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건강 및 사망 불평등은 사회경제적 배경이라는 ‘구조’에서 발생하는 것일까, 아니면 개인의 ‘선택적 행태’ 때문에 나타나는 것일까? 역사적으로 보면 ‘사망 불평등’의 발생 경로를 둘러싸고 사회경제적 지위 때문에 불평등이 불가피하게 나타난다는 쪽과 오히려 개인의 생활습관의 차이, 즉 흡연·음주 등의 행태에서 비롯된다는 쪽이 팽팽히 대립해왔다. 이른바 ‘행태파’는 사회계층이 건강 수준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건강 수준이 좋고 나쁨에 따라 사회계층이 결정된다고 본다. 물론 건강하지 못하면 낮은 사회계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건강과 빈곤 사이에 악순환의 고리가 존재하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집단일수록 흡연율도 높고 건강에 해로운 식사를 하며 운동도 덜하는 등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행동요인을 더 많이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30∼64살 공무원 76만명의 의료보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망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흡연·음주 등의 행태보다 소득 수준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불평등의 가장 큰 원인은 주거환경, 의료서비스 접근성, 충분한 영양공급을 위한 경제적 능력 같은 물질적 조건이라는 것이다. 강원대 의대 손미아 교수는 “사망비율에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미치는 영향이 2배일 때 개인의 선택 행위는 1.2배 정도로 약한 편”이라며 “육체노동자·저소득층일수록 음주 및 흡연을 많이 하지만, 개인의 이런 선택 행위도 사회경제적 지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