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인터뷰 > 사람이야기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6년02월09일 제596호
[박성민] 정치인과 교수들만 모르는 법칙

▣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 (사진/ 류우종 기자)

“강하고 틀린 것이 약하고 옳은 것을 이긴다” “주도하라, 아니면 반대하라” “반대를 즐겨라” “분노하라”….

5·31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을 앞둔 정치의 계절에 ‘정치 컨설팅 그룹 MIN’의 박성민 대표는 정치인과 예비 후보자들을 향해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1991년 민기획을 만들어 15년 동안 정치 컨설턴트로 축적한 노하우를 담은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긴다>는 책을 통해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기 위해 공익의 대변자, 국제적 안목과 국가 경영 능력을 겸비한 지도자로 인정받으려 발버둥치는 정치인들을 향해 오히려 ‘반대하고, 자극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정치게임에서 승리하는 20가지 법칙’이란 부제를 단 이 책에서 그는 합목적적인 사람이 합리적인 사람을 이기고, 선거에서는 사실이냐 아니냐보다 대중이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게 더 중요하다고 외친다.

승리 지상주의, 목적 지상주의를 설파한다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그는 “정보화·세계화로 정치와 선거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는데, 정치인과 교수들만 그걸 모른다”고 반박한다. “대학 교수들은 국제화·세계화 시대에 세계사적 통찰력을 지닌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외치는데, 왜 노무현, 부시, 고이즈미같이 그런 통찰력과 거리가 먼 지도자가 선출되는 역설이 성립하는지, 또 유시민처럼 비호감도가 높은 정치인이 호감도 높은 정치인을 넘어서는지를 눈여겨보라”고 말한다.

그의 결론은 간명하다. 첫째, 정치인이 대중을 지배하던 시대는 가고, 대중이 정치인을 지배하고 정치인들의 싸움을 즐기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과거 로마에서 검투사가 싸우면 황제와 귀족이 즐겼지만, 이제 대중이 황제와 귀족의 싸움을 즐기는 격이란다. 둘째, 개인적 편차에 따른 어젠다만 존재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어떤 정치인도 사회의 모든 그룹을 만족시킬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미군 철수, 맥아더 동상 철거 논란이 과거에는 한-미 관계라는 민족 단위의 어젠다라 수렴됐지만, 이제는 개개인의 이해와 관점에 따른 개별 어젠다로 변한 만큼 모든 그룹을 다 만족시킬 정답을 찾을 수 없게 됐다.” 당연히 그는 반대세력을 만들고, 즐기고, 이용하라고 주문한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 이제 어느 한 그룹을 확실히 만족시켜야 한다”고 외친다. 그것이 안목이 부족하고 비토 세력도 강한 노무현, 부시, 고이즈미가 선거에서 이긴 비결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