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마포을 지구당 진성당원들의 제안]
열린우리당이 현실성을 이유로 여론조사 방식 공천이라는 ‘뒷문’을 열어둔 반면, 지구당 차원에서 진성당원 제몫찾기 운동을 제안하고 나선 곳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마포을 지구당이다.
개혁당으로 ‘생활정치’에 입문한 뒤 우리당 진성당원이 된 직장인 이명주(40)씨는 열린우리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각 지역별 개미연대를 제안한다”며 ‘정치개혁 실현을 위한 마포의 개미연대’를 소개했다. 이씨는 우선 “지구당이 당원들의 정치적 의사 결집의 장임에도 예비 후보자들의 의사결정의 장으로 변질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열린우리당 마포지역 예비 후보자들이 돈과 조직으로 승부하려 한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열린우리당에 관심을 갖고 있는 주민이나 당원들이 마포 개미연대를 만들어 예비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감시와 정책 검증을 벌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들의 활동 중에는 총선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깨끗한 경선 등 바람직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다른 지역의 반응은 아직 미지근하지만, 마포 개미연대는 최근 발족식을 갖고 2월 초 열린우리당 예비 후보자 6명을 불러 토론회를 벌이기로 했다. 마포 개미연대에는 우리당 당원과 주민이 각각 절반씩 30여명가량 참여하고 있다. 후보 감시활동과 정책토론회 등을 몇 차례 거친 뒤, 이들은 경우에 따라 경선시 당선·낙선 운동을 벌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성미산살리기운동 등으로 지역운동이 활성화돼 있고 주민들 사이에 유대감이 강한 이곳에서는 파급력이 적지 않을 수도 있다.
이들 대부분이 과거 개혁당 출신이어서 일부 후보쪽에서는 개혁당 성향에 가까운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외곽조직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지만, 이들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각 후보자 캠프에 합류한 인사들은 제외하고 있고 실제 활동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마포을 후보 공천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마포 개미연대는 경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 한해 30%가량을 하향식으로 공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둔 탓에 중앙당이 예비 후보자들을 제치고 하향 공천을 할 수도 있고, 거꾸로 예비 후보자들끼리 합의해 여론조사 방식으로 후보를 결정할 여지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예비 후보자들이 갹출한 돈으로 지구당을 운영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규정보다 15배나 많은 당비를 매달 3만원씩 내고 있는 이씨 같은 진성당원은 설 땅이 없어질 것 같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