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의 당원 직접선거] 민주노동당은 현재 70여곳의 후보를 확정한 상태다. 원내 정당들이 공천 방식을 둘러싸고 골머리를 앓던 지난해 말부터 당원 직선으로 후보를 착실히 준비해온 결과다. 이 가운데 울산 북구와 경북 포항, 광주 북갑, 서울 용산·종로 등 10여곳은 경쟁이 치열해 경선을 했고, 나머지 지역은 단독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 방식으로 치러졌다.
가장 관심을 끈 곳은, 민노당이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는 울산 북구였다. 울산 북구는 2000년 총선 당시, 최용규 후보가 경선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500여표 차이로 석패한 지역으로 유권자 10만명 중 현대자동차 노조 조합원만 3만여명이다. 이번 경선에서는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조승수 전 북구청장이 현대 노조위원장 출신인 전갑득씨를 누르고 총선에 출마하게 됐다. 경선에는 진성당원 1400여명이 참여했다.
2000년 한 차례 내부 갈등으로 경선 후유증을 앓았던 민노당은, 지난번의 아픔을 교훈 삼아 철저히 원칙을 지켰다. 경선을 즈음해 평소보다 당원이 대폭 늘자, 당원 자격을 철저히 심사했다. 당원으로 가입해 한달에 1만원씩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하고 당원교육을 받은 자에 한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3개월 이상 활동을 하지 않은 당원들은 자격을 정지시켰다. 지난해 중반 1천여명에서 경선을 앞두고 2500명까지 늘었던 당원 중에 진성당원을 솎아내자 1700여명이었고, 이들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했다. 당비 납부도 대납을 막기 위해 직접 당사를 방문해 납부하거나 계좌이체를 한 경우만 인정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부정선거 시비나 경선불복 같은 다른 정당에서 빚어지는 잡음은 없었다. 낙선한 다른 두 후보도 흔쾌히 경선 결과에 승복했고 조 전 구청장의 총선 승리를 위해 발벗고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미 경선을 치른 10여곳도 사정은 비슷했다. 김종철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4년 동안 진성당원에 의해 상향식으로 당을 운영해 정당정치의 전형을 만들어온 것이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