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도 괜찮아>(사이토 미치오 지음, 송태욱 옮김, 삼인 펴냄)
▣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나는 이 말이 좋다. 이 말이 어쩌면, 혁명일지도 모른다. 한 인간이 끊임없이 상승해간다. 자의건 타의건 목표를 설정해놓고,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 계속 자신을 채찍질한다. 강해져야 해, 난 강해져야 해. 이 강박적인 상승의 계단 어느 곳에서 삐걱 소리를 내며 정신분열증이 찾아온다. 도저히 믿기 힘든 자신의 병을 부정하며 절망에 빠진다. 그리고 병을 물리치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 ‘정상’으로 복귀하기 위해 또 자신을 채찍질하고, 그럴수록 병은 악착같이 그를 물고 늘어진다. 어느 순간, 누군가 속삭인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정상인’이 될 필요 없어. 약해도 괜찮아.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어. 이 속삭임은 정신분열뿐 아니라 모든 차별받는 이들에게, 하나의 혁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