 네티즌의 마우스를 붙잡았다. 변 편집장과 해당 여기자 모두 ‘연예저널리즘’의 현실을 얘기했지만, 역설적이게도 두 사람의 논쟁에 수백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인터넷의 뜨거운 흥밋거리로 엠파스 등 포털 사이트에서 조회수 1위를 달렸다.

변씨의 칼럼에 대해 여성주의 사이버저널 <일다>의 조이여울 편집장은 “사실확인 없는, 의식 수준이 의심스런 성차별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제 연예저널리즘이 ‘몸 팔아’ 취재해야 한다는 말이 논란이 될 만큼, 연예인들의 사소한 일상사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이라는 점이다. 특히 인터넷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