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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01월15일 제49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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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의원의 불출마 선언] 노무현 따라 배웠다?

1월6일 오세훈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대선자금 정국 여파와 비리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정치권은 부패비리의 온상, 정치인은 패거리 의식에 사로잡힌 기득권 집단이라는 불신이 더욱 높아진 상태에서, 오 의원이 잠시나마 ‘’와 ‘!’를 찍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초선에다가 의정 활동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던 그의 불출마 선언은, 다른 의원들에 비해 더욱 돋보였다.

오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불출마 선언을 격려하는 글이 하루에도 수백건씩 올라 1천건을 넘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빗대 “소중한 반지를 버림으로써 서민이라는 무관의 제왕이 된 것”이라고 치켜세우는가 하면, 벌써 ‘차기’를 약속하는 글도 있다.

이런 시장의 반응은, 4년 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현상’과 닮았다. 당시 지역구도 극복을 내세운 노무현 후보가 부산에서 다시 낙선한 이후 올린 “농부가 밭을 탓할 순 없다”는 글에 수많은 네티즌들이 공감하면서 댓글을 달았던 것과 비슷하게, 오 의원의 ‘참회록’에 공감을 표시하는 것이다. 안 될 법한 일에 몸을 던지고 깨지는 것과, 될 듯한 것을 유유히 던져버리는 것 정도가 차이라면 차이다.

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외국에 나가 공부할 예정이며, 그 이후 본업인 변호사로 돌아갈 것”이라며 “정계은퇴라는 말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아 불출마란 표현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정계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 상상력’을 무한히 발휘하는 정가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그가 잊혀지지만 않는다면 정치와 거리를 두면 둘수록 ‘주가’가 올라가고, 이상을 실현하기에 척박한 정치 현실이 개선돼 다시 돌아올 명분이 주어진다면 예전의 ‘오세훈’이 아닐 것이라는, 섣부른 해석이 분분하다. ‘노무현 벤치마킹’이라는 얘기다.

‘참회록’ 이전과 다름없이 국회와 한나라당을 오가며 “책임 있는 마무리를 하겠다”는 그의 행보가, 억측을 부풀리는 요소 중의 하나라는 지적도 있다. 오 의원은 오는 2월까지 2차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을 끝으로 정치 활동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오 의원의 인기를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4·15 총선에서 지원유세를 맡아달라는 것이다. 오 의원쪽은 “지난 4년간 고락을 같이해온 미래연대 회원들의 간곡한 부탁까지 뿌리치기는 힘들 것”이라며 ‘총선 활동’을 예고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