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특집 > 맛있는 뉴스 목록 > 기사내용   2004년03월17일 제501호
인터넷세상- 탄핵을 진압하라

이승경 기자/ <인터넷한겨레> yami@news.hani.co.kr

인터넷 세상에도 대통령 탄핵이라는 핵폭탄이 터졌다. 그러나 인터넷 세상에서 탄핵 핵폭탄에 대한 대응과 반격은 기민했다. 네티즌들은 탄핵에 맞서 메신저 아이디를 의회해산(▶◀ 근조 국회)으로 달고, 국회의원 직무가처분 신청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대대적인 반격을 가했다. 또 비리의원 경매, 국회의원 사냥 게임 등이 인터넷상에 급속히 퍼지면서 온라인은 ‘탄핵 반대’의 전진기지가 됐다.

국회가 대통령 탄핵안 본회의 상정을 놓고 극한 대립 조짐을 보이던 지난 3월6일 네티즌들은 다음카페에 ‘국민을 협박하지 마라’는 임시 지휘부를 차리고 탄핵 반대의 밑불을 지폈다. 12일에는 네이버에도 같은 이름의 카페가 개설됐다. 이들 카페가 ‘국회의원 직무정치 가처분 신청 서명운동’을 벌인 결과 15일 현재 4만3500여명의 네티즌이 함께했다. 이들 두 카페의 회원 가입자만 8만4천여명에 이른다.

탄핵 반대와 국회 해산을 요구하는 게시판의 여론도 들끓었다. 네티즌들은 12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이를 1987년 6월 항쟁의 연장선으로 “민주 대 반민주”의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이때부터 주요 포털과 언론사들의 게시판은 ‘국회 해산, 국민소환제 도입, 헌법소원, 4·15 총선에서의 심판’ 등의 의견과 댓글이 줄을 이었다. ‘탄핵 규탄’ 여론의 열기로 평소 정치에 무관심한 게임 사이트와 음악 사이트도 들썩거렸다. 게임사이트인 세이클럽(www.sayclub.com)의 경우 탄핵 관련 홈페이지만 이미 65개나 만들어졌다.

이 밖에도 대통령 탄핵안을 주제로 한 패러디 동영상과 네티즌들이 만든 만화, 게임 등이 인기를 끌면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딴지일보>(www.ddanzi.com)는 지난 13일부터 탄핵소추안 투표에 참여한 195명의 국회의원 전체의 얼굴을 홈페이지에 띄우고 반대표를 던진 두명의 의원 찾기에 나섰다. 네티즌이 직접 반대표를 던졌을 만한 두명을 선택하면 <딴지일보>쪽에서 매일 저녁 6시까지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국회의원 두명을 직접 확인해 찾아낸다는 이벤트다.

패러디 뉴스인 ‘헤딩라인뉴스’로 알려진 미디어몹(www.mediamob.co.kr)은 탄핵안에 찬성한 국회의원을 정치적 사망자로 규정하고 조문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고 비꼬았다.

또 탄핵안에 표를 던진 국회의원을 ‘기생충’으로 표현한 ‘국회기생충 박멸게임’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게임도 선보였다. 게임 방법은 ‘4·15’라는 총알을 화면 앞으로 지나가는 정치인의 얼굴에 쏘면 된다. 총 193명의 국회의원 얼굴을 맞춰야 게임에서 이긴다. 하지만 10명을 놓치면 게임에 지게 되고 화면에 “민주주의 OVER”라는 말이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