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역에서 효과적인 자원활동을 벌이기 위해서는 출발에 앞서 몇 가지 기본적 준비를 해둬야 한다. 마음만 가지고 달려갔다가는 도움을 주기보다는 자칫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가 될지 모른다. 재난지역의 현장상황이 그만큼 급박한데다, 당국의 자원봉사자 지원과 운용체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3년째 수해지역에서 ‘긴급구조단’을 운영하는 정토회의 도움말로 출발 전 준비사항을 알아본다.
1. 현장에서 숙식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나름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관공서 등에 마련된 임시숙소에서 잠을 자고, 적십자나 종교단체 등에서 제공하는 단체급식을 이용하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길을 떠났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재난지역 상황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침낭 등 기본적인 잠자리와 몇 가지 비상식량을 준비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2. 떠나기 전 현장상황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챙기는 것도 필수다. 재난지역별로 긴급상황실이 운영되긴 하지만, 개인 자원봉사자까지 신경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민간 자원봉사 체계 역시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 아무 준비 없이 현장에 도착할 경우 자칫 귀중한 시간만 낭비하고 되돌아와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미리 현장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가지고 갈 경우 피해지역 동사무소나 주민을 직접 방문해 곧바로 자원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마음에 맞는 주변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 더욱 효과적임은 물론이다.
3. 중장비를 다룰 줄 알거나 무선통신·응급구조 등 재난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맞는 지역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미리 현지와 연락을 취해 자신의 특기와 자원활동 가능기간을 미리 밝힌 뒤, 출발하기 전 활동지역을 정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고춘복 정토회 중앙사무국 사무국장은 “재난지역 자원활동의 기본은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 출발에 앞서 준비를 많이 할수록 피해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