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현미/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사

사이버 갤러리 ‘구름 프로젝트’(www.gooroom.co.kr)는 여느 전시장과 다르다. 언제 어디서고 원할 때는 찾아가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난다면 구입까지 바로 할 수 있다.

사진이 미술계에 당당히 입성한 지는 오래됐지만 사진 작품을 쉽게 구입한다는 것은 국내 미술시장의 열악한 유통환경으로 인해 아직 보편적이지 않다. 구름 프로젝트의 출발선은 바로 이 지점이다. ‘사진가의 작품을 저렴한 가격과 새로운 방식을 통해 판매하는 회사!’라는 기치 아래 구름 프로젝트는 예술작품을 소장하고자 하는 일반인들에게 검증된 오리지널 작품을 저렴하게 보급하려는 목적으로 실행되는 유통 프로그램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작품의 에디션이 남발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작가와의 합의 아래 적정한 가격을 책정하고 에디션을 관리해 작품의 희소가치와 작품 구입의 접근성을 동시에 높였다. 구름 프로젝트에는 배병우, 김중만, 권순평 등 유명 작가에서부터 구성연, 김상덕, 김기태, 조성연 등 비교적 젊고 신선한 작가들까지 참여하고 있으며 ‘스페이스 바바’라는 오프라인 공간도 운영되고 있다. 구름 프로젝트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바바는 새로운 작가 발굴과 소개를 목적으로 하는 전시 공간이다. 작지만 밝고 비정형적인 바바에 들어서면 벽면에 감각적으로 전시된 작품과 격의 없이 만날 수 있다.

아트마켓에서 구름 프로젝트는 비트적 감각으로 온라인 시장을 겨냥했다. 온라인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해 작품과 관람자 간의 간격을 줄이고 가격을 낮추어 작품의 보급률을 높인다면 그 순환계는 더할 나위 없이 긍정적이다. 하지만 아직 ‘예술작품’에 대한 대중의 온라인 쇼핑이 낯설기에 구름 프로젝트는 조금 더 힘을 내서 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