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 지금은 남북경협시대 5회]
임을출 기자 chul@hani.co.kr
[인터뷰 | 세르게이 세르추크 연해주 지역 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
광활한 영토를 갖고 있는 러시아 연방정부는 더 원활한 지방 통치를 위해 대통령이 직접 뽑은 전권대표들을 각 지방에 배치해놓고 있다. 러시아 극동지역은 콘스탄틴 폴리코프스키 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가 푸틴 대통령을 대신해 통치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관할지역 가운데 하나인 연해주는 그의 지시를 받아 연방정부의 권위를 대변하는 세르게이 세르츄크(44) 대표가 있다. 세르츄크 대표는 “남북 관계 개선이 연해주 지역경제 발전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북한과는 어떤 경제협력을 모색하고 있나.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
=아주 폭넓은 질문이다. 연해주 입장에서는 우선 접경지역인 핫산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나진선봉자유무역지대 투자에 관심이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년 전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 관련회의가 열렸다. 이때 연해주가 한국을 비롯한 외국인 투자유치 희망 분야를 제시했다. 연해주는 특히 수산·전력·교육 분야의 투자를 원한다. 나호드카항 개발과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 관계자와 이미 협의했다. 우수리스크 근처의 고려인 정착촌 마을 건설도 관심사다. 한국과 함께 추진할 계획들이 많다. 역사적·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한국과는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에 대한 연방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연방정부 대표가 아닌 연해주 출신 일반 러시아인으로서 대답하겠다. 나는 북한 국경과 가까운 핫산 자루비누항 근처에서 태어나 자랐다. 젊었을 때는 핫산역도 자주 가보았다. 당시에는 북한과 러시아를 오가는 열차가 매일 다녔다. 최근에도 연해주 대표단 단장으로 열차를 타고 평양에 다녀왔고, 이전에는 승용차를 타고 청진을 방문하기도 했다. 북한은 아름다운 나라다. 만약 남북 철길이 이어지면 북한은 경제적으로 상당히 발전할 것이다. 이웃 나라인 러시아도 덩달아 발전할 것이다. 이는 누구도 의심치 않고 있다. 기대가 크다.
-얼마 전 연해주 주지사가 연해주에 대규모 탈북자 수용시설을 짓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 문제는 연해주 정부 입장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모스크바 연방정부의 입장이 뚜렷이 나와야 한다. 이는 매우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다.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한국과의 석유·가스 자원협력을 위해 어떤 지원책을 고려할 계획은 없는가.
=이는 연방정부의 문제로, 내가 개인적으로 책임있게 말할 수는 없다. 이런 자원개발 사업이 잘되면 국가 경제도 나아지기 때문에 국가가 알아서 잘 지원할 거라고 생각한다.