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소버린이 SK그룹을 지배하게 된다면 낡은 기업지배구조는 과연 얼마나 개선될까? 가장 큰 의문은 소버린의 실체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점이다.
소버린은 뉴질랜드 출신인 리처드 챈들러, 크리스토퍼 챈들러 형제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운동을 이끌어온 장하성 교수는 경제개혁센터를 대표해 지난 1월5일 모나코에 있는 소버린을 방문했다. 그러나 장 교수도 소버린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소액주주운동을 시작한 이후 수천명의 해외 투자자와 수천개의 투자회사를 만나왔다. 그럼에도 소버린에 대해서는 판단이 안 선다”는 설명이었다.
장 교수는 소버린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익을 보겠다고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기록이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가즈프롬이라는 회사에 장기투자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투자자인지 확인할 국내적 정황은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장 교수는 “(소버린이) 스스로 밝힌 것처럼 장기투자자이길 빈다”고 말했다.
소버린은 SK(주) 주식을 매입하면서 외국인이 국내 기업 주식을 10% 이상 매입할 경우 사전신고를 의무화한 외국인투자촉진법을 위반한 혐의로 산업자원부에 의해 고발당한 바 있다. 소버린이 애초 공언과 달리, 경영진을 갈아엎겠다고 나선 것도 신뢰에 흠이 되는 요소다. 더욱이 거대재벌의 경영을 좌우하겠다는 뜻을 가진 투자자가 베일 뒤에 숨어 있는 것은 다른 주주들에게 신비감보다는 불안감을 안겨준다는 지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