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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넘으면 동북아에 햇살 제네바에서 열리는 NPT 평가 준비위원회의 화두… 비핵지대화 실현 위한 ‘3+3 방식’등 제안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엔본부에서 북한이 또 한 차례 화두로 등장했다. 2주 전에는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인권문제로 눈길을 끌더니, 이번에는 핵확산금지조약(이하 NPT) 탈퇴문제로 여론의 표적이 되고 있다.
북한은 복귀하고 미국은 안전 보장
회의 개막과 함께 예상대로 북한의 NPT 탈퇴문제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조약 탈퇴선언에 따른 북한의 법적 지위 문제도 논란이지만, 역사상 첫 번째로 이뤄진 조약 당사국의 탈퇴선언이 가져올 정치적 파장에 대한 우려도 높았다. 첫 이틀간 공개로 진행된 일반토론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대다수 조약 당사국은 북한의 NPT 탈퇴문제를 자세히 언급했다. 중국과 비동맹회의(NAM)에 속한 나라는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쪽으로 기운 반면, 한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북한의 조속한 NPT 복귀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강조했다. 지난 2000년 6차 평가회의 때부터 핵 비보유국의 입장을 대변해온 ‘뉴어젠다 연합’(New Agenda Coalition)은 북한의 조속한 NPT 복귀를 주장하는 동시에 핵 보유국가인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비판적 견해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북핵 문제는 NPT 정부간 회의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비정부기구 활동가들 사이에서도 최대 관심사다. 정부간 회의 대표단이 원론적 입장을 반복한 반면, 4월30일 유엔 회의장에서 열린 북핵 위기 관련 토론회에 참가한 국제 평화운동가들은 구체적 대안을 가지고 토론을 벌였다.
이어 발제에 나선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동북아 비핵지대화 제안은 현 북핵 위기를 오히려 평화의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제안이다”이라고 적극 찬성하고 나섰다. 그는 특히 “1994년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를 개선해 동북아 비핵지대화로 확대 개편하는 것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동북아 평화운동가들의 제안은 곧바로 참가자들의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다. 미국 뉴욕대학에서 핵정책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한 활동가는 “만약 ‘3+3 방식’이 가능하다면 나름대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믿지만, 과연 한국과 일본 정부가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를 추진할 정치적 의지가 있느냐”고 물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북한과 미국이 이 제안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히로미치 소장은 “해당 국가 정부와 구체적인 논의를 이제라도 시작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부터 차근차근 추진한다면, 북핵 위기를 오히려 동북아 평화를 위한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의 핵심으로 떠오른 동북아 비핵지대화 문제는 이미 NPT 규정과도 부합한다. NPT 제7조에서 ‘지역 차원의 핵무기 금지지역 설정 권리’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현재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동남아시아와 남태평양, 중앙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지역 차원의 비핵지대 건설을 위한 협약이 맺어져 있다. 그러나 최근 핵 위기가 고조된 중동과 남아시아, 동북아시아는 아직 이와 관련한 본격적 논의가 없었다.
핵 위기 극복하더라도 남는 문제들
스리랑카 출신의 자얀타 다나팔라 유엔 군축담당 사무차장도 최근 강연회에서 이와 비슷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그는 “2000년 NPT 평가회의에서 채택한 최종 선언문은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만이 핵무기의 사용과 사용위협에 대한 유일하고 절대적인 안전보장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반핵군축에 대한 대중적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북핵 문제는 한반도 및 동북아의 지역적 특수성과 세계적으로 반핵·군축 문제가 직면한 보편성이 중첩돼 있다. 북핵 문제에 대한 해법의 실타래를 풀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 핵문제는 결국 각국의 평화운동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제네바=글·사진 이성훈 전문위원 almolee@yaho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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