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특집 > 특집2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4년09월22일 제528호
대학교수와 함께 연구를!

과학영재학교의 자신감 R&E… 창의적 호기심 못 담아낸다는 지적도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과학영재학교가 노벨상 수상자 배출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내비치는 것은 연구·교육(R&E·Research & Education)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모든 학생들이 연구과제 학점을 이수하려면 해마나 한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식으로 연구를 통한 교육, 교육을 통한 연구를 뜻하는 R&E에 참여해야 한다. 대학교수들이 제시하는 연구 프로젝트에 3~6명의 학생들이 지원해 이뤄지는 R&E 프로그램은 전문 연구자에 위탁한 심화학습 활동이다.

과학영재학교의 R&E 프로그램은 한 과제당 평균 2800여만원을 과학기술부에서 지원한다. 학생들은 대학교수의 개별 과외를 받으며 연구를 통한 성취감을 느낀다. 대학교수들의 참여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올해의 경우 대학교수들이 참여 경쟁을 벌일 정도로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학생들은 교수들이 제시한 연구 과제 300여개 중에서 55개를 선택했다. 학생들은 KAIST와 포항공대, 서울대, 부산대, 보현산천문대 등에 있는 교수에게 학기 중에 매주 지도를 받고 방학 때는 R&E 캠프에 참여하기도 한다.

R&E 프로그램은 과학영재학교의 특성을 단박에 보여주는 교육과정으로 평가받는다. 수학을 전공분야로 삼은 03학번 구원회군은 KAIST에서 ‘선형대수학’을 R&E 프로그램으로 공부한 뒤 지금은 ‘대수기하학’을 연구하고 있다. “중학교 때 전국수학경시대회에 참여해 입상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경시대회 참가에 신경쓰지 않는다. 때론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지만 R&E 프로그램을 통해 수준 높은 과학 공부를 하는 것에 만족한다.”

현재의 R&E 프로그램이 완결된 형태의 과학영재 교과과정은 아니다. 학생들이 선택한 주제는 상상력을 연구에 적용한 게 아니라 교수의 주제를 따르는 수준일 뿐이다. 당연히 연구개발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연구 방법론 습득에 치우치고 있다. R&E 프로그램이 창의적 호기심을 오롯이 담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 이범진 R&E 담당 연구원(환경공학)은 “1년차 학생들의 상상력에 놀라기도 한다. 그러다가 2년차 때는 상상력의 한계를 깨닫고 문제 해결 능력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라고 말한다.

지난해 R&E 프로그램에 참여한 03학번 학생들은 자신의 연구성과를 두툼한 논문집으로 묶어내기도 했다. 여기에는 ‘그네타기에 대한 고전 역학적 분석’이나 ‘아메리카 옵션의 가격결정’ 등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이 담겨 있다. 일부에서는 R&E 프로그램이 창의성 개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의문을 표시하며 ‘회의적 탐구자’ 양성에 이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또 대학교수들이 주말을 ‘가욋일’을 하다 보면 연구활동에 지장을 받는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럼에도 R&E 프로그램이 과학영재교육의 질적인 성장에 한몫하는 것만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