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사회 > 사람과 사회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2년11월07일 제433호
뭐 정력이 좋아진다고?

흔히들 포경수술을 하면 성병 예방에 도움이 되고 정력도 좋아진다고 한다. 지금까지 나와 있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진실’을 알아보자.

깨끗해서 좋다?

포경수술 예찬론자들은 “치구가 안 쌓여 냄새가 안 나고 청결해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치구는 전혀 해로운 물질이 아니다. 점액성 윤활제인 치구는 섹스 때 성기가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도와주며 평소엔 귀두에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준다. 하루에 한번씩 잘 닦아주기만 한다면 굳이 수술하지 않고도 청결은 얼마든지 유지할 수 있다.

성병을 막아준다

명백한 증거가 없다. 포피가 성병의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가설은, 포피에 생길 수 있는 작은 염증을 통해 바이러스와 세균이 침투하거나 포피 아래의 따뜻하고 습기찬 환경이 세균의 서식처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피 아래 세균군과 점막의 면역학적 방어 기능은 정확히 조사되지 않았다. 오히려 포경수술로 포피가 없어지면 발기 때 성기 피부가 당겨져 섹스 중 찰과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성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 최근 포경수술이 에이즈를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외신을 통해 보도되는데, 이런 연구의 대상은 유럽이나 미국인이 아니라 콘돔 사용률이 낮고 위생상태도 좋지 않은 아프리카인들이 대부분이다. 만약 수술로 에이즈를 예방할 수 있다면 포경수술 강대국인 미국이 어째서 유럽보다 에이즈 발생률이 높은지 설명할 길이 없다.

부인이 자궁암에 걸리지 않는다

1950년대 미국에선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남성과 섹스를 하면 자궁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포피를 자르든지 아니면 이혼해달라”는 여성들까지 있었다. 하지만 이후 많은 연구자들은 수술과 자궁암은 연관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포경수술 비율이 1%가 안 되는 스웨덴·노르웨이의 자궁암 비율은 미국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최근 미국 암학회는 포경수술이 자궁암을 막을 수 있다는 기존 가설을 공식 부인했다.

정력이 좋아진다

12세기 유대인 라비이자 의사인 마이모니데스는 포경수술이 정력을 감소시키며 섹스는 적게 할수록 좋다고 믿었기 때문에 수술을 권장했다. 반면 19세기 들어 미국 의사인 슈터는 수술을 한 흑인들의 정력이 더 좋다고 주장했다. 수세기 동안 정반대의 견해가 엎치락뒤치락해온 셈이다. 최근 미국 연구진은 포경수술을 한 남성과 자연 그대로의 남성들과 모두 섹스를 해본 ‘경험 많은’ 여성들 139명을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여성들은 자연 그대로의 남성들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상대방의 반응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성적 만족감이 더 높았다는 것이다. 여성들은 포경수술을 한 남성들은 원활한 섹스에 필수적인 체내 분비물이 잘 나오지 않아 즐거움이 줄어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