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쫓긴다는 것은, 돈을 대가로 누군가에게 자신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박민규 지음, 한겨레신문사 펴냄)
▣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고속철도(KTX)가 개통되자, 1박2일이던 부산 출장이 당일치기가 된다. 이틀 동안 천천히 하던 일을 하루 만에 해치워야 한다. 휴대전화가 생기자, 상사의 명령은 공간을 초월해 하달된다. ‘개목걸이 폰’ 덕택에 근무 시간 중 사우나에 가는 ‘공간 일탈’도 힘들어졌다. 무서운 시공간의 압축기계들. 자본은 실로 노동자의 시공간을 빠른 속도로 회전시킨다. 아니, 지배한다. 알고 보면 인생의 모든 날은 휴일인데, 빠른 체제에 저당 잡힌 우리의 삶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