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한가위 극장가에 천편일률 코미디 영화나 블록버스터 액션영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9월20일~10월3일 서울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열리는 ‘Full Moon Day 씨네큐브 영화 축제’가 한가위 극장가의 ‘종적 다양성’을 보장한다. 작품성에 대중성도 겸했지만 대규모 개봉이 힘들거나 개봉을 앞둔 영화들이 유료 시사회 형식으로 상영되는 것이다.

우선 중추가절에 가족들이 함께 즐길 만한 따뜻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유럽 애니메이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미셸 오슬로의 <아주르 아스마르>가 있다. <키리쿠 키리쿠> 등으로 유명한 오슬로의 작품에는 미국산 애니메이션에서 보기 힘든 이국적인 정서가 담겨 있다. 캐나다 아카데미 11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크레이지>에서는 핑크플로이드, 롤링스톤스의 음악이 덤으로 나온다. 명배우가 출연한 영화제 수상작도 있다. 숀 펜, 주드 로, 케이트 윈즐릿의 연기로 1940년대 원작을 재해석한 <올 더 킹즈 맨>, 존 터투로와 수전 서랜던 등이 열연해 1998년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받은 <일루미나타>는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다. 보스니아 내전 당시 여성에게 가해진 성폭력을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한 2006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그르바비차>는 영화적 감동뿐 아니라 인식의 지평도 넓혀줄 영화다.

이 밖에도 <카이에 뒤 시네마>가 2006년 최고의 영화로 선정한 프랑스 거장 알랭 레네의 <마음> 등 다양한 작품이 번갈아 상영된다. 씨네큐브 광화문 주변에서는 중고 벼룩시장 ‘한가위 나눔 장터’ 등 이벤트도 열린다. 상영 일정은 씨네큐브 홈페이지(cinecube.net)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