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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기어이 법정에 세우려나 특검팀의 기소 여부에 관심 집중된 가운데 ‘통치행위론’ 인정 여부 논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울 수 있을까?’ 1차 수사기한(6월25일)을 10여일 남겨둔 송두환 대북송금 특별검사팀의 가장 큰 고민은 단연 DJ에 대한 기소 여부로 모아진다. DJ를 기소하는 게 바람직스러운지 또는 그렇지 않은지와는 별도로 특검팀은 벌써부터 기소가 가능한지 법률 검토를 벌이고 있다. 대학교수 등 외부 법률 전문가에게 자문을 의뢰하기도 했다. 물론, 아직 디제이에 대한 조사 방법이나 조사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았다는 게 특검팀의 공식 입장이기는 하다. 그러나 진실규명 차원에서 사건의 정점에 서 있는 디제이를 조사해야 한다는 명분을 틀어쥐고 있는 특검팀이 어떤 형식으로든 DJ에 대한 조사를 벌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문제는 조사 이후 사태를 어떻게 매듭지을 것인가에 놓여 있다.
통치행위론 인정이 대체적 경향
특검팀은 송금된 돈의 대출 과정을 문제 삼아 이미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과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차례로 구속했다. 또 송금 과정에 개입한 최규백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과 통일부의 허가 없이 대북 사업을 추진한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실정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면 기소하겠다는 게 특검팀의 입장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모든 행위가 국가가 만든 법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의 불법행위를 가정한 뒤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두고 ‘통치행위론’이란 법률용어가 화제로 떠올랐다. 통치행위란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의한 국가 행위로서 이를 사법적 심사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이론이다. DJ의 거듭된 ‘사법처리 불가론’에는 이같은 이론이 터잡고 있다. 통치행위에 사법 잣대를 들이댔을 때 대외관계에서 국가 의사의 분열과 정치·사회적 혼란이라는 국가적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사법부가 정치 문제에 개입함으로써 정치기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사법부 스스로도 심사를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뒷받침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통치행위론를 인정하는 게 대체적인 경향이다. 물론 민주국가에서는 모든 국가 작용이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어야 하므로 전근대적인 통치행위 관념을 아예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서울대 법대 성낙인 교수는 “통치행위론을 인정하자는 게 국내 안팎의 지배적인 이론이기는 하지만, 그 범위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큰 흐름”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DJ가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실정법을 어겼더라도 이를 문제삼아 사법 심사를 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어디까지 통치행위의 범위에 넣을지는 별도의 문제다. 성 교수는 이어 “사법심사 대상인지 여부는 법원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사법 심사 법원에서 판단할 일?
따라서 통치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주체는 법원이 된다. 이럴 경우 기소와 더불어 DJ가 법정에 서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특검팀의 한 관계자는 개인 생각임을 전제로 “사법 심사 자체는 법원에서 판단할 일”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법원까지 이런 논의를 가져가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파업유도사건 특검보를 지낸 법무법인 덕수의 김형태 변호사는 “남북관계를 사법 심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또 “법에 벗어난 통치행위를 법원에 넘긴 뒤에 사법 심사 대상으로 삼지 않을 경우 오히려 합법적 예외를 만들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며 “통치행위라는 법률적 요건을 만족시킬 경우 기소편의주의를 통해 특검이 기소를 자제하는 방법이 좋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사법적 판단의 공을 법원에 넘길 것이 아니라 기소권을 쥔 특검에서 알아서 판단해야 한다는 말이다. 대한변협의 김갑배 변호사도 “특검이 통치행위론를 들어 외부에 법률자문을 구하고, 법원에 공을 떠넘기려 한다면 스스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은 남북 분단상황에서 정상회담과 대북송금 등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빚어진 절차적 문제점을 트집 잡아 실정법이라는 잣대로 재단하려는 것은 민족적·역사적 이익에 비춰봤을 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어쨌든 열쇠는 특검팀이 쥐고 있다. “진상은 철저히 규명하되, 남북관계를 훼손하지 않도록 수사하겠다”고 밝힌 송두환 특검팀이 이런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류이근 기자/ 한겨레 사회부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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