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정치권에선 최근 신기남 의장의 선친 신상묵 경무관 문제가 작은 논란을 빚었다. 그는 미국 방문중 동포간담회에서 “저의 선친이 지리산 공비토벌대장을 지냈다”고 말했는데, 이에 진보 성향 네티즌들은 “미국까지 가서 공비토벌 경력 운운?”이라고 비판했다. 반면에 <동아일보>는 최근에 “사범학교 출신으로 일경 간부를 지내다가 광복 이후 미군정에서 경찰 간부로 재임용된 후 지리산에서 공비를 토벌했다는 ○○○의 아버지 ○○○은 친일파가 아닐까”라는 의혹을 보도했다.
신 의장은 인터뷰에서 “선친은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일제 때는 교사를 하다가 해방 뒤 국립경찰을 창설할 때 경찰간부학교에 입교함으로써 경찰에 투신했다”고 밝히고 일제의 경찰 노릇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선친은 6·25 때 경찰로 편성된 서남지구 전투사령부 사령관으로서 ‘지리산 전쟁’에 참여했다. 그는 “나는 공비토벌 작전이나 빨치산 전쟁이란 용어보다는 ‘지리산 전쟁’이라고 부른다”며 “그 전쟁이 동족상잔의 비극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친이 이 전쟁으로 태극무공훈장을 받았지만 ‘반드시 자랑할 일만은 아니었다’는 게 선친과 나의 똑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시 방미길 ‘토벌대 발언’과 관련해서 “보수적인 교민들이 ‘열린우리당이 좌익 아니냐’라며 달걀을 던지기에 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꺼낸 이야기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일진상규명법이 개정될 경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제 만주군 중위 경력이 부각될 가능성을 묻자 “박정희가 경제를 발전시켰다는 주장은 우리 민족을 모독하는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나는 박정희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그가 해방 전 일본군에 몸담은 대목은 역사적으로 평가할 일이지 그것 때문에 비난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정치적 의도’라며 이 법안을 비판한 것을 두고 “개인적으로 불편하겠지만 마음속으로 삭혀야지, 공당 대표로서 ‘나를 타깃으로 한 것 아니냐’라고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