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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모계사회 | 중국 모쒀족] 여인천하에 아빠는 없다 어머니 성 따르고 재산도 딸에게 물려줘… 사랑이 지속되는 동안만 남녀관계 유지
중국에서 윈난(雲南)성은 소수민족이 많은 지역으로 유명하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56개 소수민족 가운데 25개 민족이 윈난성에 살고 있다. 윈난성 동북쪽에는 호수면의 해발 고도가 2700m에 이르는 루구호가 자리잡고 있다. 백두산 천지보다 위에 자리잡은 루구호 일대에 모쒀족이 살고 있다. 모쒀족은 철저하게 사랑에 기초한 남녀간의 만남을 불문율로 여긴다. 철저하게 사랑이 지속되는 동안만의 관계를 추구하는 것이다. 모쒀족은 지금까지 모계사회의 풍습을 유지하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어머니의 성(姓)을 따르고, 재산은 어머니에게서 맏딸에게로 대물림된다. 여자들은 당당하고도 자유로운 생활을 누린다.
딸이 없으면 맏며느리가 가장 노릇
모쒀족은 모계사회답게 철저히 여자 중심으로 생활을 영위한다. 여자는 어느 가정에서나 가장 구실을 하며 ‘다부’라 불린다. 대부분 맏딸이 집안의 가장이 되지만 맏딸보다 더 능력이 있고 똑똑한 동생이라면 다부가 될 수 있다. 딸이 없을 경우 맏며느리가 가장 노릇을 한다. 우리 조상들이 대를 잇기 이해 데릴사위를 얻었듯이 모쒀족은 데릴며느리를 얻는 것이다. 슬하에 자식이 없으면 자매의 딸을 다부로 삼기도 한다. 이들은 다부를 중심으로 대가족을 이루며 함께 살아간다. 한 가정에는 할머니와 할머니의 자매형제들, 할머니의 자녀들 그리고 외손자들이 있다.
모쒀족은 결혼이라는 제도적 장치를 따로 두지 않았다. 철저하게 사랑이 지속되는 동안만의 남녀관계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일부일처제와는 다른 방식의 ‘프리섹스’가 이뤄진다. 청춘 남녀가 마을의 축제나 잔치에서 마음에 드는 상대를 찾으면 여자(아샤)는 밤에 남자(아주)가 자신의 처소로 올 수 있도록 대문이나 창문을 살짝 열어놓는다. 남자는 해가 저물기를 기다려 여자 집에 들어간다. 긴 밤을 보낸 남자는 동이 틀 무렵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 집안을 위해 일한다. 이렇게 두 남녀가 각자 자기 어머니의 집에서 살면서 밤에만 만나는 일종의 혼인을 쩌우훈(走婚) 또는 아샤혼이라고 부른다.
쿨한 남녀관계… 아버지 호칭 없어
모쒀족들에게 이혼의 아픔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샤혼 관계에 있던 남녀가 헤어져도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들의 아이는 이제까지 어머니의 집에서 나고 자란 것처럼 계속해서 어머니의 집에서 자라면 된다. 그래서 모쒀족 출신의 한 수필가는 부계사회에서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아이들이 겪는 정신적인 고통을 모쒀족 아이들은 겪지 않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아이는 어머니와 외삼촌인 쮸쮸가 아버지를 대신해서 교육을 시킨다. 함께 살지 않는 아버지의 존재는 미미하다. 아버지란 호칭도 따로 없다 외삼촌과 마찬가지로 쮸쮸일 뿐이다. 아버지는 아이에게 축제나 연말연시에 옷가지 등의 선물을 보내는 정도고 자신은 누이의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
윈난성= 사진·글 백지순 | 사진가 bekjis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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