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특집 > 초점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4년07월15일 제518호
“우리나라는 상 · 하 양원제인가”

[인터뷰/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 대표]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벽이 너무 두껍다. 우리가 너무 순진했다는 생각이 든다.”


△ 사진/ 박승화 기자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 대표는 7월12일 민주노동당 원내 진출 한달의 공과를 묻자 대뜸 이렇게 입을 열었다. “면전에서는 개혁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얘기를 하지만, 국회 운영과 법안 등 구체적인 문제로 들어가면 상식조차 통용되지 않고 오직 교섭단체의 횡포만 존재하는 게 국회의 엄밀한 현실인데,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순진하게 그들의 진정성을 기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절망하지 않고, 진보 진영의 정치 세력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원내 진출 한달, 무엇을 느꼈는가.

=상식에 기반한 개혁을 실천하려는 민주노동당에게 국회의 틈새는 너무 좁다. 개혁을 외치지만, 구체적인 장에서는 부딪치고 밀린다. 나는 지난 한달 동안 우리나라가 상-하 양원제라는 비밀을 알게 됐다. 국회법과 관행의 이름으로 교섭단체간 합의를 내세우지만, 그것은 국회 내에 존재하는 상원이었다. 상원의 횡포 앞에서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는 헌법상 기본원칙은 사라지고, 소수를 배려하는 민주주의 원칙도 실종됐다.

-그렇다면 국회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가.

=17대 국회의원 가운데 180명이 초선인데, 이들조차 이런 거대한 관행을 별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인다. 의원 복장이나 차량 변화, 의원 전용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개선 등 탈권위적인 변화를 내세우는데, 그것은 스타일의 변화일 뿐이다. 국회 내부의 부당한 권력 관계를 바꿔야만 한다.

-한계가 많은데, 민주노동당이 그 변화를 주도할 수 있겠는가.

=국민은 절묘하게 우리에게 법안의 독자 발의가 가능한 10석을 줬다. 작지만 이를 최대한 활용해 민생개혁 법안을 제출하고, 국회에서는 금기시된 채 제도권 바깥에서만 논의됐던 한-미 동맹 등 민감한 의제들을 공론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또 시민사회단체 등 제도권 바깥에 축적된 정책 역량을 체계적으로 묶어내면서 민주노동당과 사회의 힘을 강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