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특집 > 이슈추적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4년08월12일 제522호
재산세 고지서에 왜 놀랐을까

▣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각 구청 세무과에는 “투기꾼 잡기 위해 재산세를 왕창 올렸다는데, 평생 고생해 겨우 아파트 한채 장만한 우리가 무슨 투기꾼이냐? 아파트만 재산세를 대폭 올렸다는데 그럼 성북동, 구기동의 고급 빌라는 왜 제외하느냐”는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물론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오른 재산세 고지서를 받아들고 황당해하는 납세자들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재산세율 인상 때 “강남의 부유층한테만 재산세를 대폭 올린다”는 식으로 발표된 탓에 강북 사람들은 자기는 문제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고지서를 받아보니 크게 올라 당황한 사람도 적지 않다.

아파트 건물분(토지 제외)에 적용되는 재산세는 먼저 과표(시가표준액)를 산정한 뒤, 이에 따라 0.3~7%의 세율을 곱해서 산출한다. 과표는 ‘신축건물가액×구조·용도위치지수×잔가율(건물연수)×가감산율×면적’으로 산정된다. 이 가운데 가감산율은 그동안 면적을 기준으로 했는데, 올해부터 국세청 기준시가로 바꿨다. 실거래가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물론 과표산출 공식에서 보듯 ‘평형’(면적)과 ‘건축연도’ 역시 과세기준의 하나로 적용된다. 그러다 보니 강남·북을 막론하고 평수가 넓거나 새로 지은 아파트일수록 기준시가가 낮은데도 오히려 더 많은 재산세가 부과되는 일도 나타났다. 이에 대해 행자부는 “아파트 가격은 건물분(재산세)보다 땅값이 훨씬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따라서 10월에 부과되는 토지분 종합토지세까지 합치면 강남 거주자가 보유세(재산세+종토세)를 더 많이 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적용되는 재산세율 조정으로 기준시가 3억원 이상 아파트는 과표세율이 10% 정도 더 오른 반면, 3억원 이하 아파트는 10% 정도 낮아졌다. 그러나 아파트값 상승으로 기준시가 자체가 대폭 올랐기 때문에 재산세는 대부분 지난해보다 오를 수밖에 없었다. 주거형태 가운데 재산세율 인상에서 제외된 단독주택은 재산세가 낮아진 곳도 있고, 평균적으로 2∼3% 오르는 데 그쳤다.

그렇다면 각 지방의회가 잇따라 통과시키고 있는 ‘재산세 감면 소급 적용’은 법적으로 가능한 것일까? 현행 지방세법은 자치단체장이 조례를 통해 재산세율을 50%까지 낮출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행자부와 서울시는 “구청장 권한으로 재산세 인상률을 낮추고 이를 ‘내년부터’ 적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미 부과 징수된 올해분부터 ‘소급 적용’하는 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일”이라며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조세법률주의상 특별한 위법 사유 없이 자치단체가 스스로 결정해 부과한 세금을 집단 민원이 제기된다고 해서 나중에 깎아주는 건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 명백히 어긋난다. 그러나 이는 납세자에 대한 불이익 조처를 금지하는 것일 뿐 납세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조례를 고쳐 환급해주는 건 조세 평등주의를 해치지 않는 한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