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문화&과학 > 문화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8년01월17일 제694호
[컬처타임] 스님의 춤이 나비처럼 날아와

<작법무> <처용무>를 현대적 안무로 풀어낸 ‘내일을 여는 춤’ 공연

▣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새해 벽두 춤판이 깨어난다. 스님들의 의식춤과 현대 춤꾼들의 창작춤이 한데 만나 몸부림으로 고고성을 울려낸다. 전통과 계승이란 우리 춤의 영원한 화두를 일깨워줄 마당이 1월19~20일, 26~27일 서울 홍익대 정문 부근 포스트극장에서 멍석을 깐다. 춤 단체 창무예술원과 월간 춤잡지 <몸>이 아홉 번째로 마련한 ‘내일을 여는 춤’ 공연이다.


이 춤판의 두 고갱이는 ‘나비춤’으로 불리는 스님들의 춤 <작법무>와 조선 궁중에서 나쁜 기운과 귀신을 쫓았던 벽사춤 <처용무>다. 두 전통춤 얼개를 주된 모티브로 받아, 현대적 안무를 넣고 풀어낸 창작 작품 네 편도 같이 등장한다. 먼저 19, 20일 선보일 <작법무>는 영산재 보존회의 지수, 도경 스님이 출연해 육수가사와 고깔을 쓰고 부처에게 사뿐한 춤 공양을 바치게 된다. 중요무형문화재 50호로 불교 전통의례인 영산재 보유자 구해 스님의 범패(부처의 공덕을 찬양하는 노래) 반주가 곁들여져 더욱 진기한 흥취를 줄 것으로 보인다. 그 뒤를 <작법무>를 모티브로 한 현대 창작춤 <내 나이 한 시간 나비가 날아와 말했다>(안무 손미정)와 <귀천>(안무 박은정)이 뒤따른다.

26, 27일에는 신라 처용 설화에서 유래한 궁중 가면춤 <처용무>와 이를 계승한 현대춤판이 펼쳐진다. 다섯 방향으로 선 무용수들이 <처용가>를 부르고 두 팔을 올렸다 내리며 스텝을 옮기는 전통 처용춤의 한 마당이다. 이어 처용 설화를 여성적 시선으로 해석한 <처용, 만나다>(안무 정란)와 신적인 세계와 인간에 대한 사유를 은유적 형식의 안무로 담아낸 <홀딩 마이 그라운드>(안무 신창호)가 잇따라 공연된다. 오후 4시. 2만원. 02-337-5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